2023/05 23

해안가에 핀 초여름 야생화

오랫만에 진짜 아주 오랫만에 10년 지기와 함께 점심을 먹고 해안가 산책을 했다. 10년 지기는 친구 같은 지인이어서 살면서 속마음을 털어놓는 유일하게 단 한사람인데... 서로가 사는 것이 아직 까지도 너무 바쁘다보니 여유로움으로 함께 하는 날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주말에는 알바와 평일에는 텃밭 일에 매달리면서 늘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다보니, 사업을 하는 친구와는 이렇게 저렇게 둘만의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았다. 벼르고 별러서 두사람의 시간이 일치하던 날에 모처럼 날씨 까지 좋았기에,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를 했었고 그리고 여유롭게 해안가 산책을 해봤던 날이다. 마침 오늘은 한달 내내 더웠다가, 추웠다가 기온 변화가 참 많았던 5월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요즘은 어디를 가더라도 '노란 금계..

그림/야생화 2023.05.31

암자 주변의 5월 끝자락 풍경

흔히 늦봄이라고 하는 5월의 기온 변화는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적으로 했던,참으로 변덕스러웠던 날들이었다. 그랬던 5월이었는데 하루만 지나면 초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이건만 오늘의 날씨는 하루종일 18도에 머물렀다. 여름옷에 봄옷을 곁들여 입어야 하는... 그래서 병원에는 감기환자가 제법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목구멍이 뜨끔뜨끔이며, 몸도 으슬으슬.. 일반적인 감기증세가 몸을 괴롭히기에 따끈하고 얼큰한 콩나물국을 끓여서 먹었더니 엊그제만 해도 몹시 더워서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었던 시원한 메밀국수의 맛이 엄청 차겁게 느껴졌다. 나의 입맛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은 순전히 기온탓이라고 변명해본다. 그렇게 기온 변화가 심했던 5월은 여전히 온갖 꽃들이 피고 지고 했으며 5월 끝..

5월 중순, 불광산 숲길에서

지난해 이맘때는 봄가뭄이 심해서 텃밭에 물 퍼다 주느라고 팔 다리가 엄청 고생하면서 하늘을 꽤나 원망 했었는데 올해는 어쩐일인지 황송하다고 생각을 할 만큼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비가 내려주었다. 덕분에 텃밭 채소들은 감당 못할 만큼 폭풍성장을 하고 있었고 들판의 이곳 저곳에서 행복한 투정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오늘은 아침 부터 하루종일 그리고 밤까지 계속해서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덕분에 푹~ 늘어지게 쉬다보니 스마트폰에 기록되는 걷기운동 상황은 오랫만에 0걸음이 되었다. 주말 알바 때문에 몸살기가 찾아오는듯 하여 눈 딱감고 문밖을 나가지 않았음이 조금은 찜찜했지만 걷기운동을 하루 하지 않았다고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을 실천하면서 뒹굴뒹굴 해봤더니 늘 바쁘게 살았..

그림/야생화 2023.05.29

장안사 숲길의 '나도수정초'

내일이 부처님 오신날인 음력4월 초파일이다. 그러나 주말 알바 때문에 초파일에 절에 갈 수 없어서 하루 전 날에 다녀오기로 했다. 장안사 명부전에 접수 해놓은 우리집 아저씨의 극락왕생을 비는 하얀 영가등이 잘 달려있는가 확인차... 친정어머니는 23년전, 4월 초파일날에 절에 다녀오신 후 부처님 곁으로 떠나셨다. 그래서 초파일 하루 전 날인 오늘이 친정어머니 기일이기에 명부전에서 어머니를 위한 극락왕생 기도할겸, 겸사겸사 장안사에 갔었다. 그리고 장안사에 가게 되면, 늘 그랬듯이 우리집 아저씨가 머무는 그 숲속에 안부 전하러 가는데 암자로 가는 장안사 숲길 초입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어서 발길이 멈춰졌다. 통도사 산내암자 가는 길의 영축산 비로암 주변 숲속에만 자생하는줄 알았던 '나도수정초'가 불광산 장..

그림/야생화 2023.05.26

찔레장미가 예쁘게 피는 계절

마냥 예쁘기만 했던 빨간 넝쿨장미가 점점 색깔이 퇴색되면서 담장 밑으로 흩어져 내리는 꽃잎들을 바라보면 순간적으로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는데, 그래도 한켠에서는 찔레장미가 피고 있다는 것에 세월의 허탈함을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 장미꽃과 찔레꽃 그리고 찔레장미! 아주 예전에 이땅에서 사셨던 분들은 요즘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이 넘쳐난다는 것을 아신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런지 세월의 흐름속에 변화되는 원예용꽃들의 아름다움을 어떤 때는 혼자보며 지나치기에는 참 아깝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진짜 넘쳐나는 꽃들은 신기할 만큼 예쁜 꽃이 많다는 것도 인정해본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뒷산의 뻐꾸기 울음소리가 점점 더 구슬프게 들려왔다. 이른 아침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앞산과 뒷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

감동 2023.05.25

밀양 퇴로리 고택마을에서

밀양시 부북면 화악산 밑에 자리잡고 있는 퇴로리 마을은 전통한옥이 잘 되어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서 여주 이씨종택을 비롯하여 여러채의 이런저런 고택들이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고택이 늘어선 골목길의 흙담들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었기에 발길 닿는대로 걸어보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것 같아서 기웃거리듯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흙담과 돌담이 서로 공존하는듯한 풍경이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한옥마을로 들어서는 마을 초입의 길이다. 퇴로리 근대한옥의 대문에서, 중문을 들어서니 안채가 보여졌다. 퇴로리 마을, 어느 고택의 대문을 기웃거려 보았더니 마당가에 피어 있는 보라색 붓꽃이 너무 예뻤으나 인기척이 없는 한옥을 지키는 것 같아서 애잔하게 보여졌다. 붉은 인동덩굴이 ..

고택여행 2023.05.24

5월중순 암자가는 길에서

음력 4월 초3일에 통도사에 갔었고, 부처님 뵙는 볼 일이 끝난 후에는 으례히 늘 그랬듯이 암자로 가는 숲길로 향했다. 혼자서 사색하는 마음으로 숲길을 한바퀴 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 된다는 것을 나의 발걸음은 잘알고 있었기에 비가 내리고 있었어도 습관처럼 숲길을 걸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마음속의 큰 번뇌는 없었지만, 암자로 가는 숲길을 걸으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이 일상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았다. 숲길을 걸으면서 제 철에 피는 꽃을 만나게 되고, 맑은 새소리도 듣고 줄기차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소리를 듣게된다. 그러다보면, 내 나름의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사색의 시간이 되어주는데 혼자만의 생각은 미래 지향적인 생각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나간 날의 회한을 곱씹는 것도 아니건만 그냥 암자로 가..

초파일을 며칠 앞둔 통도사

음력 4월이 시작된지 오늘이 3일째, 정확하게 오늘은 음력4월 초3일이다. 주말(토요일, 일요일) 알바 때문에 부득이하게 초하룻날에 절에 가는 것을 이틀 뒤로 미뤄야 했다. 왜냐하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라기 보다는 책임감과 신용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은듯 했다. 어차피 부처님 오신날인 음력 4월 초파일에도 주말 알바 때문에 갈 수가 없었기에 겸사 겸사 오늘 다녀오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했다. 꼭 오늘 바쁘게 다녀와야 했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통도사 불사리탑에서 탑돌이 할 수 있는 기간은 매달 음력 초하루에서 ~음력 초삼일 까지 사리탑 개방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음을 변명해본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생각치도 않은 비소식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낮12시..

밀양 퇴로리 이씨 고가에서

밀양 부북면 퇴로리에 위치한 고택마을은 조선시대에 건립된 여주 이씨 종택을 비롯하여 여러채의 고택이 있어서 멋스러운 흙담과 고샅길 그리고 곳곳에서 보여지는 주변 풍경의 멋스러움에 옛정취 까지 물씬 풍겨지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시골마을이다. 긴 흙담 사이로 이어지는 좁다란 길을 걷노라면 웬지 모를 편안함이 있었기에... 밀양 위양지에 가면, 습관적으로 주변의 퇴로마을을 찾아가게 된다. 그중에서 밀양 퇴로리 이씨고가는 한번 정도 들려보고 싶은 곳이라서 마침 시간이 되어서 찾아갔으나 아쉽게도 거의 문이 닫혀 있어서 자세하게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되었다. 수박 겉핥기 였지만 그래도 영화 '오구'를 촬영한 곳이라고 했기에 이곳 저곳을 눈여겨봤다. 밀양 부북면 퇴로리에 위치한 여주이씨 종가는 조선 후기 고종2..

고택여행 2023.05.19

비내리는 날에 길따라 걷기

며칠동안 불볕처럼 뜨거웠던... 한여름 같은 더위가 하루만에 꼬랑지를 내렸다. 18도의 전형적인 5월의 기온이 된 이유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기때문이다. 바람 한점없이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린다는 것은 내게는 더없이 좋은일...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길따라 걸어가면서 사진 찍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취미생활이 되었다. 비가 내리면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이유는 오직 꽃사진을 찍어야 한다는...미친짓이 취미가 된듯 했다. 창밖을 내다보면서 이제나 저제나 빗줄기가 잦아질 때를 기다렸다가 걷기운동 핑계대고 무작정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빗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꽃사진 찍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가 되어 마음속에 숨어 있는 우울증 치료제가 될 때도 있었다. 사진을 찍느라고 때로는 비를 맞게 되는데도 그것이 즐거운 ..

감동 2023.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