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6월 중순,텃밭에 핀 여름꽃

nami2 2023. 6. 22. 22:44

얼마 동안의 가뭄 끝에 흡족하게 내려줬던 비 덕분에
어제 이어서 오늘도 텃밭에서의 잡초제거는 계속 되었다.
이른 아침 부터 시작한 풀뽑기는 오전 내내의 시간을 까먹을 만큼이었고
깔끔하게 정리된 밭고랑들을 바라본 후에야
허리 아프고, 배 고프고, 목이 마르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풀뽑기를 했으나
돌아서면 다시 왕성함을 보여주는  풀들과의 치열한 싸움은
아마도 7월이 오기 전 까지는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이다.

뜨거운  열기와 장마비에 더욱 왕성해진 풀들을 잠재우기에는

감당 안될 것은 뻔한 일이고
7월의 텃밭을 생각하면,아찔해진다는 것이 벌써 부터 회의감에 빠져든다.

며칠동안  감자캐고 ,양파캐고,  빈 밭 정리하고,풀뽑고.. 바쁘다보니
제 정신이 든 오늘 아침에서야

텃밭의 또다른 것들이 나를 기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동안  텃밭 한켠에서 알게 모르게 피고 있었던 여름꽃들이었다.
틈틈히 이곳 저곳에 심어놨던 해바라기 부터 봉선화 도라지꽃.. 등등
여러가지 여름꽃들이

어느새 피고 있었다는 것이 어찌보면 큰 즐거움이 되어주는 것 같았다.

텃밭에 핀 꽃들 중에서 은근히 매력있는 꽃은 '치커리'꽃이다.
쌉싸름한 맛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몸에 좋다는 채소라서
그냥 심어보는 치거리이지만
꽃이 필 때는 왜그렇게 예쁜 것인지?

치커리꽃의 꽃말은 '절약'이라고 했다.

텃밭 구석 구석에 봉선화가 지천이다.
지난해 꽃이 피고나서 바람에 의해 씨가 흩어졌다가
이곳 저곳에서 발아 되어 자라고 있었는데
꽃을 보고나서 뽑아버리려고 그냥 놔뒀더니
봉선화꽃이 곳곳에서 피고 있었다.

오이 줄기를 계속 올리다보니
줄기가 어느새 하늘 밑 까지  올라가 있었다.
더이상 자라지 말라고 줄기  끝을 적심했는데
미지막 줄기 끝에서  피는 꽃이 너무 예뻐보였다.

            텃밭의 도라지꽃

백도라지꽃도 제법 피는 것을 보니 장마철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텃밭에 심어놓은  섬초롱꽃이  예쁘기만 한데

옥수수가 키가 커지면서 꽃을 위협하고 있었다.

옥수수 밭 한켠에 심어놓은 것이 잘못이 될줄이야

 

4월에는 그런 것도 가늠이 되지 못했다.

아직도 꽃이 피려면, 여름 끝 까지 가야 하는데

옥수수를 뽑아 버릴 수도 없고... 고민이 된다.

 

텃밭지기 밭에 키우고 있는, 난생 처음 보는 꽃인데
코끼리마늘'이라는 꽃이라고 했다.

코끼리마늘은 왕마늘, 웅녀마늘이라고 알려졌다고 하는데
식물의 키는 1m 내외로 일반 마늘보다
30~40배 정도 크며
마늘 한톨은 일반 마늘 보다 2~3배 크다고, 한다.

텃밭가의 풀숲에 '복분자'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비 소식이 있던 날 부랴부랴 양파를 캤다.
생각보다 훨씬 양파수확이 괜찮았다.

텃밭 10년차..

이제는 내가 생각해도 농사 초보 딱지를 뗀 것 같았다.

 

적색양파는 올해 처음 심어봤는데
캐고보니 생각보다  훨씬 씨알이 굵었다.

양파를 캐고난 후, 밭에서 며칠간 말리려고 했으나
비소식 때문에 손질을 해서 집으로 가져가야 했다.

일일히 양파 손질을 해야 한다는 것이 지겹다는 생각을 해봤다.

 

양파자루가 계속 쌓여갔다.
운반 할 것을 생각하니 농사 잘된 것도
좋아할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4월에 씨를 뿌린 해바라기가 벌써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씨 뿌려서 키운 후, 꽃이 피니까  신기하고 예뻤다.

텃밭 이곳 저곳에 씨를 심었으니까

제법 해바라기 꽃이 필 것 같았다.

 

어느집 텃밭에 심어놓은 접시꽃이

들판을 지날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예뻐져 가고 있었다.
텃밭은 채소만 심을 것이 아니라
꽃을 심어 놓는 것도 아주 잘한 일이기 때문인지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의  밭에는 반드시 꽃밭도 있었다.

 

쑥갓꽃도 초여름날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 주는 것 같았다.

4월에 심어놨던 옥수수가  제법  예쁜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옥수수꽃이 피고 ,옥수수 수염도 튼실하게 자라는 것이
내가 농사를 잘 짓는 것이 아니라
옥수수가 잘 성장하도록 도와줬던 날씨 덕분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왜냐하면 올해는 그다지 큰 가뭄이 없었다는 것이고
옥수수가 자연에 적응을 잘 한 것은 아닌가
그냥 옥수수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데...

옥수수가 통통하게 여물어 갈 때 쯤에

웬수 같은 까치만 조심하면 되건만, 그것이 잘 되려는지 걱정이 앞선다.

옥수수 잘 여문 것을 인간 보다 까치가 더 잘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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