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17

사색을 할 수 있는, 가을 숲길

바다에서 불어오는 변덕스런 바람이 산을 넘나들면서 산 밑에 있는 아파트를 춥기만한 초겨울로 만든지가 벌써 몇날이 되었다. 얼마나 거센 바람이 부는지? 들판의 풍경은 계절을 따라서 누런 색깔의 옷을 입고 있지만 거센 파도를 피해서 산등성이 까지 날아드는 바람은 겨울바람 처럼 춥고 황량하게 했다. 황량한 벌판에 혼자 서있는듯한 외로움이 허전함을 만들었는지 문득, 나혼자만이 꼭 꼭 숨겨 놓은듯한 곳의 그 숲으로 가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져서 길을 나섰다. 스산하게 부는 싸늘한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깊어가는 가을날의 공허함 때문인지 그리움이 머무는 그 숲으로 가면, 무엇이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발길이 그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기특 하다고 생각했다. 숲으로 가는 산길 초입에는 어느새 예쁜 모습의 가을색이 ..

나의 이야기 2022.10.14

선선한 가을날의 텃밭풍경

며칠째 계속대는 가을날의 싸늘함은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단풍도 들기전에 어설프게 떨어져서 뒹구는 낙엽을 바라보면 이대로 그냥 겨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생긴다. 찬이슬이 흠뻑 내려앉은 텃밭에서 상추를 뜯다보면 손이 시렸다. 오전 8시쯤, 텃밭의 기온은 몸이 움츠려들 만큼의 추위가 느껴졌다. 정성들여 키운 배추는 노랗게 속을 채우려고 결구가 시작되었고 뽀오얀 모습의 가을무우는 점점 굵어져서 예쁜 모습이 되고 있는데...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이불속에서 뭉기적거리며 시간을 보내지만 마음 한켠은 자꾸만 텃밭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그냥 못마땅했다. 하루가 다르게 예뻐져가는 텃밭 채소들은 싸늘해지는 기온과는 상관없는듯, 꽃을 피우고 더욱 성숙해지는 모습인데 게으름을 피울수도 없..

텃밭일기 2022.10.12

경남 함안 무진정에서

동해남부 해안가의 오늘 아침 기온은 8도였다. 아직은 전형적인 가을이고, 10월 초순인데.... 혈압 환자에게 전하는 경고 메세지는 아침시간에 산책나가지 말라는 것인데 귓전을 때리는듯한 , 따가운 소리가 또다시 들려올 것 같아서 주춤 거리며 춥다는 핑계의 엄살 아닌 엄살로 늦으막하게 텃밭으로 나가는 것이 요즘 일상이 된 듯 했다. 동해 남부 주변, 해안가의 10월 초순 날씨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자꾸만 움츠려드는 것 같은 추위에 대한 면역력은 지난해보다는 많이 약해졌다는 것이 체력의 문제점인가 잠시 고민을 해봤다.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547 무진정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158호) 이곳 함안 무진정 연못에서 해마다 5월(음력4월)에는 낙화놀이 행사를 볼수 있다고 한다는데.... 4월 초파일에 ..

고택여행 2022.10.11

가을의 별미 늙은 호박전

세상을 살다보니 자연의 섭리는 한번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또한번 느껴보는 것 같았다. 봄에는 비 한번 내릴 때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가을에는 비 한번 내릴 때마다 추워진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들이 어찌 그리 딱 들어맞는 것인지? 변덕이 심한 이상기온인지 정상적인 계절의 흐름인지는 몰라도 며칠동안 진짜 추웠다. 섣불리 옷을 입고 집밖으로 나갔다가는 기절 할 것 같은 날씨는 정말 기가막혔다. 알바를 하기위해서 해안가로 출 퇴근 하는 주말에는 도심과의 기온차이가 너무 심한, 바다에서 부는 바람은 초겨울 날씨 같은 싸늘함을 감당 못해서 무방비 상태의 몸속으로 찾아드는 불청객 감기 때문에 진짜 어이없는 가을날이었음을 메모해본다. 해안가 주변의 억새꽃이 하늘을 지붕삼아, 제법 멋진 모습으로 가을을 누리고 있지만 ..

요리조리 2022.10.10

경남 함안 악양둑방길

시도때도 없이 내려주던 가을비는 결국에는 찬바람을 몰고온듯 했다. 갑자기 싸늘해져가는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을 마중했으며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 처럼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것이 아니라 하늘은 푸르고 맑고, 사람들이 살찔 것 같은 그런 날씨로 탈바꿈 되는 것 같았다. 스산한 바람이지만 걷기 운동 하기 딱 좋은 날씨, 그래서 더욱 건강해질 것만 같은... 엊그제 바라봤던 초저녁 하늘에는 눈썹 같은 초생달이 떠있더니 오늘 초저녁에는 반달보다는 조금 더 큰, 보름달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달력을 보니 '음력 9월 보름날'이 3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음에 싸늘함을 제법 느끼면서 몸을 움츠려야 했던 산책길에서 초저녁 하늘에 떠있는 달은 약간 찌그러진 보름달이었기에, 어느새 음력 9월 보름... 깊어..

잡동사니 2022.10.07

가을향기가 있는 암자 뜰앞

오락가락 추적거리며 며칠째 내리던 가을비 덕택에 저절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된듯 했다. 이제는 새벽 부터 텃밭으로 나가기 위해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될 만큼 오전 6시는 고맙게도 어둠이 깔려 있었고, 이른 아침 기온은 춥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늦으막하게 밭에 나가 한나절 동안 일을 해도 더위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일 할 맛은 좋아졌지만 생각보다 훨씬 가을 환절기의 컨디션이 밭에서 즐겁게 일하게끔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유감이었다. 스산한 가을 바람이 자꾸만 낙엽을 뒹굴게 한다. 아직은 단풍이 예쁘게 물들지 않았건만 어설프게 떨어지는 낙엽들은 순전히 초가을 태풍 탓임을 ... 올해도 또다시 불청객이었던 태풍에게 단풍예찬에 대한 책임 추긍을 하고 싶어진다. 예쁜 단풍이 한참..

깊어가는 가을날의 산책길에서

예보에도 없던 뜻하지 않은, 가을비가 추적거리면서 하루종일 오락가락 하였다. 이 비가 그치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뉴스도 접했다. 여름인지 ,가을인지 분간을 못할 만큼의 기온탓에 어느 장단에 맞춰서 옷을 입어야 할지 , 난감했던 날들이었는데... 전형적인 가을날에, 기온 까지 떨어진다고 하니까 은근히 기대를 걸어본다. 사람들은 연휴가 길어서 황금 같은 시간들이었다고 한다지만 나에게 있어서 연속으로 이어지는 달력속의 빨간 숫자들은 바쁘게 알바를 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이유였기에 눈 코 뜰새없이 바쁜 시간들을 힘겹게 보내고나니 연휴가 끝나는 마지막 날은 몸과 마음이 해방이 되는듯한 날이 되었다. 홀가분 해진 마음이, 비로서 여유가 생기다보니 해안가를 거쳐서 일부러 집까지 그냥 걷고 싶어졌다. 마을 버스..

감동 202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