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쯤 걷기운동을 나가게 되면, 옷속으로 스며드는 한기가 제법 가을날의 싸늘함을 느끼게 했다. 어느새 10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가을인데 아직은 단풍 꼬라지도 보이지 않는, 동해남부 해안가의 가을은.... 봄인지, 여름인지, 계절을 잊은 꽃들이 여전히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다. 한참 제 철을 과시하며 향기를 내뿜는 가을 국화꽃 주변에서 더부살이 하듯 꽃을 피워야 하는, 계절을 잊은 꽃들을 바보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그냥 어이없게도 외면을 못한채 반가운척을 하면서 사진을 찍어주게 되는 내가 오히려 우습기만 했다. 코로나 세상이었던 요지경속의 세상으로 인해 꽃들도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것은 아닌가 하면서도 꽃이니까 예쁘게 봐줘야 한다는 것을 법칙으로 나의 사진첩에 또다시 올리게 되었다. 이른 아침 텃밭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