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66

사월, 텃밭에 핀 봄꽃

화창한 봄날 한낮의 기온은 18도였는데, 자꾸만 옷속으로 파고드는 찬바람이 몸살감기를 만들어내는듯 했다. 면역력이 약해진 것인가? 요즘은 감기몸살약을 영양제 먹듯이 먹는다는 것이 약간 불안함도 느껴보지만 4월이라는 봄날씨가 원래 그런 것이었나, 생각할 수록 아리송해진다. 어제 또다시 야생화를 찾기위해 금정산 산행을 하면서 16,500보를 걸음했던 탓에 피곤이 쌓여서인지, 입술이 부르트고 몸살기가 있었다. 엄살을 피우기에는 텃밭에 할 일이 많아서 '나 죽었소' 하고 그냥 나가봤더니 텃밭과 이웃집 울타리와 경계가 되는 곳에 또다른 봄꽃이 예쁘게 피어 있어서 화사한 꽃을 보는 순간, 엔돌핀 생성의 효과를 본듯, 마음까지 밝아지는 듯 했다. 예쁘고 화사해보이는 꽃은 '박태기'꽃이었다. 박태기꽃 지난해 겨울에 붉..

텃밭일기 2022.04.06

3월 중순에 당근 수확하기

이른 아침에는 몸을 움츠려야 할 만큼 기온이 내려갔지만, 3월 중순의 봄날이라는 것 때문에 춥다고 게으름을 피우기에는 텃밭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한낮의 기온이 일 할 수 있을 만큼 따뜻하게 해주어서 텃밭으로 나가봤더니 피고 있는 꽃들은 춥다고 절대로 움츠려들지는 않았다. 자연의 기후조건에 바보가 되는 것은 인간일뿐, 꽃들은 춥거나 말거나 늘 씩씩한 것 같았다. 꽃이 너무 매력적이고 예뻐서 열매 보다는 꽃 보는 것이 우선적이라는 마음으로 지난해에 텃밭 한켠에 ,몇 그루의 살구나무를 심어놨더니 올해 처음으로 예쁜 꽃을 피워주면서 눈 인사를 하는듯 했다. 매화도 예쁘고, 벚꽃이나 다른 꽃들도 예쁘지만, 은근히 매력적인 살구나무꽃은 볼수록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만히 바라볼수록 '살구꽃'은 매화..

텃밭일기 2022.03.23

단비 같은 봄비내린 텃밭

12월 초순에 흠뻑 비를 내린후 , 3개월 동안 단 한번도 흡족하게 내리지 않았던 야속한 겨울비가 오매불망, 봄비가 되어서 촉촉하게 대지를 적셔주었다는 것이 어찌나 반가웠던지 딸기 담는 빨간 플라스틱 그릇에 철철 넘치도록 비가 내렸다면, 더욱 더 큰 박수를 쳤을텐데... 아쉽게도 빨간 그릇에 겨우 가득 그래도 감사했노라고 즐거워하며, 텃밭에서 열심히 일을 했던 오늘 하루였다. 흙먼지가 폴폴 날리는 텃밭 한켠에서 목마름에 투정도 못하고 노랗게 꽃을 피운 유채꽃이 애처로워 보일 만큼 예뻐보였던 봄날을 응원하기 위해 ,단비가 내려주었다는 것이 마냥 고맙기만 했다. 겨울 가뭄에 목마름도 표현 못한채 숨죽이고 있던 유채들이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봄날이 되었음을 함께 즐거워해본다. 얼마나 겨울가뭄이..

텃밭일기 2022.03.14

봄향기를 느끼게 하는 '쑥국'

정말 하늘을 향해서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을 만큼 겨울 가뭄은 극심해서 흙먼지 날리는 들판이었는데 일기예보의 비가 내릴 확률 60%가 적중했다. 그러나 확률은 적중했지만, 오늘 아침에 내린 비의 양은 병아리 눈물 만큼이었다. 그래도 흙먼지를 잠재웠다는것이 감사했는지, 모두들 텃밭에서 봄을 마중하는 모습들이 바빠보였다. 할 일은 많고, 몸은 하나뿐이어서 하루종일 텃밭에 매달리다보니 오늘은 걷기운동도 여유롭게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하루종일 일을 했던 결과에 흡족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뽀송뽀송하게 돋아난 쑥을 뜯어서, 쑥국을 끓여 먹었다는 것이 즐거움이 되어 주었다. 지난해 가을, 체력이 딸려서 방치해뒀던 4평 정도의 밭을 봄이 되면서 밭을 일궈서 옥수수를 심으려고 곡괭이와 삽질을 했더니 방치된 묵정밭에서 ..

텃밭일기 2022.03.01

텃밭, 봄농사 시작하면서

3월이 코 앞이라서 마음은 늘 텃밭 생각뿐인데, 날씨는 여전히 추운 날씨가 계속 되었다. 오늘 아침 기온은 영하 4도, 한낮에는 3도 이맘때,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의 기온은 영상10도 정도 되어야 원칙이거늘.... 이제나 저제나 날씨가 따뜻해지기만을 눈치보면서 기다려봤지만 이러다간 텃밭에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채, 3월을 맞이 할 것 같아서 무작정 텃밭으로 나가보았다. 해마다 3월1일에는 완두콩을 심었고, 상추씨도 뿌렸으며, 이것저것 할일이 많았는데 올해는 이상한 날씨 때문에 억지로 게으름을 피워야만 했다. 따뜻한 옷으로 무장을 하고, 따뜻한 물을 가지고 나가서 일을 하다보니 추위도 견딜만 했다. 우선 지난해 가을에 꽃대가 올라왔던 산나물의 마른줄기를 제거하는 일이 시급했다. 왜냐하면 마른줄기를 제거..

텃밭일기 2022.02.22

꽁꽁 언 땅속에서 냉이 캐던 날

한낮에는 기온이 7도 정도로 따뜻해졌지만, 요즘의 대체적인 기온은 영하였다. 영하의 날씨 덕분에.... 제대로 된 겨울 옷을 입을 수 있었고 손수 뜨개질을 해서 선물로 전해 받은, 소중한 털모자를 쓸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 되는 요즘이다. 오랫만에 텃밭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가봤더니 사그러진 들국화꽃 덤불속에서 덩그마니 남겨진, 늙은 호박이 눈에 띄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기쁨으로 맞이 했을텐데, 영하의 날씨속에서 꽁꽁 얼어버린 늙은 호박과의 만남은 엄청 서운하고 ,아쉽고, 미안하고,씁쓸했다. 호박 줄기는 아직도 꼿꼿해서 가위로 분리 할 만큼 싱싱하고 단단했지만 호박의 몸통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 꽁꽁 얼어 있어서, 집으로 가져갔더니 금방 흐물거렸기에 다시 텃밭 거름 구덩이로 던져 버리면서의 느껴진 아쉬움은...

텃밭일기 2022.01.19

추운겨울, 1월 텃밭에서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날씨가 포근해서 이대로 봄이 오는 것은 아닌가 해서 들판으로 나가보았다. 그래도 겨울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아주 가끔씩 반짝 추위를 전해주는 동장군이 있었기에 들판의 식물들은, 얼음장 밑에서 흐르는 물처럼, 흙속에서 뿌리가 살아남아 있었고 추위속에서도 꽃을 보여주고, 추위속에서도 실낱 같은 새싹을 보여준다는 것이 오묘했다. 민들레 잎은 누렇게 추위를 타고 있었지만, 뿌리가 살아 있었기에 아주 예쁜 노란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른봄에 꽃을 보여주는 '복수초'만큼이나 예쁜 , 한겨울날의 민들레꽃이 정말 예뻐보였다. 겨울날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그러면서도 추위속에서 꽃을 피우는 강인함 때문에 흔한 민들레꽃도 1월에는 더욱 예뻐보이는 것 같다. 날씨가 꽤 추웠던 겨울이라서..

텃밭일기 2022.01.07

한 해가 마무리 되는 텃밭에서

12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한 해 동안 농사 지었던 텃밭이 점점 텅 비어 간다는 것에 허전함을 느껴져서인지 발길이 뜸했는데 아직도 마무리 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 날씨가 조금만 추워도 신경이 쓰여졌다. 일하는 것은 시작만 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 시작이라는 것을 자꾸만 미룬다는 것이 습관이 되어가고 있었다. 차거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밭에 나가기 싫고, 몸의 컨디션이 약간 이상해도 나가기 싫은데 주말 이틀은 알바 때문에 또 시간이 없고.... 그렇게 자꾸 미루다보니 주변 텃밭중에서 우리 텃밭의 배추가 맨 꼴찌가 되었다. 차일피일 잔꾀를 피우면서, 더 추워지기전에 배추를 뽑아야 한다는 것을.... 혼자서 자꾸 중얼거리게 되었다. 누가 해주는 것도 아닐진데, 벌려놓은 것이니까 마무리 하는 것이 당연한데..

텃밭일기 2021.12.14

찬바람이 부는 텃밭에서

어둠이 내려앉는 오후 5시에 걷기운동을 나가면, 바람이 불지 않을때의 날씨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산에서 부는 바람이 만나는 아파트 주변에는 늘 한겨울의 추위를 느껴야 했다. 사람들은 우리 아파트의 위치가 바람골에 서있다고 했다. 그런 추운 바람속에서 사람들은 꽁꽁 싸매고, 따뜻한 패딩옷을 입고, 면역력 키우겠다며 걷기운동을 하는데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장미꽃은 여전히 시들줄을 몰랐다. 꽃봉오리 된채 그냥 사그러질줄 알았는데, 새로운 꽃봉오리가 또다시 화사한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 저녁에는 장미꽃에게 또한번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한마디 했다. 이제는 얼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제발 따뜻한 나라로 갔다가 내년 5월에 오라고..... 시골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눈에 띄는 모습을 스..

텃밭일기 2021.12.08

늦가을, 텃밭의 건강한 맛

한낮의 기온이 텃밭에서 일 할 만큼 올라갔기에, 오랫만에 텃밭으로 나가보았다. 옷 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은 싸늘했지만, 옷을 잔뜩 껴입은 탓인지 춥다는 느낌은 없었다.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혹시 저체온으로 어떻게 될까봐 몸을 도사렸더니, 텃밭은 점점 일손을 기다리는듯 했다. 김장철은 다가오고, 가을 끝자락의 마무리 할 것은 피할 수는 없고.... 어차피 내가 아니면 누가 마무리 할 것도 아닌데, 날씨 탓만 하고 그동안 밭에 나가지 못했음이 그냥 미안했다. 찬바람이 불면서 겨울 기온이 되니까 오히려 채소들이 더 잘자라고 있다는 느낌은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서 누려보는 특혜가 아닌가, 또다시 자랑을 해본다. 여름내내, 불과 한달전 까지만 해도 텃밭의 '케일'은 뜯어 먹을 수가 없었다. 파란 벌레가 나보다 먼..

텃밭일기 202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