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11월 중순의 텃밭이야기

nami2 2023. 11. 24. 22:28

강추위가 찾아든다고 해서 또다시 안전문자 메세지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어제는 낮최고 기온이 22도 였고, 오늘의 낮 최고 기온은  17도였는데...
"내일 아침은 영하 1도, 체감온도는 영하 6도" 라고 했다.

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이라서 따뜻하기만한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인데

기온이 영하 1도가 되면 한파가 닥친 것 처럼
밖으로 나다니는 사람도 없을 만큼,집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지내지만
그래도 아직은 텃밭 가득 채소가 자라고 있었기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니까 조금은 염려스러워서 밭에 나가봐야 했다.

겨울에도 영하 2~3도 까지는 꿋꿋하게 견디는 채소들이지만
혹시 추위에 다치지는 않을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으나
평소에도  영하1도에  움츠려드는 것은 인간일뿐, 식물들은 전혀 상관 없는듯...
길가의 코스모스와 장미꽃도 절대로

염려하지 말라고 손사래 치는 것 처럼 보여졌으니

텃밭에 여러종류의 채소들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면서도 조금은 걱정이 된다.

무서리도 몇번 내렸고, 눈이 쌓이기도 했었으며
영하의 날씨도 몇번씩 겪었는데도
가지꽃은 여전히 예쁘게 피고 있었다.
추위에 사그러들줄 알았는데

아직은 끄떡없는듯...꽃이 예쁘기만  했다.

텃밭농사에서는 뭐든지
스스로 사그러들때 까지 뽑아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들도 생명이 있으니까  자연적으로 소멸할 때 까지 존중해주기로...
그러다보니 겨울 바람이 불어오면서
스스로 사그러지는 것들이 많았지만 가지는 여전히 건강했다.

가지가 제 철일때는 가지의 크기가 엄청 길었다.
그런데 지금은 1/3 정도의 크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가지들이 더 맛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작두콩을 심지 않았는데
새가 물어다가 씨를 떨어트렸는지
자연적으로 발아되어 이만큼 자라고 있었다.
뭐든지 관상용이니까 사그러들 때 까지 지켜볼 예정이다.

텃밭에 심어놓은 아욱
고라니 때문에 작은 울타리를 쳐줬더니
잘 자라고 있지만
차거운 겨울바람에 어찌 될지는 그냥 자연의 눈치만 볼 뿐이다. 

김장용 붉은 갓이다.
예쁘게 자라면서 월동이 가능하다.

상추씨를 소복하게 뿌려놨더니
오골 오골 잘 자라고 있다.
더 추워지면 비닐을  씌워서 월동시킬 것이다.

고라니 때문에 그물망 속에서

잘 자라고 있는 양상추 종류와 로메인이다.

이렇게 그물망을 쳐놓지 않으면

농사 지어서 고라니 먹거리만 만들게 된다.

 

날씨가 추워지는데도 꽃을 피우는

청경채의 노란꽃이 신기했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겨울을 지내는 유채가 먹음직스럽게  크고 있다.

큰 것들을 뜯어다가
겉절이 해서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다.

유채는 뽑아내지 않고 가위로 잘라다가 먹으면

또 자라면서 월동이 가능하여 

유채꽃이 피는 4월 까지 계속 먹을 수 있다. 

 

오늘 저녁 식사는 밭에서 뜯어온 유채와
로메인 상추들을 넣고, 꼬막 삶아서
꼬막 비빔밥을 해먹었더니 먹을만 했다.

추위에 열매가 떨어질줄 알았는데

토마토는 여전히 튼실했다.

여름이었다면 벌써 뱃속에 들어갔을 토마토인데
익어가는 과정이 한달도 더 걸릴듯...
약간 노르스름한 색깔이 보이는 것 같아서
지켜보는데 익어가는 모습이 애잔했다.
토마토는 흑토마토 였다.

4월에 꽃이 피는 양지꽃이

힘든 겨울을 보낼 것 같다.

곧 알타리 무우를 뽑아야 한다.
김장 채소 뽑을 시기가 돌아오고 있으니까

몸살 걸릴 준비에 쌍화탕을 사다놔야 할 것 같다.

 

올해 처음 심어본 양배추가
점점 제 모습을 갖추는 것이 신기했다.

한날 한시에 똑 같이 심어 놓은 적색 양배추는

흰 양배추 보다 성장이 약간 늦었다.

시장에서 채소를 사듯...

텃밭으로 가서 대파와 쪽파를 뽑아서 손질을 했다.

시장에서 샀으면 쪽파 2000원, 대파 2000원 했을 것이다.

 

이렇게 호박이 늙어가는줄 몰랐다.
무성했던 풀들이 모두 사그러드는 늦가을이다보니
나무가지에 걸쳐진채  늙어가는 호박이 눈에 띄였다.


분명 영하의 날씨에서는 꽁꽁 얼어버릴 호박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이것보다 더 큰호박덩이가
얼음 덩어리가 된 것을 발견해서 집으로 가져갔지만

결국 음식을 만들지 못하고 쓰레기 통에 버려야 했다.
올해 호박 구출작전은

영하로 떨이지기 전 이니까 아주 적당하게  성공했다.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텃밭, 김장배추 뽑는 날  (16) 2023.12.12
가을 같은 겨울날, 텃밭에서  (17) 2023.12.05
입동을 하루 앞둔 텃밭 풍경  (30) 2023.11.07
텃밭, 가을무우로 담근 김치  (24) 2023.10.06
깊어가는 가을날의 텃밭  (24) 2023.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