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국화 향기가 그윽한 통도사

nami2 2023. 10. 17. 22:47

음력 9월 초하루는 바쁜 일이 있어서 이번달 음력 9월에도
어쩔수없이 음력 초이튿날 통도사 산문을 들어섰다.
지금 한창 개산대재 영축문화축제 중이니까
혹시 산문 입구 부터 국화꽃이 장식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봤더니
그런 멋진 생각은 그저 나의 착각일뿐, 경내로 들어가는 숲길은 적막했다.

지난해 개산대재 때 보다는 무언가 쓸쓸한 느낌이었지만
겨우 한달에 한번 초하룻날 하루 찾아가면서, 그  깊은 뜻은 어찌 알겠냐만은...
그래도 일주문을 들어서니까 개산대재 축제 분위기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통도사 개산대재는
통도사 창건주이신 자장율사의 추모와 창건을 경축하고
천년의 문화를 함께 나누는.....문화축제였다.

 

개산 1378 주년 영축문화재는 10월 30일 까지 계속 이어진다고 했으며
10월23일(음력9월9일 중앙절)에는 오전 10시30분 부터
자장율사 영고재및 개산대재 법요식이  통도사 설법전에서 봉행한다고 했다.

일주문으로 들어서면서 보여지는 장엄한 분위기의 연등이
개산대재 영축문화재가 한참 진행중임을 알 수 있었다.

천왕문 앞에서 바라본 일주문 앞은
가을 단풍과 함께

바람에 나부끼는 연등이 꽤나 멋진 모습이었다.

경내는 해마다 똑같은 모습으로 국화가 장식 되었으며
지난달  초하루에는 국화 꽃봉오리의 화분만  즐비했었는데
한달 사이에 국화꽃은 완전히 만개한 모습이었다.
화려하고 멋졌으나 단 한가지
국화 화분 위의 걸린 수많은 이름표들 앞에서는 그냥 할말이 없어졌다.

장식된 국화꽃들은 약간 변형된 모습들은 보였지만
지난해 또 재작년...등등, 몇 년 부터 이어지는

같은 모습에서는  약간 지루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올해는 어린왕자님께서 서있는 위치를 바꿨다는 것 외에는

별다르게 변화된 모습은 없었다.

 

세존비각 과 그 옆, 개산조당 앞의 노란 국화꽃이 숙연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왼쪽의 세존비각(석가여래 영골사리 부도비)은

경남 유형문화재 제544호이며
금강계단 축대  바로 아래에 있고
적멸보궁 내력을 소개한 비석이 세워져 있다.

오른쪽의 개산조당은 해장보각의 조사문으로
해장보각에는 자장율사의 진영이 봉안되어 있다.

용화전 앞의 봉발탑(보물제471호)

봉발탑은 불가에서는 스승으로 부터

제자에게 법(法)을 전함의 표시로 게송을 지어 준다든지
또는 가사나 발우를 전하는데
부처님의 의발(衣鉢)을 56억 7천만년 뒤에 출현 할
용화전의  주불인 미륵불이  이어받을 것을 상징한 조형물이다.

다행히 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아서

사진을 찍어봤지만
국화꽃 위의 이름표는 계속 신경이 쓰였다.
*이름표 한개당  10,000원*

그나마 이름표가  적게 붙어 있는 곳만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봤다.

이쪽은 스님들의 요사채 주변이라서

이름표가 크게 효험이 없었나보다.

 

극락보전과 삼층석탑이 있는  경내 

삼층석탑은 보물제1471호인데
신라말에서 고려초의 탑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극락보전(경남 유형 문화재 제194호) 앞

약사전 옆의 작은 연못 앞에서
유난히 국화 향기가 그윽했다.

 

국화꽃 전시회라고 하기에는 약간 어설픈 모습은  

줄줄이 붙어 있는 이름표가 자꾸만 신경을 쓰이게 했다.
그래도 국화꽂  뒤로 보여지는 범종각의 목어가 인상 깊었다.

천왕문 담장 옆에 핀 꽃향유가
지금 이 계절이 가을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통도사 일주문 옆, 개울가의 울창한 숲이
점점 가을 색으로 예뻐지고 있었다.
아마도 한달 후에는

개울가로 떨어지는 낙엽이 꽤 볼만 할 것 같았다.

아주 오래된 이끼 낀 나무 위에 풀이 나오고 있었다.
과연 저 풀이 잡초인지

꽃이 피는 화초인지 바라볼 때마다 궁금했다.

 

통도사 숲 그늘에도 어느새 깊은 가을이 찾아온듯...
문화축재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쓸쓸한 느낌은 가을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들었다.

늘 통도사에 가면 멍때리며 커피를 마시는 숲이다.
이곳에도 어느새 단풍이 물들고 있었다.
다음 달 초하루에는

이곳에도 낙엽이 수북히 쌓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통도사 부도전 앞
작은 꽃밭에 피어 있는 다알리아 꽃이 참 예뻐보였다.

다알리아꽃은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7월 부터 11월 까지 오래도록 꽃이 핀다고 했다.

 

통도사 소나무숲이 끝나는 곳  주변에
이상한 입간판이  곳곳에 새롭게 생겨났다.

 

*무풍한솔길 외에는 보행금지...

이곳부터는 불보살님께 참배를 하는 경건한 공간입니다.

맨발로 보행하는 것을 삼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요즘 흙길을 맨발로 걷기가 유행이라는데
통도사 소나무 숲길이

완전한 흙길이라서 맨발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아졌다.

아마도 산문 입구에  신발을 벗어놓고 걷다가

맨발로 경내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나보다.
그래도 부처님이 계시는 절집의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어찌 맨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었지만
절집 숲에서 맨발로 보행을 한다면 그래도경내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신어야 하지 않는가...해서
저런 현수막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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