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꽃무릇이 예쁘게 핀 통도사

nami2 2023. 9. 15. 22:33

어제 비 내리는 날에 일부러 '기장 묘관음사'에 꽃무릇을 보러 갔었다가
꽃대만 삐죽삐죽 올라온 것이 마냥 아쉽기만 했었는데
오늘 음력 8월 초하루라서  안개비가 내리는 숲길을 걸어서
통도사 산문을 들어섰더니
이곳 저곳에서 보여지는 빨간 꽃이 설레임을 가져다 주었다.

눈이 절대로 내리지 않는 동해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묘관음사와

겨울에 눈이 내리는, 산속 깊숙히 들어 앉은 영축산 자락 통도사의
꽃이 피는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어째서 묘관음사보다 통도사가 더 빨리 꽃무릇이 활짝 피는 것인가

괜한 생각이 머릿속을 자꾸만 헷갈리게 했다.

어째튼 꽃무릇이 예쁘게 피고 있는 통도사에서의 하루는
우산을 쓰면 비가 멈췄고, 우산을 접으면 촉촉히 내려앉는 안개비 속에서
옷이 젖는줄 모른채, 북치고 장구치면서 즐기고 돌아왔다.
가는 날이 장날...지난달에도 비가 내렸고, 이번달에도 비가 내리다보니
한달에 한번 초하룻날

통도사 가는 날에 늘 비가 내린다는 것이 유감으로 남겨지기도 했다.

해안가에 위치한 묘관음사에는 꽃무릇이 꽃대만 올라왔는데
산속 깊숙한 곳에 위치한 통도사는

어째서  이렇게 꽃무릇이 예쁘게 피었나를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통도사 일주문으로 가는 길에
길게  늘어선 꽃무릇이 참으로 멋져보이기 까지 했다.

통도사 숲길에서 가장 먼저 만났던 꽃무릇이  
낙엽속을 뚫고  

꽃대가 올라 온다는것이 신기 하기만 했다.

비가 내리는 날이어서인지
빨간색은 더욱 선명하게 보여졌다.

차나무 꽃이 피는 시기는
요즘이 적절한 시기인 것 같았다.
사찰이나 암자 주변의 차밭에서 제법 꽃을 볼 수 있었다.

통도사 일주문 뒷쪽의 화단에도 꽃무릇은 피고 있었지만

일주문 앞의 화단보다는 개화가 늦어진듯 했다.

이곳은 아직 덜 핀 꽃봉오리가 많았다.

 

사찰 주변에 꽃무릇을 많이 심는 이유는
꽃무릇에서 추출 되는 녹말로
불경을 제본 하고, 탱화를 만들때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때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꽃무릇의 꽃말은 참사랑이라고 한다.

천왕문을 들어서서 경내를 바라보니
영축산 산마루에 물안개가 가득이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비 내리는 날에 볼 수 있었음이 보너스가  아닌가 생각해봤다.

곧 10월에 있을 개산문화대재 준비로
통도사는 또다시 국화꽃 전시가 한창이었다.
아직은 꽃봉오리 뿐인 국화꽃이지만
다음달 초하루에는 활짝 핀 국화꽃을 보게 될 것 같다.

요사채 담장 너머의 배롱나무꽃

9월 중순으로 접어들지만
통도사 능소화꽃은 사라질줄 모른다.

아주 오랫만에 통도사에서 점심공양을 했다.
코로나 이전에 먹어보고는 3년이 지날 동안 한번도 먹지를 않았는데...

오늘은 비도 내렸고 , 컨디션도 엉망이라서
김밥 준비를 하지 않았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비빔밥과 시래기 된장국
점심공양은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통도사 개울가의 울창한 나무 숲이
단풍들기 직전이었다.
아마도 다음달 초하루에는 예쁘게 단풍이 물들지 않을까
참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세상살이 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지난번에  썩은 나무속을 모두 들어냈던
고목나무들을  살펴봤더니
시멘트로 땜질을 해놓고  영양제인듯한
약병들이  무수하게 꽂혀져 있었다.

10월에 있을 개산문화대재 준비로

일주문 주변은 또다시 연등 행렬로 멋진 풍경을 만들어 놨다.

영축산 물안개와 어우러진 통도사 전경

이쪽에서  저쪽, 또 저쪽에서 이쪽...
통도사 개울 건너편에서 볼일을 끝내고
오래된 삼성반월교 다리를 건널때면
다리위에서 바라보이는 일주문 풍경은 늘 명품이었다.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 앞에서는 늘 바보가 되는 것인지
그동안 다리 위에서 수없이 사진을 찍었어도 또 찍고 싶을 만큼
일주문과 개울과 고목이 어우러진 풍경은
사계절 내내 언제봐도 자랑하고 싶을 만큼 멋지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