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늦여름날 통도사 배롱나무꽃

nami2 2023. 8. 18. 22:24

태풍의 영향인줄도 모르고
괜히 가을이 왔다고 호들갑 떨었음을 반성해본다.
왜냐하면 날씨는 가을로 직진하는 것이 아니라
역방향으로 주행하고 있었음에 꽤나 황당해 했던 날이었다.

오늘의 낮 최고 기온은 29도 였으며,매미는 또다시 시끄러웠고

아침부터 예고에 없었던 비가 내린후

갑자기 바람 한점 없는 무더위로 돌변했다.
그늘진 곳은 선풍기 바람처럼 시원했었으나
대체적으로 햇볕은 따가웠고, 걷기 힘들 정도로 땀을 흘리게 했다.

갈 곳 못찾아 방황했던 태풍이 제 갈 길로 간 것 같아서 또 검색을 해봤더니
온대 저기압으로 악화되어
일본 삿포로 북북동쪽 약470km 부근 해상에 접근 예정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7호 태풍 '란'은
24시간 이내에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제는 가을이 왔나 할 정도로  시원하게 해줬던 태풍 영향인데
조용하게 사라질 조짐을 보여준다는 것이 웬지 서운하다는 생각이다.
악마의 바람으로 변할까봐 조바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조용하게 약해져서 소멸된다고 하니까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고 흉을 보더라도 어쩔수 없을 만큼
그동안 시원한 바람을 보내줬던, 먼곳에 있는 태풍이 마냥 아쉽기만 했다.

지난 7월 중순 부터 예쁘게 꽃이 피던
통도사 경내의 배롱나무꽃이 절정을 이룬듯 했다.
꽃이 제대로 없는 계절에 화사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혼자보기  아까워 또다시 사진을 찍어봤다.

통도사의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이다.
갑자기 안개비가 내려줘서 30분 동안 걸어야 하는 숲길은

시원한 바람 까지 불어주었기에
더위도 잊을 만큼 괜찮았던 발걸음이었다.

통도사 입구 산문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붉은 배롱나무꽃이
잠깐!! 멈추십시요" 하는 것 처럼 보여졌다.
.

성보박물관 후문쪽의 배롱나무꽃이다.

통도사 일주문에서 바라본 배롱나무꽃이
제법 아름다워 보였다.

천왕문 앞에서

 

극락보전 뒷쪽에서 바라본  
요사채 담장 너머의 배롱나무꽃

천왕문에서 일주문 까지는
꽃이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길이되었다.

정말 100일 동안 꽃이 피기 때문에
백일홍이라고 했다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화사해진 모습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만큼 예쁘게 피었다.

배롱나무꽃의 꽃말은
수다스러움, 꿈 ,행복이라고 한다.

배롱나무는 꽃이 오래 핀다고 하여
백일홍나무라고 하였고
세월이 지나면서 배기롱 나무로 변했다가
지금의 배롱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일주문 옆  개울가의 울창한 숲과
잘 어우러지는 빨간 꽃이 예쁘기만 했다.

고즈넉한 암자 뜰앞에도
화사하게 배롱나무꽃이 피어 있어서인지
고즈넉함과 화사함이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다.
작은 암자를 한바퀴 돌아봤더니 배롱나무가 셀 수없이 많았다.

늦여름을  장식하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은 절집이 아니면 또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안개비가 내리는 날, 우산속에서 바라본 풍경은 꽤나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