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용왕단 주변의 해안길에서

nami2 2023. 10. 26. 22:37

모처럼 심심할 만큼의 여유로운 시간이 있었기에

집 앞에서 무작정 버스를 탔다.
버스는 긴 해안선을 따라서 해운대 까지 가는 일반 버스였다.

하얀 억새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해안가로 달려가는 버스를 탄 후
어디로 갈 것인가는 결정도 없이 그냥 마음 내키는 곳의

어딘가에 내릴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갈 곳은 마땅찮았다.

바다가 그리운 도시 사람들이라면
호강에 겨워서 엉뚱한 소리 한다고 하겠지만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바다는 그냥 냇물 수준의  바다일뿐
그외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라고 변명을 해본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결국 내린 곳은 용왕단이 있는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해안가에 위치한  해광사였다.
해광사는 주변의 풍광이 매우 빼어난 기장 해변의 오랑대에 위치하고 있다.

용왕단이 있는 해광사는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연화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말사이다.
이 곳은 우리집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해안가에 위치한 절집인데, 버스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일년에 두 세번...
하루해가 꼬박 걸리는 통도사에 비하면 발걸음이 뜸한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등잔 밑이 어둡기 때문이고

가까울수록 더 가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었나보다.

해광사 뜰 앞에 핀 해국의 꽃 색깔이 유난히 짙었다.

해광사  대웅전 옆, 숲그늘에
커다란 '은목서'가 매력적인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하얀꽃이 다닥다닥이고, 향기 까지 좋은데
약간 비탈진 곳이라서
사진을 찍어보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금목서와 은목서는
같은 목서꽃이고, 같은 향기였으나
황금색 과 흰색이라는 것으로 구분되는 것뿐이다.

금목서와 은목서의 향기는
살구, 귤, 모과 향기가 섞인듯한...
아주 매력적인 향기가 가을날을 예쁘게 했다.
향기가 좋았기에 꽃도 더 좋아 보이는 것 같았다. 

미륵대불입상 앞의 작은 연못

대웅전 앞 미륵대불입상
그리고  포대화상님의 미소는 어디에서든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해광사 용왕단 주변 해안가에는  
구석구석 비탈길과 갯바위 주변에

많은 해국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해광사 용왕단에는 간절한 염원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름에 피었던 사데풀꽃이 사그러진줄 알았더니
또다시 예쁜 모습으로 해안가를 점령하고있었다.
아마도 해국과 늦가을을 함께 할 것 같았다.

사데풀꽃의 꽃말은 친절,세력, 활력이다.

해안가에도 곳곳에 서양미역취 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서양미역취의 꽃말은 '섬색씨'라고 한다.

해안길을 따라서 걷는 그 길가에는
왜그렇게
미국쑥부쟁이 꽃이 많이 피었는지?
그래도 하얗게 핀 모습이 안개꽃 처럼 예뻐보였다.

미국쑥부쟁이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해국도 한참 절정이었기에
해안길 풀숲에서도 빼꼼히  모습을 드러냈다.

억새만 피어 있어도 아름답고  
너무 분위기 있는  늦가을 해안로이다.

기장읍 연화리 앞 바다의  등대

언제 걸어도 지겹지 않고
계절과 상관없이 걸어도 분위기 좋은...
기장 오시리아 해안길 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린 기장읍 대변항구이다.
시간이 늦은 오후 5시였기에
빨간 등대 저쪽으로  저녁 노을이 붉으스름 했다.
아침시간이었다면

항구 주변에서 싱싱한 생선이라도 사가지고 갈텐데
저녁 시간에는 고깃배가 휴식을 하기 때문인지
저녁 갈매기들만 한 두마리 보여질뿐

그냥 평화스러운 풍경의 항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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