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빛 봄날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예쁘기만 하는데 날씨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역시 우중충이었다. 바람은 세차게 불고 있었고 한참 모종 채소를 심을 봄철이라서 영양소 같은 빗물이 필요하건만 감질나게 내리는 빗방울은 부슬 부슬 흩어지는 안개비였다. 궂은 날씨에 우산을 쓰기에도 그렇고 , 우산을 쓰지 않으려고 하니 아직도 몸살감기 진행중이라서 조심해야 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거리에 하얀 이팝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연분홍의 벚꽃보다 더 애잔함을 보여주는 '이팝꽃'이 피는 것을 보니 마음속의 심란스러움은 4월이 가기 전의 봄날이 서글프기만 했다. 곧 우리집 아저씨의 기일이 다가오고 있었고 약속이나 한듯,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하얀 이팝꽃은 어김없이 피고 있었다. 이팝꽃 가로수의 배웅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