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다른 곳은 아직도 벚꽃이 만발한데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은 벚꽃의 흔적이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화사하게 꽃이 피었던 것이 엊그제였건만 이럴수가 있는가 할 만큼 갑작스럽게 삭막한 봄날이 되었다. 이틀동안 휘몰아치던 위력이 심한 강풍의 짖궂움인지 아니면 꽃의 화사함에 대한 바람의 심술인지는 몰라도 인정사정없이 불어대는 거센 바람은 아파트 주변을 아주 깨끗하게 청소를 해놨다는 것이 허무하기 까지 했다. 그런데... 그래도 흔적이라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는지 아파트 소공원 한켠에 쌓여진 잔설 같은 꽃눈이 반가우면서도 뭐라고 해야할지 할말이 없었지만 예쁘기만 했다. 벚꽃 ... 꽃눈.... 꽃이파리... 이렇게 벚꽃이 떠나간 봄날은 마냥 허전하기만 했다. 냉동실 정리를 하다보니 냉동실 서랍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