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보이는 앞산에서는 밤이면 가끔씩 고라니 우는 소리가 들려왔고 여름 밤에는 소쩍새 우는 소리가 밤잠을 설치게 했는데... 요즘의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산꿩 소리가 참 듣기 좋다고 생각되는 봄날이었다. 얼마 전에 진달래꽃과 노란 생강나무꽃이 온 산을 뒤덮었을 때는 혼자서는 무서워서 갈 수 없다는 핑계로 아쉽게도 봄날을 지나쳤었는데 자꾸만 들려오는 산꿩소리가 마음을 싱숭생숭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요즘 한창 예쁘게 피고 있을 아주 작은 보랏빛 요정 같은 '각시붓꽃'이 자꾸만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고라니도 있고, 멧돼지도 있는 산이라서 혼자서는 용기가 나지 않아서, 친구에게 길동무 되어주기를 넌지시 떠봤다. 아파트 뒷산이라고 할 만큼, 아파트의 많은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