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가을 끝,겨울 초입의 암자에서

nami2 2022. 12. 1. 22:24

아무리 동해 남부지방에서  애기동백꽃이 쉼없이 피고 있다고 해도  

오늘의 기온은 아주 쬐끔 춥기는 했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듯한, 영하 2도의 예보가  실제로 꼭 맞췄다.

아침 6시에는 -1도였고, 오전 8시쯤에는 -2도였다. 

 

그렇다고  그렇게 추운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영하의 날씨가 되었다.
그러나  계절을 무시하면서 피는  꽃들은 여전히 예쁘고 싱싱했다.
얼마나 추워야 꽃들이  꼬랑지를 내릴려는지  궁금했지만...
그래도 춥고 삭막한 계절에 꽃을 피워주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해서  

이러쿵 저러쿵  뒷소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엊그제 다녀온  산속의 암자도  마찬가지였다.
요즘에 피는 꽃들은  모두 계절과는 상관없는듯 했다.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니까  가을 끝자락이라고 말할뿐이지만
추위를 이겨내면서 뜰앞을 예쁘게 만드는 꽃들에 대해서는
그저 감사하다는  눈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숲속의 낙엽속에 홀연히 나타난듯한 요정!

보랏빛  '개미취' 꽃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봤다.

날씨가 추우니까, 꽃색깔이 눈에 띌 만큼 매력적이었다.

 

숲길에 핀 가을국화는

12월의 어느날 까지 숲을 지킬 것 같은 싱싱함이었다.

산속의 암자도  애기동백꽃은  어김없이 찾아들었다.

암자 주변 숲속에 단풍이 

이 가을에 마지막  화사함인듯, 너무 아름다웠다.

 

암자로 오르는 계단 옆의 애기동백꽃은
올해도  여전히 날짜를 빼먹지 않고 피고 있었다.

이른 봄날의 홍매화 처럼, 암자 돌담옆에서 분위기를 만들었다.

 

국화꽃의 아름다움은 지칠줄 모르는 것 같았다.

암자의 뜰앞은 짙은  국화꽃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시키는듯 했다.

법당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서 5월 장미가

11월의 끝자락에서  예쁜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엊그제 다녀올 때는  11월 끝자락이었다.
진짜 이래도 되는 것인지?
얼음이 얼고  눈이라도 내리면 어쩌려는지?
예쁜 꽃망울들  때문에  자꾸만 쳐다보게 되었다.

예쁜 장미 한송이!!
그런데 애처로워 보였다.
시국이 위태로운 시국인지라
곧 동장군이  무법천지 얼음세상을 만들텐데...

계곡 옆에서 마지막  예쁜 단풍을 보았다.

책갈피에 넣어 놓고 싶은  단풍잎이었다.

 

낙엽 이불을 덮고 있는 국화꽃

보타암 뜰앞의 국화가  점점 사그러지고 있었다.

좀 더 일찍 갔었더라면....아쉬움뿐이었다.

 

그래도 인기척 없는 고즈넉한 암자에서  

반겨주는 것은  빛이 바랜, 사그러드는 국화꽃뿐이었다.

숲길에서 보석을 발견했다
눈을 의심했다.

먹음직스럽게   예쁜  '뱀딸기'  였다.
어린시절에 소꿉장난 할 때  많이 먹었던 기억이다.

그런데 6월쯤에 빨갛게 익어가는 녀석들인데....

제 철이 아니라서인지 더욱 예뻐보였다.

 

보타암  담장 옆에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의 예쁜 열매를 만났다.
늦가을 부터 겨울초입 쯤에  보게 되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열매는 '호랑가시나무' 열매 였다.

빨간 열매가 어찌나 화사했던지
인기척이 없는 고즈넉한  암자에서 혼자 보기 아까웠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듯한 빨간열매는  

끝자락의 가을을 참 멋지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마치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의 츄리를 장식해 놓은듯한...
나도 모르게 감사의 눈인사를  하며, 엄지척(👍)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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