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바쁜일이 없을 것 같은 초가을 텃밭인데... 태풍이 남겨놓고 간 무지막지한 횡포의 잔재 때문에 태풍이 떠난 후, 본의아니게 먼동이 트자마자 텃밭으로 나가게 되었다. 오늘은 24절기중의 열다섯번째 절기인 '백로'이다.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이때 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서 풀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른 아침의 텃밭은 찬이슬이 비가 내린 것 처럼 흠뻑 내려 앉았기에 차거운 물 속에 손을 집어넣은 것 처럼 느껴지는 찬기운은... 어느새 계절은 알게모르게 성큼 가을속으로 깊숙이 들어 앉은듯 했다. 생각할때는 이른 추석이라서 꽤 더울것 같았지만 찬 이슬이 내려앉는 계절이라는 것이 영락없는 전형적인 가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