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19

여름 끝자락의 통도사 풍경

갑자기 여름이 사라져버린 .... 그래서 춥다는 느낌이 많았던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여름을 아쉬워 하는 비 , 아니면 가을을 마중하는 비 였는지는 구별이 안되어서 더욱 정체성 없이, 찬기운을 몰고다니는 비가 제멋대로 내린 후에는 기다렸던 가을이 성큼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엊그제, 음력 8월 초하루에 다녀왔던 통도사는 음력 7월 보다 훨씬 더 배롱나무꽃이 성숙한 모습이었다. 더욱 화사해졌기에 일주문을 들어서는 사람들은 저마다 카메라로 아는체를 한다. 통도사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의 배롱나무꽃이 핀 풍경이다. 천왕문 앞에서 일주문 쪽으로 바라본 풍경은 여름 끝자락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듯... 해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보게되는 풍경이지만, 늘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한다. 개산대제 준비로 ..

경주 분황사에서

날씨가 너무 변덕이 심해서 계절의 변화가 일시적인지, 아니면 전형적인 것인지 가늠이 안되는, 여름 끝자락의 세상은 한없이 을씨년스럽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가을철 김장채소를 심기 위한 텃밭의 바쁜 철에 날씨가 선선해주니까 고마운 것도 있지만 이러다가 그냥 겨울을 향해 가고 있는 이상적인 기후가 될까봐 괜한 생각에 웃어보기도 했다. 오랫만에 경주로 바람을 쐬러 갔다가 늘 가고싶어 했던 사찰 '분황사'에 들렸다. 옛날 학창시절에 부르던 음악책의 노랫말속에 분황사의 옛 터전 맘에 울릴제, 까마귀는 까악 까악 울고 갑니다. " 라는 것이 늘 신경 씌여서인지 그동안 분황사 참배 하는 것을 참 좋아 했었는데 4년전 어느날 부터 분황사에 가는 길이 막혀버리면서 한동안 가지 못했다가 이번에 다녀오게 되었다. 옛날 ..

가을을 마중하는 암자 뜰 앞

엊그제 까지만 했어도 더워서 못살겠다는 투정이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참으로 사람의 마음 처럼, 간사한 것은 없다고 생각 해봤다. 부득이하게, 음력 8월 초하루(양력8월27일, 토요일)를 알바 때문에 이틀을 보내고 난 뒤 음력 초3일(월요일)에 절에 가기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빵빵하게 나오는 에어컨의 차거움이 너무 추워서 몸을 움츠려야 했었음이 참 우습다고 생각해봤다. 폭염 때문에 아이스 커피를 즐겨 마시고 얼음물을 하루에도 수없이 마셔대던 그 때는 어디로 갔는지? 어느새 가을!! 창밖으로 들려오는 한 밤중의 매미소리는 소음공해 였는데 서늘한 바람과 함께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는 것이 싫지않은 이유는 분명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메모하고 싶어..

어스름 어둠이 내리는 저녁에

처서가 지난지 며칠 밖에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선선해지는 기온의 변화에 의아해 하며 어둠이 내리는 저녁에 걷기운동을 핑계삼아 해안가 어촌마을의 주변을 한바퀴 했다. 영영 가을이 오지 않을 것 처럼 뜨거웠던 폭염의 횡포는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리는듯... 기온의 변화에 반가워 하면서 , 가을이 어느 만큼 오고 있는가를 눈으로 가늠해보고 싶어졌다. 한낮에는 여전히 찌는듯한 무더운 여름날이었지만 해가 지면서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은 영락없는 가을바람이었다. 진짜 이대로 가을을 맞이해도 되는 것인가 하면서 마음속은 어느새 가을마중을 하고 있었다. 분꽃 향기가 저녁 산책길을 우아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괜히 흐뭇해졌다. 어스름 저녁 무렵 부터, 곱게 꽃이 피는 분꽃의 향기가 어찌 그리 좋은 것인지? 혼자서 느껴보는 ..

감동 2022.08.27

텃밭에서 키운, 아주 작은 수박

처서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여름의 끝자락이라는 계절의 밤 기온은 서늘했다. 벌써 가을인가 할 정도로 날씨가 서늘해지다보니 텃밭의 식물중에서는 스스럼없이 사그러드는 식물이 더러 있었다. 그중에 옥수수가 가장 먼저였고, 그 다음은 애플 수박이었다. 그동안 싱그러움을 잘 보여주던 애플수박은 여름의 시간이 끝이났음을 보여주는 듯 갑자기 사그러들었다. 마지막으로 딱 한개 남아있던 애플수박을 따내면서 맛이 어떨까 궁금해 했더니 골프공 만한.... 아주 작은 애플수박의 맛은 달콤했고 향기가 좋았으며, 뒷맛은 섭섭하고 아쉬운 맛까지 들어있었다. 이른 아침에 텃밭에서 처음 만난 꽃은 나팔꽃이었다. 오전 6시의 나팔꽃의 싱그러움은 그냥 예뻤다. 나팔꽃 형제들의 모습은 가던 길을 멈추게 할 만큼 신기하게 보여졌다. ..

텃밭일기 2022.08.26

티스토리로 이전 후

티스토리로 이전 후 며칠동안 멘붕이 온 것 같았다. 뭐가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아주 심한 기계치였기에 하루에 열두번을 블로그 창을 열었다가 닫기를 수십번.... 글쓰기'라는 표시도 못찾는 바보가 무엇을 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그냥 블로그를 포기 하는 쪽이 낫지 않을까도 생각해봤지만 13년이라는 세월이 아깝다는 생각도 해봤다. 잘못 클릭해서 모든 것이 날아가는 것은 아닌지, 그냥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는데 오늘 여러 친절한 블로거님들께서 댓글과 전화 방문을 해주셔서 용기를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진짜 소중한 구세주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다시한번 용기를 가져봤다. 폰으로 글쓰기를 90% 하고있는 내게, 폰으로 글쓰기를 못한다고 생각했을때의 좌절 사진광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같이 반복되..

나의 이야기 2022.08.26

여름 끝자락을 장식하는 꽃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도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지쳐가고 있는듯.... 가끔은 선풍기 바람이 서늘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어느새 여름 끝자락에 서있음이 의식 되는 것 같았다. 여름 환절기인 8월 중순 부터 시작되는 가을철 알레르기가 조금씩 나를 괴롭게 하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을이 오고 있음에 반갑기는 했지만, 그대신 가을철 알레르기로 10월 중순 까지 겪게 되는 나의 고통은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는 아직 해답은 없으나 그래도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었기에, 텃밭에서 가을맞이 하느라 부지런을 떨고 있다. 덥다고 아우성속에서도 초가을에 피는 맨드라미꽃은 제법 예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었고 텃밭에서 들쑥날쑥 쉼없이 알짱거리는 귀뚜라미 녀석들의 바쁜 움직임에서도 가..

감동 2022.08.19

시흥 연꽃단지에서

연꽃단지 갔던 날에는 공교롭게도 최고치의 폭염과 함께 동행을 했었기에 몇년을 벼르고 별러서 갔었던 시흥 연꽃단지 였으나 활짝 핀 연꽃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힘이들었다. 더구나 한낮의 폭염은 연꽃 스스로가 제 모습을 감추고 싶을 만큼 더웠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으로 들판을 헤매다가 겨우 예쁜 모습의 연꽃을 만나게 되었다. 이 정도의 연꽃이라면 엄지척을 해주고 싶을 만큼의 우아함과 단아함을 겸비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칭찬을 해본다. 올해는 연꽃의 활짝 핀 모습을 본다는 것이 힘든 것 같았다. 어쩌다가 연꽃단지를 찾아가게 되면, 꼭 한낮의 시간에 도착하기 때문인지 모두들 꽃송이가 오므라든 모습이었다. 그래도 연꽃향기가 물씬 풍기는 연잎 사잇길을 걷는 것도 괜찮았다고 말해본다. 연꽃보다는 하얀 뭉게구름에게 시..

그림/야생화 2022.08.18

음력 7월 백중날, 통도사 풍경

음력 7월15일은 백중(우란분절)이었기에, 절집에서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천도재 기도를 끝내는 날이었다. 기온은 한여름의 최고치에 다달을 만큼 무더운 날씨였지만 조상님을 위한 천도재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하며 통도사 산문 입구에 들어서는데 붉은 배롱나무꽃이 화사함으로 아는체를 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음력 7월15일은 불가에서 백중 또는 우란분절이라고 하여, 1년에 한번 선망부모와 조상님을 위한 영가천도재를 지낸다. 이날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신통제일인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아귀도에서 구해낸 날이라고 하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음력 7월15일 "안거 자자일(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의식)"에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려 어머니를 천도시킨 유래에 따라 현세의 부모와 선망부모를 ..

보라빛 꽃이 예쁜 암자의 여름

엊그제 금요일(음력7월15일), 한낮의 기온이 35도 였던 정말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음력 7월15일은 여름안거 해제일이며, 백중날이었다. 백중은 과일과 음식 등 백가지를 공양한 백종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선방에서는 하안거 등을 정진하면서 생긴 스스로의 허물을 대중 앞에 사뢰고 참회하는 *자자(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를 하는 의식)*를 행하며, 불자들은 선망부모를 천도하는 우란분절법회를 가진다 이 우란분절법회는 안거수행 대중에게 공양을 올린 공덕으로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제한 목련존자의 효행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백중날에 통도사 세존 사리탑에 참배 후 기도를 끝내고 찾아간 곳은, 통도사에서 가장 가까운 보타암이었다. 보타암의 여름은 보랏빛 비비추꽃이 환상적으로 피는 곳이기에 날씨가 덥거나 말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