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봄날 3월은 동백꽃 세상

nami2 2024. 3. 28. 22:38

이른 아침에 잠을 자고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내리는 비가 하루종일 내리면서 오후에는 호우주의보 까지 내려졌다.

시시각각 긴박하게 날아드는 문자메세지는

이곳이 해안가였기에 침수와 강풍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조금은 과장된 표현의 겁주기가 아닌가 하는 것에 그냥 그러려니했다. 

 

예쁜 꽃들이 피고 있는 요즘인데 무엇 때문에 궂은 비가 자주 내리는 것인지
일주일 동안, 어제 하루 빼놓고는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그다지 야속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벚꽃이 피고 있는 며칠만이라도 참아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그러나 봄철의 텃밭을 생각하면, 비 한방울이라도 비축해야 하니까
내리는 빗물이 아까워서, 밭 한켠에 커다란 물통을 한개 더 가져다놨다.
비 맞은 벚꽃잎이 후줄근 해져서 꽃잎이 떨어져도 어쩔 수 없는 일은
촉촉하게 들판을 적셔주는 것이 우선 감사했고

봄채소 모종을 심어야 할 시기 때문에 일단 빗물 받아두는 것이 우선이었다.

늘 걷기운동을 핑계로 배회하듯 이곳 저곳을 다니다보니
동백꽃 또한 요즘에 절정으로 피고 있었기에 예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사진을 찍어봤더니 그것들도 혼자보기 아까운 동백꽃 사진첩이 되었다.

겹동백꽃중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꽃은
이렇게 혼합색으로 된 꽃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꽃이 퇴색되어 가고 있었다.

요즘은 토종동백꽃도 절정이지만
겹동백꽃도 여러 종류가 피고 있어서

길을 가다보면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신기한 것은
같은 나무에서 빨간 꽃도 핀다는 것이다.
물론 개량종이니까
그럴수도 있겠지 하면서도 마냥 예뻤다.

장미꽃을 닮은 겹동백꽃도
순간적인 착각을 할 만큼 탐스러웠다.

언뜻 지나치다보면
누군가는 장미꽃이라고 하겠지만
지금은 분명 동백이 피는 3월이었고
이 꽃은 겹동백꽃이다.

아파트 화단가에 핀 흰색 겹동백꽃은
개량할 때 실패작품인듯
꽃이 활짝 피면서 곧바로 색깔이 변해갔다.
다른 곳에 피어 있는
흰색 겹동백꽃도 마찬가지였다.

은근히 예쁜 분홍 겹동백꽃은
딱 한 군데, 우체국 화단에 핀 꽃이다.

그런데 조금 아쉬웠던 것은
꽃이 핀 시기가 조금 지난듯
거의 퇴색 하고 있었다.

어렵사리 사진은 찍어봤지만
이쁜 꽃보다는 퇴색된 꽃이 더 많았다.

이곳은 해안가로 가는 길에서
어느집 담장가에 핀 분홍 겹동백꽃이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보니
분홍 겹동백꽃이 피는 곳을 또 알게되었다.

이곳의 분홍 겹동백꽃은
우체국 화단가에 핀 꽃보다
휠씬 색깔이 예뻤고 탐스러웠다.

흔하기만한 빨간 동백꽃만 보다보니
분홍 색깔의 꽃이 이색적인 것 같아서

자꾸만 쳐다보면서 사진 찍게 되었다.

 

이렇게 가꾸기도 힘들텐데
어느집 텃밭에 커다란 동백나무가 있었다.

집채보다 더 큰 동백나무에
요즘 제법 예쁘게 꽃이 피고 있는데
지날때마다 그냥 바라봐도 지겹지 않았다.

다닥다닥 작은 꽃들은
홑동백으로 토종동백꽃인데
어디서 소문 듣고 왔는지
작고 귀여운 동박새들이 왁자지껄이다.
꿀을 먹는 동박새들은
꼭 토종동백꽃에서만 노는 것 같았다.

시골동네 어느집 텃밭에는
이층집 만큼이나 큰 동백나무가 있었다.

올려다 볼 만큼 커다란 동백나무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킨 것 같았다.
아마도 수령이 50년은 훨씬 넘은듯...

 

이곳에서도 역시 동박새들 세상이었는데
역시 동박새들은

홑동백꽃이 다닥다닥 피어 있는 곳만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홑동백(토종동백)은
동박새들이 꿀을 빼먹기에는
가장 좋은 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우리 아파트 화단에는 홑동백꽃도 많고
다른 겹동백꽃도 많았으나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겹동백꽃은
카네이션을 닮은 동백꽃이다.

겹동백꽃 중에서
꽃송이가 가장 크고 탐스러운 꽃은

카네이션을 닮은 꽃이었다.

어느집 담장 너머에 핀 겹동백은
완전히 이층 건물보다 더 컸다.

모처럼의 맑은 날에
빨간 동백꽃과 파란 하늘이
한 폭의 그림 처럼 예뻤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던 오늘...
빗물에 의해서 뚝 뚝 떨어지는 꽃송이가
아까우면서도 예뻐보였다.
나무위에 꽃과 나무 밑의 꽃들은
비를 맞았어도 여전히 예뻤다.

비를 맞고 있는 하얀 토종 동백꽃도
여전히 예뻐보였다.
꽃송이채  떨어지지 말라고
끈으로 묶어두고 싶은 마음이었다.
왜냐하면
하얀 토종 동백꽃은 그만큼 귀했기 때문이다.

어느집 마당가에 수문장 처럼 지키는
빨간 동백꽃이 참 예뻐보였다.
벚꽃도 피고, 철쭉도 피기 시작하는 3월 끝무렵이니까
아마도 4월이 시작되면

점점 동백꽃은 흔적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 때문에
마지막으로 핀 빨간 동백꽃이 더 예뻐보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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