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공원길에서 만난 수선화

nami2 2024. 2. 14. 22:39

햇볕 따사로움과 포근함이 영락없는 봄날임을 말해주는듯...
오늘 낮기온은 영상16도였다.
창문 유리창에 빗방울이 맺혀 있어서 낮 한때 비가 내렸나 했더니
집 밖으로 나갔을 때의  하늘은 맑고 푸른 예쁜 하늘이 되어 있었다.

어제 통도사를 다녀오면서 18,000보 걸음을 걸었으나

어제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었고
오늘의 걸음 숫자를 만보기에 또 기록하기 위해 공원길로 나가봤다.

포근한 봄바람 탓인지, 가는 곳마다 매화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이제는 그다지 꽃이 피는 것이 신기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겨울이라는 타이틀 속의 향기 짙은 매화였기에
자꾸만 사진을 찍어보느라 걷기운동도 그다지 지루하지는 않았다.

공원속의 또 공원...
이곳은 출입금지는 아니었지만

군청內의 작은 소공원이었기에
약간은 부담스러운 곳이라서...

 

공원길에서 바라보는 담장너머의
물레방아가 예뻐서 허락을 받은 후
들어가봤더니 생각보다 공원이 예뻤다.

작은 소공원 한켠에
홍매화가 참 예쁘게도 피어 있었는데
꽃이 핀지 꽤 되었는지
어느새 꽃이 지고 있었다.

늘 걷기운동 하는 공원에는
희뿌연 백매화가 피고 있었는데
공원속의 또다른 소공원에는
홍매화가 1월 15일쯤 부터 꽃이 핀듯...
아쉽게도 거의 꽃이 지고 있었다.

 

추위도 이미 사라진 것 처럼
연못가에는 힘차게 물을 뿜어내는
작은 분수와 빨간 홍매화가 어우러져서
그림처럼 아름답기 까지 했다.

꽃잎이 거의 사그러드는 홍매화!!

주변은 온통 매화 향기였고
봄은 그렇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빨간 홍매화는 정열적인듯 했으나
청매화는 언제봐도 밋밋하다
그래도 꽃은 예쁘기만 했다.

우중충한  하늘이었다면
돋보이지 않았을 청매화였지만
맑고 푸른 하늘의 배경 때문인지
우아하다는 느낌도 좋았다.

요즘은  가는 곳마다  매향 때문에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
어디선가 몰래 꽃이 피고 있어도
그 향기는  숨길 수 없었을 만큼 달콤했다.

뒷 배경은 팔손이 나무 잎사귀 였다.
그 잎새 위에서 다소곳하게  꽃이 피는
백매화는 유난히 예뻐 보였다.

백목련의 꽃봉오리가  제법이지만
아무래도 3월 중순쯤에나
하얀 꽃이 피지 않을까 가늠해본다.

소공원의 연못가를  서성거리는데
작고 예쁜 꽃이  풀숲에서 쓰러져 있었다.
꽃을 일으켜 세웠더니
꽃대가 추위에 시들해진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예뻤고 신기했다.

 

금잔옥대라는 제주 향수선화였다.

금잔옥대는 수선화과의 여러살이풀로
설중화 또는 수선(水仙)이라고 부른다는데
꽃은 12월 부터  
다음 해 3월 까지 꽃이 핀다고 했다.

금잔옥대는 꽃모양이
하얀 옥대 (또는 은대) 위에 올려진
황금빛 잔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수선(水仙)은 옥매(玉梅) 납매(臘梅)
다매(茶梅)와 함께 ,눈속에 핀다고 하여
설중사우(雪中四友)라고  불린다고 한다.

연못가에 푸른 잎속에서
꽃봉오리가 제법 보여져서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모두가 금잔옥대 제주 향수선화였다.

낮에는 포근해도
밤의 기온 때문인지 꽃은 피고 있어도
꽃 줄기가 모두 힘없이 쓰러진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였다.

금잔옥대(제주 향수선)는
유배지 제주에서 추사 김정희의 절실한 반려식물이 되었다고 한다.

추사 선생이 제주도 유배지에서는
수선화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었다고 하며
수선화 알뿌리는
말과 소 먹이로 사용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선화(추사 김정희)

한 점 겨울, 마음 송이 송이 둥글고
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이
냉철하고 빼어나는구나
매화꽃 고상해도
오히려 뜨락은 못 떠나는데
맑은 물에서 진실로 해탈한 신선을 보네*

위 시에서 추사 김정희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고
매화도 뜨락을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수선화는 뜨락을 벗어난

해탈한 신선이라고
예찬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제주에서 겨울에 꽃이 피는 수선화는
추사 선생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다.

연못가에는
쑥이 벌써 이렇게 자라고  있었다.

공원속의 작은 소공원은 평화롭고 마음에 들 정도로 아름답기만 했다.
그러나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이라는 것이 부담을 주었지만
그곳에는 겨울에도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는데 봄날은 여름날은 과연...
그냥 늘 걷기운동하는 큰 공원에서
담장너머로  바라봐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 유감으로 남는다.

'감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 주변의 그윽한 매화향기  (24) 2024.03.04
지금, 집 주변 들판에는...  (23) 2024.02.15
우중충한 겨울에 핀 꽃들  (29) 2024.02.02
삭막한 겨울날의 예쁜 풍경  (20) 2023.12.20
영하 5도 날씨의 주변 풍경  (21) 2023.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