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영하 5도 날씨의 주변 풍경

nami2 2023. 12. 18. 22:28

불과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영상 20도를 넘나드는 기온이어서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할 정도로 12월의 기온이 말도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천국에서 지옥으로 가는 것 같은

급격한 기온 변화는 영상 20도에서 영하 5도였는데
바람까지 동반한 해안가의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가 넘는 것 같았다.

어찌나 추웠던지?
영상 20도의 날씨에서 영하 5도(체감온도는 영하10도)는 추위에 적응은 안되었고
따뜻하기만 했던 해안가에 들이닥친 동장군의 횡포는
정신이 번쩍드는 것 같으면서도, 모처럼의 방한복으로 완전무장이 재미있었다.

12월에 두꺼운 오리털 패딩에 털부츠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서는 절대로 입어서는 안되는 진짜 방한복이었다.

아주 가끔 서울에 갈때만 입는 옷인데, 이곳에서 입었다는 것이 우습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텃밭에는 상추를 비롯해서  채소들이 가득한데
이런 추위라면 몽땅 얼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운채 들길을 걸어서 텃밭으로 가봤더니 생각보다는 휠씬 멀쩡했다.

뭐든지 눈에 보이는 꽃과 식물들은
몽땅 얼어서 못쓰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예외라는 것이 미소를 짓게 했다,
언제쯤의 장미꽃인데
추위에 멀쩡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영하 5도의 날씨에, 5월에 피는 장미꽃이

전혀 흩으러짐 없다는 것이
아무리 쳐다봐도 신기했다.

텃밭에서 물을 담아 놓는 고무통에
며칠동안 내렸던 빗물은 가득했었고
이렇게 두껍게 얼음이 얼었는데
꽃들이 멀쩡하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텃밭으로 가는 길가의 국화도
추위에 사그러지지 않은채 예쁜모습이었다.

그런데 들길 곳곳에 핀 국화꽃은
진짜 추위와는 상관없는듯 했다.

지금 날씨가 영하5도라는 것을
누가 믿어줄런지
국화꽃은 향기도 짙었다.

그래서 날씨는 추웠지만
국화꽃 찾으러 주변 들길을 걸었더니
곳곳에서 영하 5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자신있는 모습들이었다.

이녀석은 한술 더 떴다.
언제 추웠냐고... 묻는 모습이 진짜 싱싱했다.
이녀석의 이름은 '붉은토끼풀꽃'이다.

풀숲에서 기가막힌 꽃을 만났다.
영하 5도의 날씨에 살아있는 녀석은
5~6월에 꽃이 피는 '개구리자리'라는 들꽃이다.

텃밭의 물통에는
이렇게 물이 꽁꽁 얼어 있는데
꽃이 피어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텃밭에 가봤더니 어린상추 역시 멀쩡했다.
얼었던 것이 햇빛에 의해 녹아내리면서
상처의 흔적도 없었다.

그물망속의 상추도 진짜 멀쩡....
당장 뜯어 먹어도 될 만큼의

싱싱한 모습에서  할말이 없어졌다.

오늘 김장 배추를 소금에 절여놓고
양념에 들어갈 '붉은 갓'을 뽑기위해 텃밭에 갔더니

얼었던 것이 햇빛에 녹은듯 축 쳐져 있었지만
상태는 완전 양호했다.

날씨는 추웠고, 땅은 얼어 있는데
채소가 멀쩡하다는 것을 누가 믿을까
생각하면서 갓을 뜯었다.

붉은갓, 쪽파, 대파를 뽑아왔다.
오전 9시 까지 영하5도
한낮에는 영하2도
그래도 밭에서 채소를 뽑아 왔다는 것이
신기했고 재미있었는데 ,작업하는 내내 조금 추웠다.

커다란 나무는 아주 오래된 뽕나무였다.
길 위로 오디가 까맣게 떨어지던 때가 엊그제인데
나무 위에서 까치소리가 요란해서 쳐다봤더니
아주 멋진 까치집이 지어져 있었다.

겨울날의 아름다운 풍경은
무채색의 앙상한 나무 위에 잘 지어진 새집이라는 것이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어쩌면 저토록 견고하게 잘 지을 수 있을까 자꾸만 올려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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