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우중충한 겨울에 핀 꽃들

nami2 2024. 2. 2. 22:29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것이

꽤나 어정쩡한 계절인데 어느새 입춘(立春)은 코 앞에 와있다.
그러나 며칠째 이곳의 날씨는 우중충해져서  하루에 한번씩은
비가 내렸고,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았다.

무슨 해안가 주변의 날씨가 이리도 변덕이 심할까

정말 짜증스러웠기에, 입에서 심한 욕이 자꾸만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와 그제는 낮 기온이 13도여서 겨울옷이 부담스러웠으나
오늘은 딱 감기들기 좋을 만큼의  으스스한 추위가 사람을 잡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자연의 이치가 참 오묘하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또다시 두툼한 겨울옷 차림이었는데
들판에는 제법 많은 매화가 꽃을 피우면서
그윽한 매향의 유혹이 사람의 마음을 참 우습게 만들기도 했다.

어차피 이곳의 겨울은 입춘과 함께 끝난 것이고
꽃이 피고 있는 이른 봄날이라면  화창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거늘
꽃사진을 찍어봐도 그다지 사진이 예뻐 보이지 않는 것은
순전히 우중충한  날씨 탓이라고 짜증 같은 핑계를 대본다.

할 일 없는 사람 처럼 하루에 2시간씩은

아무 곳이나 발길 닿는대로 걷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건강을 위한 걷기운동...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매화가 피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데
요즘은  일부러 꽃을 찾아 다니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꽃은 모두 매화였다.
그러나 날씨가 우중충하다보니
꽃이 아무리 피어도 그렇게 돋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유감이었다.

시골 동네길을 지나다보니
피고 있는 매화 중에서
꼴찌가 된 홍매화가 피고 있었다.

홍매화는 날씨가 맑으면
눈이 부실 만큼의 화사함이 있는데
매일 같이 우중충한  날씨가 되다보니
피어 있어도 그저 그런 모습으로
제대로 눈에 띄지도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만난 홍매화 라서
엄청 반가웠으나
왜 사진이 예뻐보이지 않는 것인지
그냥 짜증스럽기만 했다.

아마도 다음 주 쯤이면 홍매화는
더욱 화사하게 필 것 같지만...
남의 집 울타리 너머의 뒷곁 텃밭에
살짝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기에
또한번 울타리를 넘지는 못할 것 같다.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기에
자꾸만 사진을 찍어보는데
제대로 찍힌 사진은 10장에 한장 정도였다.
그만큼 날씨가 복병이 되고 있었다.

활짝 피고 있는 꽃과
피지 않는 꽃봉오리는 절반 정도의 비율이다.

그러나 기온이 들쑥날쑥이니까

그대로 멈춤하는 꽃봉오리들이 많아 보였다.

 

공원길에  청매화가 예쁘게 피고 있었지만

찍어놓은 사진은 맘에 들지 않는다.
그저 흐린 날씨 탓만 해본다.

또다른 공원에 겹매화가 피고 있었지만
역시 내가 생각하는 만큼
사진이 예쁘게 찍히지 않았다.

아주 잠깐 하늘이 열리는듯 했다.
구름이 걷히니까
꽃도 화색이 도는듯 예뻐보였다.

제발 날씨가 화창하게 해달라고...
꽃사진을 찍을 때마다 빌어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연의 횡포 아닐까

뺑덕어미 심보같은 요즘의 이곳 날씨이다.

 

열심히 사진을 찍어봤으나
잘 나온 사진은 또 꽝...
그래도 꽃이니까 예쁘다고 생각해본다.

정말  간절한 마음을 하늘이 알았는지
하늘이 잠깐 맑아지는듯 했으나
꽃 사진 찍는것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날씨가 맑았다면
아주 예쁘게 핀 백매화였는데
그냥 우중충한 꽃으로 남겨놓을 수밖에 없었다.

걷기운동 하느라 시골동네 한바퀴와
몇개의 공원길을 지나오면서 보니까
곳곳에 피어 있는 매화는제법 향기가 그윽했다.

 

날씨와 상관없이 자꾸만 꽃을 피운다는 것이
이제는 거역할수 없을 만큼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 것 같았다.

엊그제는 꽃봉오리만 다닥다닥인데
어느새 화사한 모습이다.

내일은 더 많이 만개하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날씨 때문에 그다지 설레임은 없다.

 

눈에 띌 만큼 예쁘게 핀 매화를 보면서
하늘이 제법 맑았다면
엄청 예뻤을 모습이라고 아쉬워 해봤다.

 

그러나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꽃피는 봄날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심술을 부리는 것 처럼 보였으니
더이상은 어쩔수 없다고 또 마음을 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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