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동해남부 임랑 해수욕장에서

nami2 2023. 1. 6. 22:38

24절기 중 스물세번째 절기인 소한(小寒)은

겨울 중에서 가장 추운 시기라고 했는데
오늘 이곳의 기온은 소한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봄날 처럼 따뜻해서 걷기좋은, 한낮 기온 11도의 겨울날이었다.

 

바닷가 근처에 살면서도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우습겠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날에는

한 두번쯤은 텅 빈 해수욕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짓을 가끔 해본다.

 

여름날의 바다는 비린내가 심했고, 끈끈한 소금기 때문에   

그다지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였으나

정신이 번쩍 들 만큼의 춥기만한 쓸쓸한 겨울바다가 그냥 좋은 것은

어쩜 청개구리의 심보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해마다 겨울에는 일부러 '임랑해수욕장'을 습관처럼 찾아가는 버릇이 있다.
웬지모르게 가보고 싶다는 충동은...
겨울바다를 유난히 좋아했던 우리집 아저씨와의 추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딱 1년만에  겨울바다 임랑해수욕장을 찾아갔다.

부산 갈맷길 1코스는 동해남부 임랑해수욕장에서 부터 시작된다.
기장군청 주변인 우리집은 갈맷길 1코스 2구간이라서 마음 내킬때는 
갈맷길 1코스 1구간인 임랑해수욕장에서 부터 ~집 까지 걸을때도 있었다.
추운 겨울날에  해안로를 따라서 걷는 즐거움이
날씨가 추울수록 상쾌 할 만큼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느낌을 절대로 모를 것이라고 자랑해본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해수욕장에서  

갈매기 노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줄거움이 될때가 있다.

고리 원자력발전소가 바라보이는 포구에서

물고기 모습의 등대가 참 이색적이라고 생각했다.

어두운 저녁에 불이 켜진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물고기 등대가 볼수록 신기했다.

 

임랑해수욕장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에 위치한  아주 작은 해수욕장이다.

 

삐까뻔쩍  날이면 날마다 큰 건물이 들어서는
해운대해수욕장이나 광안리해수욕장, 송정해수욕장에 비하면
이곳 임랑해수욕장은 절대로 개발이 안되는, 해수욕장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이곳 할매 민박집은

몇 년 동안에도 늘 같은 모습이어서 이제는 정겹기 까지 했다.

사람들의 인파로 시끌벅적한 해수욕장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해서
가끔씩 인적없는 해수욕장에 가고 싶을 때는

이곳 임랑해수욕장에서 갈매기들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집에서 버스로 25분 정도 소요되는 임랑해수욕장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부터  집쪽을 향해 걸으면서
10,000보가 될 쯤이면 버스를 타게 된다.

임랑, 문동, 문중, 칠암, 신평,동백, 온정마을 까지

7개의 어촌마을을 지나치면서 눈으로 참견하는 것도 즐거움이 된다.

 

갈매기들의 놀이터가 된 임랑해수욕장은
어쩌다가 한 두명 걷는 사람이 눈에 띌 만큼 한적한 것이 마음에 든다.
그것이 겨울바다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모래사장에는 사람 발자국보다는, 갈매기 발자국이 더 많았다.

밀려오는 파도의 물거품을 피하려는듯

갈매기의 쉼터가 된 모래사장에 찍힌 발자국은

파도가 몰려올 때마다  깨끗하게 지워지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임랑해수욕장은  옛부터
월내해수욕장과 함께 임을랑포라고 했다고 한다.
이곳 주민들은 

아름다운 송림과 달빛이 반짝이는 은빛 파랑(波浪)의 두자를 따서
임랑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갈매기와 오리가 함께 하고 있었다.

날씨가 풀리면서 애기동백꽃의 모습이 해안가에서 만날수 있었다.

추위에 못쓰게 된 꽃들이 있는가 하면

이제서 새롭게 피는 꽃을 보며, 추운 날씨의 한계가 보이는듯 했다.

 

나무 밑에서 부터 새롭게 꽃이 피고 있는 모습에서

따뜻한 봄날을 기다려본다.

추위를 이기고 새롭게 꽃이 핀 동백꽃!!

바다가 보이는 해안가에 핀 동백꽃

어느 카페의 상징 마크가 참 멋져보였다.

 

곳곳에  새롭게 생겨나는 카페의 예쁜 모습들이

해안가를 걸을때 지루하지 않게 했다.

 

해안가를 걷다보니 먼 곳에 등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임랑해수욕장 어귀에서 저곳 까지  걷다보면, 만보의 걸음을 걷지 않을까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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