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초가을치고는 서늘하다못해 너무 추워서
9월을 건너띈 10월쯤의 기온이라고 생각했었다.
지인과의 모처럼 약속에 지하철역이 있는 시내로 나갔더니
그동안 완연한 가을이었음을 강조한 것은 나혼자만의 무모한 착각이었다는 것이다.
간접적인 태풍의 영향으로 일렁이는 바다에서 불어대는 바람의 특혜를 받았던 것인지
해안가와는 달리 세상은 아직도 더위에 허덕이고 있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입고 나갔던 쟈켓을 벗어 던지고 싶을 만큼 더웠던 날씨....
코에 바람을 넣으려고 나갔던 강변에도 그렇고, 코스모스가 핀 드넓은 들판에도
아직은 더위가 떠나지 않고 머물고 있는 계절이
어정쩡한 초가을날이라는 것을 인정 했기에, 짜증스런 더위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다.
지금은 첨성대 주변의 배롱나무꽃이 어느 만큼 사그러들었는지는 몰라도
사진을 찍었을 때는 8월이 끝날 무렵이었다.
화사하게 핀 배롱나무와 첨성대가 잘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찍어보았던 사진들을 미뤄놨다가 뒤늦게라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은 ....
첨성대 주변의 원예용 수입 꽃 보다는 배롱나무꽃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였다.
배롱나무꽃이 피어서 더욱 멋스럽게 보여지는 첨성대 풍경이다.
경북 경주시 인왕동 910-30
첨성대(국보31호)는 신라선덕여왕(재위632~647)때 건립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그 가치가 높은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삼국유사에 선덕여왕이 첨성대를 쌓았다는 기록이 있어서 아시아에 현존한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고 한다
첨성대는
옛기록에 의하면 '사람이 가운데서 올라가게 되어 있다'라고 하였는데
바깥쪽에 사다리를 놓고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후
사다리를 이용해 꼭대기 까지 올라가 별을 관측했다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첨성대 주변의 풍경
첨성대 주변 배롱나무 군락지
배롱나무는 다른 말로 '목백일홍'이라고도 한다.
꽃이 100일 동안 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줄기를 만지면 모든 가지가 흔들린다고 하여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렸다고 하며
남부 지역에서는 귀신을 쫒는다고 하여 묘소 주변에 흔히 심는다고 한다.
배롱나무꽃의 꽃말은 '헤어진 벗에게 보내는 마음' 이라고 하며
또한 수다스러움, 꿈 ,행복이라는 말도 있다.
경주 인왕동 고분...
고즈넉한 풍경이 마음까지 숙연하게 만드는 곳이다.
경주 계림숲 주변을 한바퀴 해보는 것도 힐링이 꽤 되는 듯 했다.
보라빛 맥문동꽃, 그리고 울창한 나무숲그늘과 울어대는 풀벌레소리
걷는 것이 마음 까지 여유스럽게 하는 것은
알수없는 옛 것에 대한 숙연함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나무 숲 그늘 밑으로 보여지는 커다란 왕릉이 눈에 띄였다.
.
이 능은 신라 제17대 내물왕을 모신 것으로 알려졌다.
내물왕릉(사적 제 188호)이다.
이 능은 월성 서북쪽 계림 숲속 평지에 있는데,
둥글게 흙을 쌓은 원형 봉토 무덤이며,밑 둘레에는 자연석을 이용하여 둘레석을 만들었다.
거대한 나무가 품어주는 여유스러움은
첨성대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어 놓은 이유 인 것 같았다.
나무 그늘에 앉거나 누워서 책이라도 읽고 싶었지만
정작 다가가보면 온갖 원예용 꽃들이 나무를 배경으로
이쁜짓을 하고 있어서 그냥 발길을 돌릴때가 많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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