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가을향기가 있는 암자 뜰앞

nami2 2022. 10. 5. 21:51

오락가락 추적거리며  며칠째 내리던 가을비 덕택에  

저절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된듯 했다.
이제는 새벽 부터 텃밭으로 나가기 위해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될 만큼
오전 6시는  고맙게도 어둠이 깔려 있었고, 이른 아침 기온은  춥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늦으막하게  밭에 나가   한나절 동안 일을 해도  

더위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일 할 맛은 좋아졌지만

생각보다 훨씬 가을 환절기의 컨디션이 

밭에서 즐겁게 일하게끔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유감이었다.

스산한  가을 바람이  자꾸만 낙엽을 뒹굴게 한다.
아직은 단풍이 예쁘게 물들지 않았건만
어설프게  떨어지는 낙엽들은 순전히 초가을 태풍 탓임을 ...
올해도 또다시  불청객이었던 태풍에게
단풍예찬에  대한 책임 추긍을 하고 싶어진다.  
예쁜 단풍이 한참 모습을 드러낼 즈음에
땅위로 뒹구는 낙엽들은  가을날의 허전함을  쓸쓸함으로  묶어놓는듯 했다.

엊그제 다녀왔던 암자의 뜰앞은 완전 봄날이었다.

가을꽃은 확실했지만, 가을날의 쓸쓸함이 전혀 없는...

봄날 같은 화사함이  부처님 뵈러 법당에 가면서도  시선은 뜰 앞을 향했다.

 

통도사 보타암,  약사전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

영축산 위 산등성이에  물안개가  멋진 그림을 그려놓았다.
오락가락 하던 비 덕분에  한번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보게 되었다.

 

추명국이 있는 뜰앞은 진짜 화사했다.

분명 '추명국'은 가을꽃이지만 화사함의 극치인듯 했다.

언제부터인가 가을만 되면 , 추명국을 찾으러 다녔는데

보타암에서  혼자만의 꽃 처럼, 사진을 찍고 또 찍고 수없이 찍으면서 즐겼다.

 

가을 모란이라고 부른다는 추명국(秋明菊)은  가을을 밝게 하는 꽃이라고 하며

서리를 기다린다는 의미의 '대상화'라고도 한다.

반 그늘을 좋아 하는데, 주변 환경에 따라 색상이 변할 수 도 있다고 한다.

추명국의 꽃말은  '시들어가는 사랑'이다.

 

암자 뜰 앞에는 봄날 처럼 예쁜 꽃이 피고 있었다.

무슨 꽃인지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꽃이름을 모르겠다.

꽃은 예뻤고, 꽃이름은 모르겠고....

그냥 예쁜꽃이니까, 예쁘게 사진만 찍어왔다.

 

검색에서 '샤프란'이라는 이름이 생소했지만, 봄꽃 처럼 예뻤다.
원예용 꽃에게는  워낙 자신 없었기에.....

이쁜준서님이 혹시 보시면  이름을 정정해주지 않을까  메모해본다.

 

잎사귀와 꽃은 국화꽃을 닮았지만

아직은 국화꽃이 요렇게 예쁘게 필 시기는 아니라는  나의 생각이다.
그래도 암자  뜰 앞에 핀   가을꽃이기에 사진으로나마  데리고 왔다.

  

그윽한 국화향기와 함께 벌이 윙윙거렸다.

확실한 국화꽃이었다. 

 

코스모스가 핀   암자의 뒷곁은 누가 뭐래도 전형적인 가을이었다.

소나무 숲  주변은  온통 코스모스 꽃으로 가을을 장식했다.

 

장독대 앞의  코스모스는 더 멋져 보였지만

사진으로는  이 정도 밖에 표현이 안되었음이 아쉬웠다.

 

영축산 산등성이의  하얀 물안개와 그리고 소나무 숲이 

병풍 처럼 둘러져진  배경 앞의  장독대가  아름답기 까지 했다.

 

                                으아리꽃

나팔꽃이 예술 작품이 된 듯 했다.

나팔꽃 넝쿨이  어디 만큼 뻗어갈런지

가을꽃으로도 손색이 없는  나팔꽃이 있는 암자의 풍경은....

그냥 멋졌다.

 

작은 암자 , 통도사 산내암자, 비구니 암자 = 보타암 전경

닥풀꽃이 열매가 어느 만큼  올라가려는지
더운 여름 내내 꽃이 피던  '닥풀꽃'의 마지막 모습이다.

여전히 우아한 모습이다.

 

암자 텃밭에는  보랏빛 방아꽃(배초향)이  가득했다.

                     닥풀꽂

물안개 가득한 영축산 산등성이에  하얀 물안개가 가득했다.
오락 가락 내리던  비 덕분에  모처럼의 풍경에 

암자를 배회하면서  쓸쓸했던 발걸음은 멈춰지고...
사진을 멋지게  찍어보리라 마음 먹으면서 쓸쓸함을 해소해봤지만
뜻대로 되지않은  사진을, 카메라탓으로 돌려야 한 것인가 ? 
피식 웃어보면서 자꾸만  산 위의 물안개에 미련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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