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숲길이 끝나는 곳의 암자에서

nami2 2022. 9. 23. 22:07

점점 가을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계절의 날씨는  일교차가 너무 심해서  

감기들기 딱 좋은  날씨였지만
그래도  한낮의 선선한 바람은 암자를 향해  걷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듯 했다.

숲길 끝나는 곳의 작은 암자!!
무언가 심란스러울때는  어디론가  가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헤집어 놓을 때가 있다.
그럴때면 배낭속에 간단한 간식과  보온병의  따끈한 커피 한통이면 해결된다.
그런 차림으로  무작정 나서보는 혼자만의 바깥나들이는
또다시  암자가 있는,  쓸쓸한 숲속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여름꽃인지  가을꽃인지  계절의 정체성을 모르는 '꽃범의꼬리'가  

쓸쓸한 암자 뜰앞을 참  예쁘게 만들어놓았다.
찾는이가 거의 없는 인적드문 산속의 암자....
그래도  이렇게 여쁜 풍경앞에서  가벼운 눈인사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이
나의 적절한 표현 방법인 것 같았다.

 

'꽃범의 꼬리' 꽃이 가을꽃이라고 못박고 싶을 만큼
암자에서 부는 바람은  스산한 바람이었고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가 분위기를 띄우듯, 자꾸만 뎅그렁 거렸다.

꽃사과 열매가 그럴듯한 풍경을 만들었다.

그냥 예쁘다는 표현밖에  할줄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봄에 피는  '붉은 병꽃'이 화사함으로
암자의 가을  뜨락으로  놀러 나온것 처럼 보여졌다.

사그러드는 봉숭아는  여름꽃이었기에
무성하게  꽃이 피여 있어도, 웬지 쓸쓸해보였다.

따뜻한 봄날에

참 예쁘게  꽃을 피워주었던 '명자나무'가  예쁜 열매로 가을을 맞이했다.

눈이 내린 것 같다는 표현의   '설악화'

꽃이 아니었어도 충분하게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해본다.

주변의 풍경과 어울러진  모습이  괜찮게 보여졌다.

  

익모초꽃이  제법 예쁜 모습이지만
몸을 못가눌 정도로 휘청인다.
아마도 태풍이  스쳐지나가면서  심술을 부린 것 같았다.

도둑놈의 갈고리' 라는 야생초의 꽃이다.
왜 하필 도둑놈의 갈고리인가?
숲길에 흔하다고  할 만큼  눈에 많이  띄는 가을 야생화이다.

 

숲속에서  '개머루'가 익어가고 있었다.

낙엽활엽덩굴나무로  이맘때 숲길을 걸어가면 

깊어가는 가을을 실감나게 하는 열매이다.

 

서양산사나무에  빨간 열매는 제법 예쁘게 익어가고 있지만

벌레들의 생활 터진이 된듯, 이곳저곳에서 벌레가 제법 보였다.

 

                   토종 산사나무 열매

 

가을의 시간이 흐를수록  빨간 열매가 먹음직스럽게 유혹을 한다.
인간의 먹거리가 아니라는듯,  이름모를 새들이 자꾸만 기웃 거렸다.
그 중에  '직박구리' 녀석이  힐끗 나를 쳐다본다.

 

계란을 닮은 열매가 신기했다.
예전에 딱 한번 들어본 소리는 '화초가지'라고 한다는데

맞는지,  맞지 않는지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노란계란 나무....
이름을 확실하게 모르니까 그냥 웃어본다.

언뜻 보아서는 분명 '목화'꽃이었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사진을 대충 찍고나서

잎을 확인해봤다.

목화열매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도 확인을 했는데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다.

 

조금 특이한 '분꽂'이지만 예뻤다.

요즘은 식물도 개성 있으면, 더 사랑을 받는 세상이다.

 

암자의 쓸쓸한 풍경은 언제봐도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놓는다
철저하게 혼자여도  심심치 않은 암자 뜰앞을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서성거려보았다.

숲길 끝나는 곳에  아주 작은  예쁜 암자가 있다.
왼쪽은 암자로 들어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산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는 길인데...

처음에는 혼자 가는 길이 낯설기만 해서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  산  어느 곳의  한켠에  나의 그리움이 있는 곳이다.

 

혼자여서 더욱  쓸쓸한

인적이 드물어서  더 적막한  숲길을 걸어서  마지막으로  멈춰서는  곳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먼 훗날에도
내가 더이상  걷지 못할 때  까지   걸어가야 하는...
우리집  아저씨가  편안하게 쉬고 계신 그 숲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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