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가을풍경이 있는 암자 가는 길

nami2 2022. 10. 22. 22:01

스산한 바람과 함께 자꾸만 깊어 가는 가을!!
마음은 어디론가 가고싶었지만,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을때는
언제나 그랫듯이 자주 찾아가는 암자를 향해 발길을 옮겨본다.

혼자서 걸어가는 쓸쓸한 산길....
암자로 향해 걷는 산길에서 부딪히는 솔바람 소리도  좋았고
새들의 맑은 소리와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도 좋았으며

그것들과 곁들여진, 작은  야생화들의 앙증맞은  모습들 또한
암자로 가는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외로운줄  알면서도  쓸쓸함을 더 즐기는
그래서 혼자서도 잘 노는 아이처럼.....

작은 배낭속에 생수1개, 비스켓  2개와 쵸코파이 1개
그리고 사과 1개와  따끈한 커피 한병
이 정도만 있으면  하루 온종일  시간을 보내도 심심치 않는다.

누군가, 가을을 심하게 타는 여자라고  뒷소리를 하거나  말거나
어떤 방법으로라도 하루의 시간을 멋지게  보낸다는 것도
이 쓸쓸한 가을날에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모과의 색깔이 점점 짙어질수록
모과 향기도 덩달아 짙어질것만 같은  깊은 가을날이다.

 

암자 뒷곁에 핀 들꽃이  더욱 고즈넉 하게  만드는 것 같았는데...

잎사귀를 보니 국화는 아닐것이고

들꽃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예쁜 꽃이었다.

 

산국의 향기가 너무 좋아서   갑자기 국화차가 생각이 났다.

따끈한 국화차 한 잔을  마시면서, 암자 뜰 앞을 거닐고 싶었는데

배낭속의 보온병에는 커피가 들어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암자 뒷곁에서 '구절초'를 만났다.

요만큼의 구절초만 눈에 띄어서 자꾸만 기웃거려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구절초는  이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산골 마을의  어느집 울타리에 

석류가 이렇게 다닥다닥  매달린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런 모습은  난생 처음이었다.

산골마을을 기웃거리다보니, 석류가  너무 익어서  벌어진 상태...
바라볼수록 신기했다.

손을 뻗쳐서  석류알갱이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냥 발길을 옮겼다.

 

오랫만에 볼 수 있었던  '풍선덩굴'이다.

어느집 마당가에는  풍선덩굴이 가득했다.

돌아다니면서 산골마을를 기웃거리는 것도  재미 있었다.

 

전형적인 쓸쓸한 산골마을 길에서

대추나무  잎들이 노랗게  단풍이  물드는 모습을 보았다.

대추나무 단풍이 이랬던가,  제대로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짙게  단풍이 들겠지만, 이 모습도 예뻐 보였다.

 

마을 어귀를 지나는 길에  분홍빛 '추명국'을 만났다.

언제봐도 예쁜꽃이라는 것에 눈도장을 찍어본다.

 

하얀색깔의 추명국을 오랫만에 볼 수 있었다.

이곳 저곳으로 발품을 팔고 다니다 보면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역마살의  후예였던가 생각해본다.

어디든지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면 예쁜꽃을 만날수 있음이 재미있었다.

 

               하얀 색깔의 추명국

 

깊어가는 10월 중순의  가을날에  암자 뒷곁에서 흰 백합을 만났다.   

주변에는 가을꽃 코스모스가 있었고

그 앞에는  6월 부터  꽃이 피는 '개망초'꽃도 눈에 띄였다.

어느곳에는 무서리가 내렸다는데... 그냥 웃음이 나왔다.

 

                       나비나물꽃

 

암자 뜰앞을 멋스럽게 만드는  감나무가  늦가을임을 말해주는듯 했다.

가을 풍경은 누가 뭐라고 해도 감나무가 주인공인듯 싶다.

 

암자 뒷뜰에는 온통 감나무였다.

사찰에서  감나무의 감들은 모두 새들의 겨울 먹거리가 된다.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가다보면, 보여지는 것은 모두 감나무뿐이다.

새들의 겨울양식으로는  감만한 것이 없는듯

어느 암자를 가더라도 눈에 보여지는 풍경은  감나무라는 것이 

겨울 새들을 위한, 스님들의 마음에  두손모아 합장을 해본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쓸쓸한  풍경 앞에서
오히려 마음은 차분해진다.

 

진짜  말이 필요없는,  전형적인  암자의  가을 풍경이다.

 

오늘 하루가 선물입니다.
멈춰서서  글을 읽어보면서 ...그냥 끄덕여 본다.

 

혼자서  암자산책!!

진짜 오늘 하루가  큰 선물받은 느낌이다.

 

산 깊숙한 곳에 파묻힌듯....
암자 앞  작은 벤취에서  커피를 마시며, 암자를 올려다봤다.
풍경이 너무 멋져서  벤취에 앉은채  사진을 찍었다.
내 눈에 비춰진  암자의 풍경은  

그 어떤  그림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웠음을 자랑해본다.

혼자였지만 참 멋진  가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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