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시간이 되어서 오랫만에 집에서 조금 먼 곳으로 가을 나들이를 해봤다.
지하철을 몇번씩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일단 마음을 먹고
도시 밖으로 나갔으니 맘껏 가을바람이나 쐬어 보자고 했던 발걸음이었다.
평소에 나의 일상은
텃밭과 집, 시골동네 산책길 그리고 해안길....등등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 노릇을 하다가 드넓은 세상으로 나가보니 약간은 낯선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즐거웠다.
가을나들이 첫번째 코스는 김해 신어산 자락에 있는 '은하사'이다.
은하사는 오래된 유서 깊은 고찰이지만
그것보다는 2001년 쯤에 '달마야 놀자'를 촬영했던 장소로 널리 알려진 사찰이다.
조금은 때이른 노란꽃이 사찰 입구 돌계단으로 마중을 나온듯 예쁘게 피어 있었다.
가을이 깊어 갈 무렵, 해안가에서 꽃이 피는 '털머위꽃'이다.
올해 털머위꽃은 김해 은하사 입구 돌계단 앞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간판이 없지만 이곳은 김해 신어산 은하사 입구이다.
일주문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문 앞에 금강역사의 탱화가 그려졌으니까
금강문이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는 .....
금강역사는 불탑 또는 사찰의 문 양쪽을 지키는 수문신장의 역활을 담당하며
인왕역사라고도 한다.
이 신(神)은 여래의 온갖 비밀스런 사적을 알고 있을뿐만 아니라
오백 야차신을 거느리면서 현겁(賢劫) 천불의 법을 수호한다고 했다.
범종루
김해 신어산 은하사는
김해시 삼방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어산의 옛이름이 '은하산'인 것으로 전해진다.
은하사의 창건 연대는 가락국 시조 수로왕의 왕후
허황옥의 오빠 장유화상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당시 이름은 서림사였다고 하는데
창건 연대로 보면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이전이기에
1900년이 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사찰이라고 전한다.
대웅전으로 오르는길
대웅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8호)은
조선 중기 이후의 건물로 임진왜란때 사찰 전부가 소실되었고
조선 인조7년(1629년) 때 대웅전을 중수한 이후에
효종1년(1649년), 순조1년(1801)때 두차례에 걸쳐 보수 되었다고 한다.
대웅전 건물은 다포집 계통의 맞배지붕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건축물이 정면과 측면의 길이가 비슷하고
정사각형의 형태로 취하고 있는 점이 일반적인 대웅전에 비해 특이하다고 했다.
대웅전 내, 외부에 그려져 있는 총32점의 벽화는
2004년에 '도 유형문화재 제402호'로 추가 지정 되어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으며, 현재의 벽화는 원형을 모사 한 것이라고 한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범종루 긴 담장 위로 때늦은
배롱나무꽃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좀씀바귀꽃
붉으스름 하게 남아 있는 배롱나무꽃의 흔적이 경내를 더욱 고즈넉하게 했다.
명부전은 저승의 유명계를 상징하는 사찰 당우로 지장보살의
대원력이 살아 숨쉬는 전각이다.
유명계의 심판관인 시왕(十王)을 봉안하기 때문에 '시왕전'이라고도 하며
지장보살을 주불로 봉안하기 때문에 '지장전'이라고도 한다.
2021년 10월31일에 은하사 명부전의
지장보살 삼존상과 시왕상 일괄이 보물 제2138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1687년(숙종18년)에 제작되어 김해 서림사 시왕전에 봉안된 불상으로
서림사 시왕전은 현대의 은하사 명부전을 가리킨다고 한다.
응진전으로 가는 길
응진전은 수도하는 스님에 대한 신앙형태를 나타내는 당우의 하나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인 나한님을 모신 전각이다.
일명 '나한전'이라고도 하는데
석가모니를 주불로 하여 좌 우에 석가모니의 제자 가운데
아라한과를 얻은 성자들을 봉안 한다.
보통 5백인의 아라한을 모신 '오백나한전'으로도 대별된다.
스님들의 수행전각인 요사채에 '서림사'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절이름은 처음에는 산 이름과 관련 시켜서 은하사라고 했는데
최근 장유화상이 인도에서 와서
가야에 불교를 전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서림사로 바꿨다고 하는데
현재는 은하사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5층석탑은 그다지 긴 역사가 전해지지 않는 석탑이라고 한다.
경상남도 김해시 삼방동 신어산(예전 은하산)에 위치한 은하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말사이다.
은하사 후문의 돌담길이 고풍스럽게 느껴졌다.
이 길을 따라서 숲길을 걸어서, 주차장으로 나가게 된다.
은하사 입구의 숲속에는 꽃무릇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었다.
지금쯤에는 꽃무릇의 흔적도 찾을 수가 없겠지만
숲길 따라 피어 있는 꽃무릇이 가을 산사 순례를 환영해주는 듯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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