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라는 것이 실감 할 만큼 한낮의 기온은 말 그대로 찜통이었다.
따끈 따끈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해안가에서 불어 오는 바람 덕분에 서늘하다는 느낌은 있었으나
매일같이 걷기운동을 해야하는 부담감은 ....
차라리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이라면 옷을 잔뜩 껴입고 운동을 나가지만, 폭염의 여름날은 어찌할 수 가 없었다.
그렇다고 걷기운동을 게을리 하는 것은 성인병 환자의 자살행위였기에
늦은 오후에 발길 닿는대로 찾아 간 곳이, 집 주변의 일광 해수욕장 부근이었다.
코로나가 또다시 고개를 쳐드는 것 같아서, 해수욕장 주변에는 붐비는 사람들 때문에 선뜻 나설수가 없었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멀리 보이는 등대를 찾아서 해안길을 따라서 걸어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광해수욕장에서 등대가 있는 학리마을 방파제 까지는 40분 정도 되지 않을까 가늠해봤다.
늦은 오후라서인지 해수욕장은 파장을 한듯, 파라솔이 모두 접혀 있었다.
산 밑, 해안가 나무데크 길을 따라서 걷고 싶었지만
겁쟁이가 혼자 걷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될 듯 하여, 해안도로를 따라서 한바퀴 하기로 했다.
가까이에 서있는 등대 같았어도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등대는 참 멀리 있었다.
20분 정도 걷다가 등대가 보이길래, 줌인을 해서 등대를 찍어봤다.
소나무 숲사이로 보여지는 하얀 등대의 멋스러움은 ....
내가 사진을 찍었지만 참 잘 찍었다고 자화자찬을 해봤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해안길을 따라서 등대가 있는 곳 까지 가는 것으로 목표를 해봤는데
가도가도 끝이없는 먼곳에 등대가 있음에 ,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고 있었다.
잠시 걷던 발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하면서, 바다 건너 저편에 가물거리는 등대를
카메라로 최대한으로 줌인을 해서 사진을 찍어봤다.
정말 40분 쯤 걸었더니 방파제에 위치한 등대를 만나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등대라는 것....
땀흘려 걷다보니 '등대'라는 단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학리마을 쌈지공원에서 바라본 등대
부산 기장군 일광면 학리마을 선착장이다.
선착장이라기보다는 학리항구라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모른다.
학리항구는 붕장어 잡는 배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오래된 포구로 유명하다.
학리마을은 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어촌마을이다.
마을 뒷쪽의 소나무 숲에 학들이 많이 있어서 ,학리마을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학리 항구는
멸치로 유명한 대변항과 생선회로 유명한 칠암항
그리고 기장군내에서 규모가 제법 큰 , 정치망 어장이 있는 항구로 알려진 곳이다.
4~5월에 피는 '염주괴불주머니'를 해안가 숲길에서 만났다.
염주괴불주머니는
양귀비과의 두해살이 풀로서 4~5월에 피는 꽃인데, 해안가 숲그늘에서 여전히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제주도, 울릉도,남부지방 바닷가나 해안마을 논둑 등지의 양지쪽에서 자생한다고 하는데
염주괴불주머니는 열매가 염주알을 이은 모양으로 매달리기 때문에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원산지가 중국이라고 하는 왕원추리 보다는 약간 밋밋했지만
어릴때 많이 보았던 '원추리'꽃이라서인지 웬지 정감이 가는 여름꽃이다.
한적한 어촌마을의 해수욕장은 북적이는 도심의 해수욕장과는 참 대조적이었다.
오후 6시쯤 되니까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뿐....
인적이 드문 해수욕장이라는 것이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날에는 어울리지 않는듯 했다.
바닷가에 설치된 작품이 눈에 띄여서 잠시 발길을 멈추었다.
외로움이라는 것이 나 혼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인지 공감이 가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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