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무더운 여름 해안가 마을에서

nami2 2022. 7. 15. 21:29

늘 이맘때면 붉은 꽃이  마을 입구를 화사하게 만들고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어촌마을 한바퀴를 돌면서  마지막 코스로 찾아갔더니, 역시 계절을 어기지 않고 피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 해안가 주변에 화사하게 피는 칸나(뜰홍초)꽃은

예전 어린시절에 학교  화단 앞에 피던 꽃이었는데, 요즘은 해안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꽃이 된 것 같았다.

다른곳에서는 공원길에서 가끔 눈에 띄는 꽃인데, 특히 이 마을 

부산 기장읍 죽성리 마을 입구에서는  10여년 전 부터, 해마다 그자리를 지키는 여름꽃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게 되었다.

 

예전에는 붉은 칸나꽃  너머로  푸른 바다가 그림 처럼 멋지게 보였는데

세월이 흐르다보니  하나 둘  건물이 생겨나면서, 멋진 바다는 건물 뒤에 숨어 있게 되었다.

칸나꽃은 한적했던 예전의 '어촌마을'을 자꾸만 그리워 하게 했다.

 

칸나(뜰홍초)는 홍초과의 여러해 식물이며, 외국에서 귀화한 식물이다.

키는 1m~2m로 크게 자라며, 노란색, 백색, 붉은색, 분홍색, 주황색으로 꽃이 핀다.

 

칸나의 꽃말은 "행복한 종말. 존경" 이라고 한다.

 

기장 죽성리 해안가 마을 입구에 또하나의 꽃이 점점 군락지를 만들고 있었다.

10여년 전 부터,  이 마을을 산책하면서 늘 봐왔던 꽃인데

꽃은 가지꽃을 닮았으며, 줄기와  잎 사이에는  도깨비 뿔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 있어서

도깨비 가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생태계를 파괴하는 황소개구리 같은 존재라서  그냥  한번 정도 바라보는 꽃이다. 

 

도깨비 가지꽃은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식물인  귀화식물이다.

무시무시한 가시 때문에 접근 불가인 꽃인데, 꽃말은 '믿을수 없음'이라고 한다.

 

꽃이 별로 없는 해안가 마을에서  능소화꽃은  참으로 우아한 꽃처럼 보여졌다.

 

어느집  창문 밑의 텃밭에 심겨진  도라지꽃이 참  쓸쓸해 보였다.

 

왜구를 물리치는  굳건한 성 처럼 쌓여진  돌담위로  호박 넝쿨이 싱그럽게 올라가고 있다.

이곳 주변에   임진란때 만들어진 '왜성'이 있다.

 

해안가를 한바퀴 돌면서  해녀들이 드나드는  포구 입구에서  발길이 멈춰졌다.

관광을 온 사람들이 해녀들과 흥정을 하고 있어서  꼽사리를 껴봤다.

 

갓 잡아온 해삼....

먹고 싶어서 사려고 했는데,  한 발 늦었다.

목소리 큰 사람에게 '해삼'이 넘어갔다.  

10,000원에  흥정이 되었는데..... 아쉬웠다.

 

해녀분들이 잡아온  뿔소라 

즉석에서 20,000원  10,000원에 흥정이 되었지만  아직 동네 산책중이라서  살 수가 없었다.

 

싱싱한 성게는 미역국 끓일때 맛있다고 하는데....

관광객들에 의해 싱싱한 성게도  팔려가고 있다.

 

검은색  그릇, 가득 넘치게 담아서  20,000원에 흥정되는 '뿔소라 '였다.

 

30분쯤, 어촌 마을 한바퀴를 돌고나서 마을버스 승강장 앞에 섰더니

얼마전에 만났던 해녀분께서  기장시장으로 해산물을 팔러 나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라는 거의 팔렸고, 성게와  나머지 해산물은 기장시장에 나가서 팔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해삼이나 성게  문어 ...등등 직접 잡아온  해산물을 사기위해서는

기장 죽성리 바닷가  해녀분들의 좌판이  있는  기장시장 입구로 가면, 싱싱한 자연산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해본다.

그런데 이곳의 해녀분들의 연세는 평균 75세~82세, 아직도 바닷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놀라웠다.

  

마을버스 승강장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이 있는듯 했다.

해안가 곳곳에 마을버스 승강장이 있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사진찍기도 하고, 갈매기 소리도 듣고,가끔은 넘실대는 파도 구경도 할때가 있다.

다만 태풍이 심하게 불때는

마을버스가 동네 입구에서 언덕쪽으로 회차 한다는 것이 불만일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