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그리 무더운 삼복더위의 여름날은 아니지만, 오후 5시의 햇살은 따끈따끈 했다.
무더운 한낮에는 급한 일이 아니면, 집콕을 하는 것이 원칙인 것 같아서 꼼짝않고 있다가
오후 5시쯤 걷기운동을 하러 나가기는 했지만, 오늘은 또 어디로 갈 것인가 괜한 고민을 해본다
산넘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시원해서 바람을 따라 항구쪽으로 발걸음을 했다.
햇살은 따끈따끈인데, 바람은 시원하다는 것... 이것이 해안가에 사는 특혜가 아닌가 웃어봤다.
어차피 사람들은 바다로 피서를 가는 계절이니까
이까짓 더위쯤이야 "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 생각하며, 항구를 향해 계속 걸었다.
바람은 서늘한 가을바람인데, 오후의 햇살은 따끈따끈이라는 것이 기가막혔다.
그래도 항구를 향해 걷는 하늘은 맑고 푸르고, 하얀 구름도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였다.
항구를 향해서 걷다보니 숲길에서 '칡꽃'이 눈에 띄었다.
7월 중순 쯤 부터, 칡넝쿨이 있는 곳을 살펴보면 달콤한 향기와 함께 예쁜 꽃이 보이는데
올해 처음 만난 칡꽃은 꽃이 핀지 오래 된듯, 향기는 이미 사라진 것 같았다.
새벽 부터 내렸던 빗줄기에 후줄근 해진 칡꽃이 예쁘지 않아서 아쉽기만 했다.
어느집 담장 너머로 보여지는 작은 꽃밭이 은근히 예뻤다.
물가에 많이 피는 '부처꽃'이 어느집 뜰 앞을 멋지게 장식했다.
항구 주변 풀숲에서 '박주가리'꽃을 만났다.
지난 주 부터, 숲길을 걸으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봤던 꽃인데 이제서 볼 수 있었다.
참 매력적인 여름꽃인 '박주가리' 꽃이다.
박주가리꽃은 식용꽃이라서
샐러드나 비빔밥에 이용하면,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다고 한다.
꽃을 채취하여 ,꽃차를 만들기도 하고, 연한 잎은 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아직은 7월인데, 해안에서 부는 바람은 서늘했다.
그래서 그런지 '갯국화' 꽃이 피기 시작했다.
집에서 부터 걷기 시작해서 30분....멸치로 유명한 기장 대변항에 도착했다.
빨간 등대 옆의 작은 섬 '죽도'가 보인다.
날씨가 더워서 인지, 아니면 늦은 오후였기 때문인지
대변항에는 많은 선박들이 정박해 있었다.
해안가는 바람 때문에 정말 시원했다.
오후 5시40분, 따끈따끈 했던 저녁 햇살도 기가 죽은 것 같았다.
등대가 있는 곳 까지 걸어가보고 싶었지만, 이곳 대변항에서는 큰 욕심을 갖지 않기로 했다.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해안길을 따라 10분 정도 더 걸어가니까
등대가 한개인줄 알았는데 멀리 두개가 더 보였다.
욕심을 내서 걷다보면 해 넘어 갈 것 같아서 발길을 돌리기로 했다.
항구에는 바라보이는 것은 모두 정박된 배 뿐이고, 눈요기 할 것은 마땅치 않았다.
꽃이 피었다가 지는 것인지, 이제서 피는 꽃인지 가늠이 안되지만
배롱나무 한그루에서 피는 꽃이 그래도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항구 주변에서 집 까지 걸어서 40분 정도
왕복을 땀 흘려가며 걸었지만, 만보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괜히 씁쓸하기만 했다.
수평선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으나, 걷기운동을 하며 흘린 땀에 비해서 걸음수가 작았다는 것...
오늘의 걸음수 8,500보로 만족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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