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5)

nami2 2010. 5. 23. 23:27

     삶의 노예가 되어 세월이 얼마나 가고 있는지 조차 가늠 못하고,열심히 살아보았지만

     안간힘을 쓰나, 안쓰나 버겁게 사는 것은  역시 마찬가지 였고...

     변화되어 가는 삶은 보이지도 않은채 그저 흐르는 세월만 바라보는 것 조차 덧없어서

     모든이들이 갖는 황금연휴를 이번 만큼은 시간에 얽메이지 않고,과감하게 누리고 싶어졌었다.

     

     연휴 첫 날은 초파일이라서 당연한 휴일 기분을 냈었고, 둘째 날은 어머니의 기일이라서

     어머니가 계신 산속의 작은 집을 찾기위해서 집안 일이라는 이유로 휴일을 만들었고,

     셋째 날은 나라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휴일이었고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가게 문을 열었다면...하는

     부담감도있었지만, 아무튼 연휴의 마지막 날을 지내고 있는 저녁! 오랫만의 여유로움에 누적된 피로가

     모두 가셔지는듯~~그러나 어제도 오늘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아파트 앞의 산비탈 논에서 울고 있는 개구리 소리가 처량스럽게 들려오는저녁! 

     어둠은 찾아오고 지난밤의 비가내리는 경부고속도로 달려왔던 피로도 이제는 다 풀어졌는데,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 가는 마음의 준비보다  한 주일이 시작되는 아침이 오는 것을  막고 싶은 기분이 드는이유는

     산넘어 산처럼  또 하루를 쉬고 싶다는 뻔뻔함이 시간을 고무줄 처럼 땡겨보고 싶어진다.

     모두들 건강한 몸으로 황금같은 연휴를 잘들 보내셨는지!

    

     어머니의 기일 덕분에 그리운 고향의 냄새를 맡고 돌아 온 지금 ,아직도  마음속에 담겨진 고향 땅의

     하얀 아카시아 꽃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천안 논산 고속도로로 들어서면서 풍겨지는 향기는 달리고 있는  차안에까지 들어 왔었고

     이곳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고향의 냄새까지  곁들인 아카시아 꽃의 짙은 향기가 어머니를 뵌 것처럼 마음이 푸근했다.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있던 그날 어머니를 그 산에 모셔 놓고, 산을 내려 오던 날에는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이 되었는데,  슬픈 산은 이제는  그리움이 있고,가족을 만날 수 있는 포근한 곳이 되었다.

     한달음에 장거리를 달려온 피곤함도 잊은채 "엄마 나 왔어"

     물론 대답이 없는 고요함이 흐르는곳이지만 ,형제와 만나서 수다를 떨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음이 그저 표현 할 수 없는 정겨운 곳이 되었다.

     40여년이란 세월속에 손가락을 꼽을 만큼  아주 가끔 만났던  친구와의  만남은 또다시 비오는 저녁이었다.

     그 친구와의 만남속에 비는 왜 자꾸 둘러리를 서는지?

     그리운,정겨운, 잊을 수 없는 친구와의 만남은 하늘도 시샘을 하는것일까?

     비오는 날의 짧은 만남은  아쉬움만 커져간채 ,이렇게 황금 같은 연휴는 끝이 났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내일을 향한 창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개구리 울음소리와 장단을 맞추면서...

     아카시아 꽃 향기가 그리움으로 되어버린 저녁!

     모두에게 또다시 건강한 한 주일이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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