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가 계신곳...

nami2 2010. 5. 28. 22:45

     어머니가 계신 산속의 3평짜리 작은집에는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어머니가  이 작은집으로 이사 하시던 그해에도 지금처럼 활짝 핀 꽃들이 어머니의 이사 오시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이사를 하면 즐거움이 있지만, 이곳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누구나 이사를 오게 되면, 하늘도, 땅도, 새들도,

     꽃들도 이세상 누구나 슬퍼해야  한다.

     그러나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은 슬픔보다는 그저 애틋한 그리움만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음력 4월 7일은 어머니가 이곳으로 이사하신 날이다.

     부처님 오신날, 그 뜻깊은 날에 어머니는 불자이면서 왜 이사 갈 집을 정하신것인지?   

        어쩜 어머니가 생전에 계실때 심으셨던 '하얀 씀바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어머니 보다  옆 자리에 계신 아버지가 먼저 이곳으로 이사 오셨을때 부터 있었으니까~ 

        부모님이 계신곳은 정말 3평 남짓의 아주 작은 집이다.

        평소에 부모님은 '어머니표' 김밥을 좋아 하셨다.

        어머니에게 전수받은 '어머니표' 김밥은 여동생이 아주 맛있게 싸서 부모님께 올리는 우리들만의 상차림이다.

        다른 집에서는 볼 수 없는 상차림에는 배추김치도 필수로 올라간다.

        두분이 좋아 하셨기에 격식을 안따진 편안한 상차림이다.

        그리고는 부모님앞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며,같이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부모님이 같이 합석한자리라고 생각하며... 

        특히 어머니가 계셨을때 처럼 이야기를 하다보면,어머니의 반가운 미소도 눈에 비쳐진다.  

                                       어머니에게 가는 길에 잠시 들렸던 휴게소에 핀 장미꽃

      오랫만에 찾아 온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 보시는 어머니의 표정은 여전히 인자하신 그 미소일까  생각해본다.

      자식들과 12년동안  아버지를 찾아 오셨던 어머니는 어느날 우리 곁을 떠나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혼자 계실 아버지가 사뭇 마음에 걸리셨는지, 김밥을 싸서 아버지께 올리시던 어머니는 지금은 작은 딸이 싸온

      김밥의 맛을 보시면서  어떤 말씀을 하실런지. 

      대화가 없는 마음속의 메세지가 이쪽과 저쪽으로 통할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흐드러지게 피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다녀간 뒤 어머니가 맡으실 아카시아 꽃 향기!

      어머니 집 옆에 우뚝 서서 한여름 아버지 기일때 찾아 오면,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아카시아 나무이다.

                                                                        꽃향유

     어머니 집으로 이사를 하던 날에는 하루종일, 몇날 며칠 슬픔이었지만, 이제는 그리움이 있고, 편안함이 있는곳이다.

     길이 멀고, 사는것에 얽매이다보니 자주 찾아 뵐수 없는 곳이지만, 어머니가 계시고, 아버지가 계신 

     이 산속의 작은 집이 있기에 고향을 그리워하고, 고향으로 가는길에 설레임도  가져보게  된다.  

     고향 가는 길가에 핀  들꽃 한송이도 부모님 뵙는것처럼 소중하였기에 타향에 살면서도 늘고향을 그리워 하게 되는가보다.

     하늘 저 위로 가셨어도  부모님의 문패가 있는 이 작은 집은 고향이 보이는 산속에 언제까지나  있으므로, 느끼게 되는

     마음속의 안식 같은것이기에  그곳으로 가는 매년 이맘때면 몇날 며칠 밤을 뒤척이는 밤이 되는 이유였는가보다.

     사는 것에대한 시간의 얽매임은  어머니의 기일이 지난 뒤에 찾아 뵙게 되는 불효까지 짓게 되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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