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4)

nami2 2010. 5. 16. 21:49

     바람이 불어 올 때면 감미로운 향기는 코 끝을 자극시킨다.

     하얗게 피어나는 찔레꽃향기 그리고 아카시아 향기가  장미꽃보다 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생각해본다.

     꿈결처럼 들려오는  이른 아침 뒷산의 뻐꾸기 소리에 늦잠을 포기한채 일찍 일어났던 휴일!

     어느새 봄은 소리없이 가버리고, 뻐꾸기 소리에 아침을 여는 초여름 날에 아카시아 숲으로 둘러쌓인

     뒷곁에서 날아드는 향기는  잊혀져 가는 고향집 동네 뒷산에서 느꼈던  그리운 냄새였다.

     제법 햇볕의 따사로움에 반짝이는 짙은 초록색 무리속의  오색 찬란한 연등이 한 주일밖에 남지않은

     초파일을 알리려는듯 산속은 지금 바쁘기만하다.

     모두들 건강한 몸으로 잘들 계셨는지!

     언제나 휴일이면 반복되는 나의 산사여행은  이제 갓 태어나 세상을 바라보는 아기처럼~

     산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부터 곱게 핀 야생화를 숲속에서 찾아내는 기분은  마냥 새롭기만 하다.

     내가 살아왔던 세월은  너무도 살기위한 맹목적인 안간힘이었었나보다.

     그렇게 많은 풀 숲에 핀 야생화, 그리고 숲속의 나무가지에 핀 이름모를 꽃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직도 이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이다.

     풀 한 포기,나뭇잎 하나에서 피어나는 이름모를 꽃들은 고달픈 인생살이에서 활력소를 가져다 주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이었다.

     사진을 찍고,그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다른사람들도 내가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 같은 것을

     더불어 느낀다면, 나는 언제까지나 산속을 ,들길을 헤매면서 꽃을 찾아 떠도는 영혼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해본다.  

     어느 이름모를 산사를 찾아 헤맸던  휴일의 하루!!

     좁은 산길에서 마주치는 차가 있으면 , 바퀴가 옆으로 빠질 것 같은 위험이 있으면서도 그래도

     산길을 달리면서 느끼는 감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아카시아 꽃과 오동나무 꽃이 서로 자리 다툼을 하며 피어 있는 산 주변에도 서서히 땅거미가 내려 앉는다.

     송화가루 바람에 흩어져, 노란 눈이 내린 것 같은  그 산길에도 오늘 하루 꽃과 나무와 푸르름이 있어

     행복했었기에 나름대로 감사함을 전해본다.

     모든사람들이 언제나 행복하고, 외롭지 않는~ 그래서 또 한 주일을 시작함에 마음이 푸근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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