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 '보타암' 경내에서

nami2 2022. 5. 12. 23:02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5월이지만, 날씨의 변덕은 어떻게 막아볼 수 없을 만큼 심했다.

더구나 힘들게 심어놓은 텃밭의 작물들은  애타게 비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른 아침에  내렸던 비는  즐비하게 세워놓은 주차장의 자동차 지붕만 겨우 촉촉하게 해놓고 끝이났다.

그리고는 하루종일 안개와 바람과 감기들 만큼의 이상한 기온만 계속 되었다.

어느새 아카시아 꽃잎은 모두 땅위로 떨어져 내리고, 찔레 꽃잎도 후줄근, 작약 꽃잎도 엉망...

점점 꽃이 사라지는 쓸쓸한 초여름날에는 오직 장미꽃들만 제 세상을 만난듯 활기가 넘쳐났다.

 

엊그제 통도사를 다녀오면서 

통도사 산내암자 보타암의 경내를 한바퀴 돌면서 찍어놓은 사진들을 이제서 올려본다.

사진속에 연등만 보이지 않았다면, 밀린숙제라고 핑계를 대지 않아도 되는데

이미 초파일이 지난지 며칠이 되었으나, 아직 거둬들이지 않은 것 처럼 보여지는

경내에 매달린 연등들이 게으름의 상징이 될까봐  밀린 숙제라고 변명을 해본다.

왜냐하면 초파일 전에 다녀왔기 때문에 ,경내의 연등은 초파일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타암 약사전 뜰 앞에  하얗게 핀 철쭉이 눈부실 만큼 예쁘다.

 

보타암 대문에서 시작되는 연등은 법당 까지 이어졌다.

 

보타암은 통도사 여러 산내암자들 중에서  단 한곳뿐인  비구니 암자이다.

그래서 더 예뻐 보이는 암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약간은 특이한 색깔의 철쭉꽃이 보타암 뜰 앞을  화사하게 해놓았다.

 

다른 곳에서는 빨간 철쭉도 예쁘다고 칭찬할지 모르지만, 내 눈에 비쳐진 꽃 색깔은 지긋지긋이었다.

그런데 이곳 암자에서 만난 빨간 철쭉이  웬지 예뻐보였다.

 

보타암 경내에서는  이제서 '자목련'이 피고 있었다.

 

푸르름이 가득한 초여름날에  '자목련' 꽃이 다닥다닥 셀 수없이 많이 피었지만

푸른 잎이 없었던 봄날의 자목련 만큼은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았다.

 

                     보타암 경내

 

                          화란붓꽃

 

                          공조팝

 

영축산이  한 눈에 바라보이는 곳에서  정갈하게 장독대가 늘어서있었다.

 

 또다른 자목련나무가  너무 풍성했다.

자목련은 원래 4월에 피었다가 사라지는 꽃인데, 이곳 보타암의 자목련은 특이했다.

푸르름이 가득한 나무에 보랏빛 꽃들이지만, 그다지 돋보이지는 않았다.

 

고즈넉한 암자 담장을 따라서 연등이 매달린 풍경도 봐줄만 했다.

 

암자 숲길에서 '층층나무꽃'을 만났다.

그런데 나무가 너무 높아서 사진 찍는다는 것이 무리가 되었다.

어렵사리 겨우 찍어본 사진이었기에 층층나무꽃이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는다.

 

암자 주변 숲길에서 '오동나무꽃'을 만났다.

그렇게 오래도록 숲길을 다녀봤는데, 이제 오동나무꽃이 보여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숲길의 오동나무꽃은, 나무가 너무 높아서 사진 찍는다는 것은 완전 불가능 이었다.

줌인으로 사진을 찍어보려니까  꽃의 희미함에 자꾸만 아쉽기만 했다.

그래도 눈으로 직접 바라본다는 것만으로 대박이었다.

 

카메라 줌인 으로 '오동나무꽃'을  이렇게 예쁘게 찍어냈다는 것이 신기했다.

 

중국에서는 딸을 낳으면  집마당가에 오동나무를  몇그루 심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오동나무로 만든 장롱이나 화장대 등이 너무 좋기 때문에....

오동나무를 잘키워서  딸의 혼수품으로 사용하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무는 어떻듯, 내게 중요한 것은 

보라빛 색깔을 띄운 오동나무꽃을 통도사 암자가는 숲길에서 해마다 볼 수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