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초파일을 앞둔 통도사 풍경

nami2 2022. 5. 4. 23:45

음력 4월 초하룻날에는

전국의 어느 사찰에 가더라도  '풍경이 아름답다'라는 표현은 당연히 오색연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점점 짙어져가는 신록의 계절에 곁들여진 오색연등의 나부낌은, 초파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는듯

산사로 들어가는 발걸음 부터 가벼워지게 하는 오묘한 힘의 작용에 이끌린다는 것이 그럴듯 했다.

 

엊그제 음력 4월 초하룻날은 휴일과 맞물려서, 음력 초이튿날인 월요일에 통도사에 다녀왔다.

백신 4차 접종을 한후 이틀밖에 되지 않아서 , 접종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엄청 힘겨움이 있었다.

절집으로 가다가 어떻게 되더라도  절에는 꼭 가야 한다는 무모함은....

오히려 비실비실 하면서 집에서 출발할 때와는 달리 집으로 돌아갈 때는 가벼운 몸상태가 되었다는 것,

그것은 오직 눈으로 보여지는 산사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힐링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메모해본다. 

 

5월이 들어서면서 점점 하얀꽃이 피는 세상이 되었는데

통도사  총림문을 들어서면서 보여지는 풍경은  역시 하얀 이팝나무꽃이었다.

거리에서 보았던 가로수 이팝나무꽃과

또다른 모습의  통도사 이팝나무꽃을 보면서 저절로 예쁘다는 표현을 해본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앞의  기와지붕과 잘 어우러진 하얀 이팝나무꽃!!

 

                 이팝나무꽃

 

요즘은 토종라일락꽃이라고 불리는 '정향나무'꽃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었다.

수수꽃다리와는 또다른 분위기와 향기는 5월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 같았다.

 

통도사 일주문과 천왕문으로 연결되는 연등이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천왕문에서 바라본 불이문 풍경인데, 햇빛 때문에 연등이 희미한 그림자만 남겨졌다.

 

마음이 삐딱했는지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사진이 약간 삐딱해졌다.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얼른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그만 명품 사진이 된듯 했다.

그래도 문 밖의 화사한 풍경은 예쁘기만 했다.

 

통도사 범종루 옆의 '쪽동백나무'에서 예쁜꽃이 피었다.

한달에 한번 통도사에 가면서 쪽동백나무꽃을 본다는 것은 대박이었다.

집 주변을 비롯한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쪽동백나무는  유일하게 통도사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이다.

 

쪽동백나무꽃은 때죽나무와 형님 아우님 할 만큼 꽃이 비슷한데

두 나무는 잎으로 구분 할 만큼 잎사귀 모양이 다르다.

때죽나무는 잎이 작지만, 쪽동백나무는  잎이 오동나무 만큼이나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쪽동백나무꽃은 때죽나무과이며, 전국의 산과 숲에서 5~6월에 꽃이 핀다고 한다.

 

 

초파일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연등행렬을 보면 알 수 있다.

 

음력 4월 초파일쯤에 볼 수 있는 풍경들은 

경이롭다는 표현과 함께 그냥 마음이 편안해진다.

 

통도사 관음전 앞에서 대웅전 앞까지

 

적멸보궁이라는 편액이 붙은 '사리탑'은 

대웅전의 바로 뒷쪽에 통도사의 중심이 되는 금강계단 '불사리탑(佛舍利塔)이 있다.

이곳에는 통도사의 창건주이신 자장율사께서

당나라에서 모시고 온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봉안하였다고 전한다.

이로 인하여 통도사가  불보사찰의 칭호를 얻게 되었다. 

 

담장 너머에서 바라본 불사리탑 풍경

 

                  통도사 대웅전 앞

 

요사채 담장 너머의 연두빛 감나무와 오색연등이 참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통도사 명부전 앞의 하얀 영가등이  신경을 쓰이게 한다.

통도사에 가면 늘 명부전 법당에 앉아서 극락왕생 기도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300년이 넘은 '오향매' 나무에 매실이 다닥다닥 튼실하게 매달려 있었다.

 

통도사의 하로전은  천왕문과 불이문 사이의 영역으로 

세개의 불전과 만세루가 삼층석탑을 에워싸고 있는 형식을 이루고 있다.

 

음력 3월초하루 때와 4월 초하루 때의 통도사 풍경은

울창한 숲그늘에 푸르름이 완연하다는 것이다.

어느새 초여름이 되어가고 있는듯한 풍경들이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그 길을 걷고싶게 했다.

 

숲길을 걷는다는 것이 그냥 뿌듯하다는 것은  오색연등의 아름다움이었다.

이런 저런일로 마음은 가라앉아 있었고,  4차 백신 접종의 후유증이  컨디션을 참 기분 나쁘게 했다.

그런데....

이 길을 걸어서 힘들게 절집에 갔었고, 절집에서 나만의  할 수 있는 기도법 덕분인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 된듯, 발걸음도 가벼워졌고 백신의 후유증도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 있었다.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바라본 숲길의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