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갈매기들과의 즐거운 시간

nami2 2022. 1. 25. 21:27

눈에 보여지는 것이라고는 무채색의 삭막한 겨울풍경일때는

바다가 주변에 있다는 것이 꽤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은  해안가로 향할 때가 많다.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 바다는 야속했지만, 그래도 해풍이라는 것이 그다지 춥지 않다는 것인데.... 

해무가 가득해서 희뿌연 바다일때도 심심치 않은 것은 갈매기가 있고, 파도가 있기 때문에

겨울철의 해안가 산책은 지루하지 않고, 혼자서 오래도록 머물러 있어도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영악한 들판의 새들은 인기척만 있어도 날아가기 바쁜데, 갈매기들은 사람이 옆에가도 날아가지를 않는다.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과 친숙해졌다는 뜻이겠지만, 아무튼  가까이 다가가도 피하지 않는 녀석들을 보면서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도  갈매기들만 있다면

혼자서도  잘놀다가  시간이 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자꾸만 즐거움이 되는듯 했다.

 

갈매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도 절대로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가까이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도 꿈쩍않는 녀석들 때문에  바다에서의 시간은 지루하지 않았다.

 

모래위에 새겨진 갈매기들의 발자국이 앙증맞고 예뻤는데

파도가 밀려왔다 사라지니까  깨끗하게 씻겨지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파란 하늘과 검푸른 바다,  하얀 물거품이 만들어지는 파도

그리고 갈매기와 모래밭....

자연이 만들어 놓는 아름다움은 절대로 외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갈매기와 한 소년이 연출해낸  멋진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모래밭 걷기를 잠깐 멈추었다.

 

새우깡 한봉지만 있으면 서로가 이렇게 즐거운 것을....

 

예전에 새가 나오는 영화를 본 후 괜한 트라우마가 생겼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새'라는 영화

그 영화를 본후

갈매기도 그렇고, 참새도 그렇고..... 새떼들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새떼들이 있으면, 눈을 빼먹을까봐 늘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했던 것이  버릇이 되었는데

 

오랫만에 이렇게 많은 갈매기들을 보면서, 즐거워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바닷가에 수없이 발걸음을 했어도, 이런 장면은 살아 오면서 한번 볼까말까인데....

너울 너울 춤추는듯한 갈매기들의 멋진 장면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언제 어느때 새우깡을 던져주는가를  잘 알고 있는듯한 소년의 행동에

즐거움의 박수를 쳐주었다.

 

해운대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광안리 해수욕장

그리고 동해남부의 일광해수욕장, 임랑, 나사, 진하해수욕장에서도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멋진 장면을

이곳 송정해수욕장에서 30년만에 처음 보는 것 처럼, 진짜 멋진 풍경이었다.

 

새우깡을 좋아하는 갈매기들이라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멋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멋졌다.

 

먼 수평선, 그리고 써핑하는 사람들, 하얀 파도

그리고 갈매기떼들을 멋지게 컨트롤 하는 소년의 예쁜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날씨가 좀 더 맑았다면 더욱 멋진 풍경이 되었을텐데...

또다시 날씨타령을 해봤다.

 

붉은부리 갈매기들은  부리와 다리가 붉은 색이다.

이녀석들은 유라시아 대륙 북부, 영국, 아이슬란드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 적도 부근에서 월동하는데

 

국내에서는  하구, 항구에서 무리를 지어 월동하는, 흔한 겨울철새들이다.

번식기인 여름엔 머리, 부리, 다리가 검은색 계열로 변하여, 검은머리갈매기로 불리는데

겨울을 나기위해 우리나라로 왔을때는 부리와 다리가 붉은 색이어서

붉은부리 갈매기라고 불린다고 한다는데

10월 초순 부터 날아와서 4월 초순 까지 해안가에 머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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