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추위를 재촉하는 겨울비가 내리더니 생각보다 훨씬 기온이 떨어졌다.
그래봤자 영하2도...
늘 따뜻하기만 했던 날씨였는데,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니까 한겨울 강추위가 찾아온듯한 느낌에
주머니속에 핫팩을 넣을 만큼, 컨디션이 엉망이 되었다.
예전에는 추운날에도 참 용감했는데, 나이라는 숫자가 올라갈수록 추위를 두렵게 한다는 것이 기가막혔다.
차거운 물도 못마시고, 옷도 따뜻하게 입어야 하고
늦가을 부터는 좋아하는 캔맥주도 마시지 못하니까, 그냥 살맛이 나지않는다.
또다시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표현을 써본다.
집 주변에는 모두들 김장을 끝내서 여유를 가진 사람들뿐인데, 밀린 숙제 하듯 추운날에 김장을 하느라 바빴다.
대단한 것을 끝낸 것도 아닌데....
김장을 끝내고 나니까, 앓던 이가 빠져나간 것 처럼 후련했다.
시작을 하면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을...... 왜 그동안 게으름을 피웠는지?
밀양 표충사를 다녀오면서, 주변의 먹을만한 식당을 검색해봤다.
아무곳에 들어가서 한끼 때우는 것보다는, 기왕이면 괜찮은 밥집에 들어가면 낫지 않을까 ?
낯선 곳에서의 한끼 식사는 대충 해결해도 되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여행지에서는 가급적이면, 기억속에 남겨진 밥상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방송프로를 한번도 빼놓지 않고 시청하고 있었다.
평소에 즐겨보는 방송프로는 "최불암 한국의 밥상, 김영철 동네 한바퀴, 허영만 백반기행"인데
몇 년 전 까지만해도 우리집 아저씨와 전국의 맛집 기행을 참 많이도 했건만...
지금은 그렇수 없는 부득이한 여건 때문에 방송을 보면서 마음으로만 다녀오곤 했었다.
표충사를 가면서 기왕이면
허영만씨가 탤런트 윤미라씨와 6월에 다녀간, 백반기행에 나오는 집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찾아갔다.
이곳은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109회 2021년 6월 25일에 방송이 되었다.
사자평 명물식당이라는 백반집은
표충사에서 나오면서 제대로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갈뻔한 시골스런 밥집이었다.
번듯하게 지어놓은 일반 식당보다는 외관상으로는 약간 뒤떨어지지만
무언가 정감이 가는, 그래서 더 맛깔스런 한끼 식사를 할 것 같은, 그런 집이었다.
마침 찾아 갔을때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 시간이라서
산골마을의 그냥 평범한 식당 내부는 썰렁했지만, 난로 속에서 타고 있는 장작이 추위를 녹여주었다.
사극 드라마에서 나오는 예전의 주막 '봉놋방' 같은 방에 안내 되었지만
장작불이 후근거릴 만큼, 불에 타고 있는 난로가 좋아서, 난로 옆으로 식탁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주인께서 직접 도토리묵을 쑤어서 판매를 하는 것 같았다.
도토리를 주워서 직접 쑨 자연산 도토리묵을 먹고 싶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생략했다.
실내에는 식당을 찾는 사람들에게 판매를 할 수 있게 여러가지 것들을 마련해놨다.
특히 밀가루 묻혀서 말린 고추부각이 눈에 띄었다.
밀양 대추가 맛있기로 소문났기 때문인지, 판매대에는 대추가 제법 자리를 차지했다.
그밖의 여러가지 곡식들도 있었다.
식사 메뉴는
정식, 산채비빔밥, 손두부, 도토리묵, 두릅, 곤달비전, 더덕구이가 있는데...
우리는 산채비빔밥과 손두부를 시켰다.
예전의 어머니가 차려준 그리운 밥상, 그런 맛이었다.
진짜 토속적인 맛의 집된장 두부찌개와 비빔밥
그리고 요즘 세상에서는 절대로 흉내낼수 없는....
옛날 옛적의 밑반찬의 느낌은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 간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사자평 만물식당의 입구이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늦은 오후에 갔었기에 주변의 풍경은
그러잖아도 추운 날씨였는데 생각보다 훨씬 추워보였다.
사자평 만물식당은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662번지
표충사 들어가는 길의 산골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오래전 부터 식당에서 쓰이는 모든 식재료들을 전통방식으로 직접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시 기회가 된다면, 다시가고 싶은 '밥집'이었음을 메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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