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닐때는 가디건이 필요할 만큼 날씨가 쌀쌀해졌기에
벌써 깊은 가을인가 생각했던 것이, 착각이었음을....
이곳(부산)으로 내려온후, 요즘은 그저 10월 초순의 초가을 날씨라는 것을 일깨워주는듯 했다.
가디건도 필요없고, 긴팔 옷도 필요없는
그냥 날씨가 더운 동해남부 해안가였기에 아직도 선풍기가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이쪽 저쪽은 어느새 깊은 가을이었고
강화도로 가는 김포의 어느 항구에서 펄떡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새우를 먹었다는 것이 아직도 미련이 남는다.
코로나 이전, 10월 초순에는 가족들이 가끔씩 찾아가서 싱싱한 왕새우를 즐겨먹었던 것이 생각났었다.
마침 서울에 갔던 시기와 왕새우 먹는 시기가 같아서 왕새우를 먹으러 가자고 합의를 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인원제한이 복병이 되어서 가족들의 발목을 잡았다.
마침, 가족중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전하게 끝낸 사람만 낙찰되어서 여유롭게 왕새우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항이라고도 하고, 대명포구라고도 하는 곳은 우리가족이 오랫동안 다니던 곳이다.
그곳의 대명수산....
메뉴판을 보면서, 메뉴판에 있는 모든 것이 먹고 싶어졌다.
새우를 싫어하는 사람도 물론 없겠지만, 특히 우리가족은 나를 비롯해서 모두 새우귀신들이다.
집에 남아 있는 가족을 위해 일단 포장을 주문해놓고, 왕새우 소금구이, 왕새우 튀김, 전어회, 칼국수를 주문했다.
살아서 움직이는 새우는 사진으로 찍을 수 없었다.
펄떡거리며 발광을 하는 녀석들을 뜨거운 소금 냄비속으로 집어 넣는 것이 안되었지만
그래도 왕새우 소금구이를 먹기위한 방법이니까 어쩔수 없었다.
코로나 상황이지만, 왕새우 소금구이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을철 별미였음을 실감케 했다.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는지?
지금이 코로나 시대가 맞는 것인가 말문이 막혔지만, 나자신도 그 대열속에 합류했으니 할말은 없었다.
왕새우는 살아있는 녀석을 먹는 것도 별미였다.
팔딱거리며 움직이는 녀석을 꼭 잡고, 껍질을 까는 동안 못할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쫄깃거리는 생새우의 맛을 즐겼다.
살아서 움직이는 녀석의 껍질을 깐다는 것은 참으로 잔인했지만....
초장에 찍어먹는 생새우의 맛은 달착지근하고 쫄깃거리는 맛이 먹을만 했다.
왕새우 구울때의 주의사항...
먹음직스럽게 튀겨나온 '왕새우 튀김'도 한몫을 했다.
시원한 캔맥주가 생각나게 했지만, 사이다 한잔과도 잘어울리는 듯 했다.
맛있게 구워진 새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새우머리만 남았다.
새우 머리도 맛있게 구우면, 메뚜기 맛이 난다는 여동생의 말이 있었기에
새우 머리는 버터구이를 하면 더 맛있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버터에 바르지 않고 그냥 구웠다.
새우머리 굽는 것은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많이 구울수록 바삭거리면서 예전의 메뚜기 먹는 맛과 같은 맛이었다.
우리집 주변의 '기장 대변항구'에서도 시간이 없어서 못먹었던 '전어구이'를
김포 대명포구에서 맛을 보게 되었다.
텃밭에 깻잎이 지천인데, 따라나온 깻잎이 부족했다는 것이 불만이었다.
전어회는 마늘과 땡초를 넣고, 깻잎에 싸서 먹으면 진짜 맛있는데....아쉬움은 있었지만 잘먹었다.
바싹 구운 새우머리도 먹을만 했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나온 칼국수의 맛도 끝내줬다.
여동생내외와 셋이서 먹었던 여러가지 메뉴들로 인해서 배는 불렀지만
그래도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가 유혹을 했었기에 먹었더니, 역시 서해바다의 바지락 칼국수였다.
내가 살고 있는 동해남부 해안가에서는 절대로 먹을 수 없는 '왕새우 구이'는 진짜 별미였다.
왕새우로 만드는 '새우장'은 꽤나 맛있게 잘 만든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동해안에는 싱싱한 새우가 없다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어쩌다가 택배를 부탁하면
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새우가 죽어 있었지만, 싱싱하다는 생각으로 새우장을 담그기도 하는데
살아있는 왕새우를 먹으면서 생각한 것은
꼭 한번만이라도 펄떡거리는 생새우로 새우장을 담가봤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새우와 꽃게 그리고 바지락이 싱싱하게 나오는 서해 바다가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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