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부산, 금정산 가을산행

nami2 2021. 11. 6. 23:09

11월로 접어들면서 하루해는 자꾸만 짧아지고, 날씨도 점점 싸늘해져 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껴본다.

겨울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은, 어느새 피고 있는 겨울꽃 애기동백꽃이 눈에 띄고 있음이다.

그러나 겉잡을 수 없는 세월의 무게가 해마다 이맘때면 되면 더욱 무거워짐을 느끼는 것은

낙엽이 지는 만추를 바라보는 서글픔이 

또 한해가 덧없이 저물어간다는 것 때문에 찾아드는 부담감이 마음속을 짓누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단풍이 물드는 가을은 예쁘고, 낙엽이 쌓인 거리는 그나름대로 낭만이 있다는 것에

마음을 스스로 위로해주고 싶은 멋진 가을임을 인정해본다.

 

더 추워지면 산속에 있는 야생화들이 모두 사그러들까봐 ,괜한 조바심을 내면서 출발했던 산행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오를수 있는 금정산이었다. 

 

금정산성 동문에서 부터 시작되는 산행은, 금정산성 성곽길을 따라서 걷는 예쁜 길이었다.

웬만큼 걷는 것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그냥 쉼없이....

이곳저곳 눈여겨보며 하루를 즐기면 되는, 그런 길이라서 누구에게도 권해보고 싶은 길이다.

성문 밖에 서있는 단풍나무가 멋져보여서, 금정산성 동문을 들어가기 전에 사진을 찍어봤더니 괜찮아 보였다.

 

금정산성 동문에서 산길을 걸으면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쉼터 같은 큰 바위인데

그동안은 늘 다른사람들이 쉬고 있어서 한번도 제대로  쉬어보지 못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번 산행에서는 우리 차지가 되었다.

바위 위에서 바라본 금정산성마을과 대륙봉, 상계봉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억새가 예쁘게 피어 있는 곳에서, 잠시 사진을 찍으며 바라보니

저 먼 곳의 망루를 지나서, 산 능선을 몇개나 더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 까마득했지만,

쉬엄 쉬엄 사진도 찍고

야생화와 눈인사도 하고,  간식도 먹으며  시간을 즐기다보니 ......지루하지 않았다.

 

무명바위를 바라보면서 

좁다란 성곽길을 따라서 걸어보는 것도 괜찮았다.

 

바위에서 살아가는 소나무는 

이곳을 지날때마다 늘 변함이 없다는 것이 신비스럽기 까지 했다.

 

                    구절초

 

금정산성 4망루가 있는 넓은 길은 생각보다 많은 야생화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즐거움이 되어준다.

이곳 저곳을 서성거려 보면  생각보다  훨씬 야생화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산 꼭대기에 만들어진  넓은 들판 같은 곳......늘 걷고싶은 길이다.

 

금정산성 4망루와 의상봉

 

바위 위의 또 바위가  아슬아슬이지만, 태풍이 아무리 심한 것이 지나가도 끄떡없는가보다.

늘 그자리에 그대로 잘 있으니까..

 

돌틈사이에서 자리잡고 피어 있는 구절초꽃이 진짜로 내가 만나보고 싶은 강인함의 야생화이다.

척박한 돌틈에서도 예쁜 꽃을 피우고 있는 구절초꽃은

금정산 정상(810m)의 바위틈새 곳곳에서도 예쁘게 꽃을 피우는 것을 지난해에 만났었다.

 

산길을 걷다가 멀리 있는 산봉우리를 줌인해서 찍어봤다.

그러다보니 정작 찍어야 했던,  원효봉 표지석 앞에서 사진 찍는 것을 까먹었다.

 

꽃향유가 피어 있는 길을 따라서 걷다보니

산이 높을수록 '꽃향유'는 제법 많이 피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운대 장산 정상에서도 만났고, 금정산 정상 주변에도 꽃향유는 군락지가 많음을 실제로 보았었다.

 

억새가 있는 산길을 따라서 걷는 재미도 가을 산행이었기에 가능했다.

조금 더 시간이 늦어지면

억새의 은발도 모두 바람에 날아가서  빈 쭉정이만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곳곳의 산길에는 꽃보다 더 예쁜 ,청미래덩굴 빨간 열매가 지천으로 있었다.

 

청미래덩굴 열매는, 직바구리 녀석이 가장 즐겨먹는 열매라고 한다.

자연인이다" 프로에서 자연인이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어떤 새라도 좋아하는 열매가 있어서 충분한 먹거리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금정산 산행을 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바라본 단풍이다.

 

  봄날에 산행을 하면서 하얀 팥배나무꽃을 본후에 어떤 열매인가 가을을 기다려보았다.

  가을날에 직접 확인하게 된 팥배나무 열매가 반가웠다.

  올해는 금정산 원효봉 부근에서 팥배나무 꽃과 열매를 모두 볼 수 있었다.

 

이곳 까지 걸어갔다면, 금정산성 북문은 코 앞에 있음을 직감한다.

길고 긴 산행의 끝은 

북문에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금정산 정상"고당봉(810m)"에 올라가느냐 마느냐를  늘 고민하게 된다.

 

금정산성 북문이다.

함께 갔던 길동무가  바쁜 일이 있다고 해서  이번 산행에서는 정상에 올라가지 못하고

산성마을로 하산을 했다.

산성마을 까지 내려가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하루 걸었던 걸음을 확인해보니, 19,000보가 넘었다

발바닥에 불이 붙어서 쩔쩔맸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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