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해운대 해수욕장 앞 까지는 35분이 소요된다.
그렇게 가까운 해운대 해수욕장에 발을 디딘 것은 지난해 이맘때에 다녀왔으니 ,딱 1년만이다.
그것도 일부러 찾아간 것이 아니라 광안리 해수욕장 주변의 종합병원에 검사 결과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다는 생각에, 해운대 해수욕장 앞에서 하차를 했었다.
해운대 해수욕장 앞에서 1003번 좌석버스를 타면, 부산역을 지나서 남포동을 경유해서 자갈치를 지나간다.
물론 1003번의 출발지는 내가 살고 있는 기장이고, 종착지는 부산 대학병원 주변이다.
기장에서 시내에 볼일이 있으면, 늘 타고 다니는 1003번 좌석버스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언제나 만원버스가 된다는 것을 오랜 시간동안 지켜보게 되었다.
물론 부산역에서 해운대로 들어가는 버스도 이미 만원버스가 되는 이유는 남포동, 자갈치에서도 관광객들이
쉼없이 해운대로 찾아들고 있음이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보았던 풍경인데
그런 명승관광지 해운대 해수욕장을 1년에 한번 정도 어쩌다 가본다는 것이 배부른 투정인 것인지 ?
많은 사람들은 제주를 빼놓고는,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부산이고, 그것도 해운대라고 하는데....
그런 해운대 해수욕장을 소홀하게 생각했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웬지 미안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병원을 가기위해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해운대 해수욕장에 우뚝 서있는 호랑이 녀석이 눈에 띄길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버스에서 내려서 눈인사를 해봤다.
밝아오는 새해가 '호랑이 해'
지난해 이맘때는 커다란 소 한마리가 바다를 향해 앉아 있었을때는 새해 희망이라는 것도 있었거늘...
코로나 예방접종 세번 한 것 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또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관광지였음을 많은 사람들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추운 날씨였지만, 밀려오는 파도를 보면서 좋아하는 모습들이 인상깊었다.
날씨가 조금만 도와줬다면 좋을 텐데....
바다는 하루에도 몇번씩 변덕을 부리는 것이 못마땅할 만큼 우중충했다.
소나무 밑 휴식처에서 ,추운줄도 모르고 뭔가를 하는 모습들이 신기해 보였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음식을 먹는 사람, 차를 마시는 사람, 그냥 멍때리는 사람....
나도 그 옆 빈 의자에서, 따끈한 커피 한잔을 하며 대열에 합류해봤다.
밤이었다면 더욱 멋졌을 전광판의 나무가 , 낮에는 겨울왕국의 하얀 나무가 된 것 처럼 멋졌다.
모래사장 한 복판에 서있는 조형물은
파도에 쓸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들어 놓은 '소라의 꿈'이라는 조형물이다.
.
겨울바다의 마스코트 같은 갈매기들....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절대로 도망을 가지 않는 갈매기들을 바라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채 함께 즐긴다.
이녀석들의 정식 이름은 '재갈매기'라고 하는, 겨울철새라고 한다.
여름 해수욕장은 발디딜 틈 없이 시끄럽지만
그래도 겨울바다가 좋아서 찾아드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사계절중에서 겨울바다를 무척 좋아 하기 때문에, 잠시나마 겨울바다의 쓸쓸함을 즐겨보았다.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앞에 즐비하게 서있는
먼나무의 빨간 열매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방파제 주변의 빨간등대가 그냥 외로워 보였고 무척 추워보였다.
조각품 처럼 서있는 겨울나무가 진짜 예술품 같았다.
멋진 배경 덕택이라고 생각해본다.
해운대 미포에서 오륙도 까지 유람하는 유람선이 곧 출발한다는 스피커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우중충이다.
날씨가 좋았으면 오륙도가 선명하게 보였을텐데
오후 4시25분의 하늘은 벌써 석양빛이다.
지난해 이맘때, 이 자리에 웅장한 소 한마리가 바다를 배경으로 멋지게 앉아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1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다.
마음 졸이고, 스트레스 받고, 주사 맞는 것에 대한 공포만 늘어났고
접종후 부작용으로 지옥을 넘나들며, 3차 접종 까지 끝냈어도 코로나는 여전히 기세등등이다.
부디 밝아오는 새해에는
귀엽고 예쁜 호랑이녀석에게
제발!! 코로나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주 큰 소리로 "어흥" 해달라고 부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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