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서울을 다녀오면서 다른 지방에는 서서히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통도사는 남쪽지방이라는 이유만으로 숲길에서는 아직도 매미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10월이 훌쩍 지나가고
11월로 접어들기 시작해야만 단풍과 낙엽이 조화를 이루워서 걸어볼만한 숲길일뿐...
아직은 이렇다할 풍경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약간은 밋밋하고, 삭막하고, 고즈넉하기만 했다.
암자를 향해 걷는 숲길에도,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할 만큼 아무런 가을꽃들이 눈에 띄지 않았으며
단풍 또한 찾아볼 수 없는, 적막함이 깃든 숲길이었다.
한달만에 찾아간 통도사 숲길에서 너무 실망을 했었기에 발걸음이 무거웠는데.....
암자로 들어가는 초입의 숲길에서
정말 예쁜, 영롱하기 까지 했던, 빨간 진주알 같은 열매는 앵두라고 해도 믿을 만큼 먹음직스러웠다.
새들도 너무 예뻐서 건드리지 않은 것 같은, 꽃보다 더 예쁜 열매였다.
아직은 가을색깔로 물들지 않은, 암자 마당의 풋풋한 모과열매는
다음달 초하루에는 향기 까지 물씬 풍겨지는 노란 색깔의 모과로 거듭날 것 같았다.
암자 앞 개울가에서 탐스럽게 피고 있는 하얀꽃은 이름이 헷갈리기만 했다.
미나리과의 '기름나물꽃' 같았지만, 정확하게는 자신이 없다.
개울가에 아직도 '물봉선'이 피고 있었다.
물봉선
닥풀꽃이 피어 있는 암자의 풍경은 진짜 예뻤다.
지난달, 9월(음력 8월 초하루)에 사진 찍어 놓았던, 보타암 풍경이다.
한옥 담장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닥풀꽃'은 신기하기 까지 했다.
보타암 뒷곁의 작은 화단에 심겨진 '닥풀꽃'은 너무 예뻐서 혼자 보기 아까웠다.
한달후
10월7일 (음력 초이튿날)에 보타암에 들렸더니, 닥풀꽃들은 모두 이렇게 변해 있었다.
예쁜꽃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엉성한 열매들만 어설프게 보여졌다.
엉성한 열매들 틈새에서
다소곳하게 피어 있는 예쁜 닥풀꽃이 "나 여기 있어요" 하는 것 같았다.
보타암 법당 뜰 앞의 '추명국' 꽃이 피어 있었다.
이곳이 비구니 암자라는 것을 말해주듯, 정말 예뻐 보였다.
법당 뜰앞을 예쁘게 장식 해놓은 듯한, 가을 모란이라 불리는 '추명국'
인기척이 없는 고즈넉한 경내에서 예쁘게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다른 어느곳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 보다 훨씬 예뻐 보였다.
맑고 푸른 가을 하늘의 흰구름은 유난히 멋져보였다.
그곳에 영축산이 있었기에 더욱 멋져보였는지도 모른다.
서서히 가을 색깔이 보여지는 통도사 숲길의 가을나무!!
아마도 한달 후,
음력 10월 초하루(양력 11월5일)에는 만추의 풍경이 멋지게 그려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때는 예쁘게 단풍이 들면서, 낙엽까지 떨어져 쌓인 숲길을
혼자서라도 외로워 하지 않고, 좀 더 기분 좋게 걸어보기로 약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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