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강화 전등사에서

nami2 2021. 10. 25. 23:51

추웠던 날씨가 차츰 풀리더니 이제는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제대로 돌아온듯.... 

해마다 이맘때면 창문을 통해 날아 들어오는 꽃향기가 깊어가는 가을날을 멋지게 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 뜰 앞의 나무가지 위에서 ,다닥다닥 노랗게 꽃이 피는 '금목서'가 그동안 날씨가 추워서인지

잔뜩 움츠렸다가, 날씨가 풀어지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예쁘게 꽃이 피고 있었다.

금목서의 꽃향기가 저물어가는 10월의 끝자락을 향기있는 시간들로 마무리 하는 것이 그럴듯 했다.

가을은 가을다워야 하는데...." 푸념섞인 목소리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던 것이 옛말이 된 것 처럼

이제는 제법 괜찮은 가을이 된 것 같아서, 단풍이 곱게 물드는 만추를 기다려본다.

 

지난 10월초에

코로나 때문에 발이 묶였다가 ,2년만에 서울행 열차를 탄후, 이곳 저곳에서 바쁜일이 있었기에

주변 여행은 하지 못했고, 잠시 시간을 내어서 다녀온 곳은 유일하게 '강화 전등사'였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어렵게 시간을 내어서 찾아갔더니,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었고 비도 내릴 것 같았다.

동문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서 우산을 준비 하지 않았던 이유로, 비를 만날까 하는 불안함 때문에

천년고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돌아보고 나왔다는 것이 지금껏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전등사 동문에서 전등사 까지는 숲길로 10분 정도 걸어야 했다.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635번지, 강화 삼랑성 동문 입구

 

삼랑성은  강화산성과 더불어 고려~조선시대에 수도 개경과 한양의 외곽을 방어하는 매우 중요한 장소였다.

강화 삼랑성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곳으로, 예로 부터 신성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한다. 

 

                         층층이꽃

 

전등사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하얀 구절초꽃이 피어 있었다.

다녀올 때가 10월 5일이었는데, 전등사에서 만난 가을꽃들은 이미 절정에 다달아 있었다.

부산과 강화라는 곳의 일교차가 엄청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부산에서는 10월 중순쯤에 산중턱에서 볼 수 있는 구절초꽃이

전등사에서는 10월 초순에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다는 것이 신기스럽기만 했다.

 

전등사의 가을은

하얀 구절초꽃으로 장식된듯, 모처럼만의 사찰여행에서 맘껏 구절초를 보게 되었으니

올해는 일부러 구절초꽃을 보러 가지 않아도 될것 같았다.

 

                붉은 색깔의 구절초꽃

 나무 숲으로 가려진 전각들이 멋진 풍경으로 다가왔다.

 

                          전등사 대조루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11년(381년) 아도화상이 창건 했으며, 진중사라 하였다.

고려 충렬왕8년(1282)년 정화공주의 옥등 시주와 인기스님이 남송에서 대장경을 들여 오면서

부처님의 법의 등(燈)이 전(傳)해진 곳"이라고 하여 전등사(傳燈寺)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전등사 대웅보전(보물 제178호)

 

예전에 여유롭게 다녀 갔을때는, 전등사 대웅보전 건물 네 모서리 추녀 밑에

발가벗은 여인이 쪼그리고 앉아서 힘겹게 처마를 떠받들고 있는 애처로운 모습을 봤었는데

이번에 갔을때는 비 바람에 쫒겨서 대충 지나치듯 다녀왔기에 볼 수 없었다.

 

경내에 화사하게 핀 코스모스가

전등사에 갔을때가 가을이었음을 말해주는 듯,  예쁘게 피어 있었다. 

 

뜰앞에 핀 '과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끼 낀 바위에 붙은 '와송'이 눈에 띄었다.

 

                       달마대사님!!

 

전등사 400년된 느티나무(보호수)

 

                    전등사 경내

 

가즈런하게 놓여진 장독대가,  다른곳의 장독대와  약간은 틀린듯 했다.

강화지역의 장독대의 전형적인 모습인가 싶어서 관심을 가져보았다.

 

전등사에 갈때마다 들려서 차한잔을 하던 찻집이다.

죽림다원이라는 이름이 찻집과 잘 어울리는듯

예전에 갔었을때는 정원도 참 예쁘게 가꿔져 있어서 한참동안 꽃구경도 했었는데

세월따라 풍경도 변하는 것이라고 ...중얼거려봤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우중충한 날에, 찻집 마당 한켠에서 마셔보는 따끈한 국화차 맛이 괜찮았다.

 

찻집 마당 바위틈에서 예쁘게 꽃이 핀 '큰꿩의 비름'이 제법 예뻐 보였다.

큰 맘 먹고 찾아갔던 전등사는

부산에서는 찾아 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곳이 아닌데, 날씨 때문에 대충 수박 겉핥기식의 사찰순례가

마냥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