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 극락암의 봄

nami2 2021. 3. 9. 22:54

3월이 시작된지 열흘 남짓이 지났는데, 주변은 온통 꽃세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흙속에서 땅위로 돋아나오면서, 꽃이 되는 작은 풀꽃 부터 시작해서

과수나무들 까지도 모두가 앞 다퉈서 꽃잎을 만들어내는 모습들이 어찌나 예쁜지?

요즘 같으면 할일없이 걸어도, 눈요기 할 것이 많아서 즐거움이 되는 시간들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다.

살구꽃이 피고, 복사꽃의 꽃망울이 터져나오고, 하얀 조팝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면서

한층 더 무르익어가는 봄날의 풍경들은, 꽃샘추위로 인한 움츠림도 활짝 펼수 있게 건강함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코로나가 끈질기게 머무는 세상에서 미세먼지 까지 합세 한다는 것이 약간은 화가날 정도로

하늘은 미세먼지에 가려져서 뿌연 하늘이 된다는것이 마음에 걸렸다.

파란 하늘을 제대로 볼수 없는 이른 봄날의 예쁜꽃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꾸만 꽃을 피우고 있었다.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에 일년만에 다녀왔다.

그동안은 통도사 설법전 뒤쪽의 냇물을 따라서 쉽게 갈수 있었던 길이  지난해 부터 막혔기에 

산모퉁이를 돌아 돌아서 걷는다는 것이 힘겨워서 극락암 순례길은 마음속에서 미뤄놨었는데

서울에서 내려온 가족들과 함께였기에 자동차로 쉽게 갈 수 있었다.

참으로 가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극락암 경내에 들어서니 막혔던 가슴이 뚫리는듯 했다.

 

극락암의 여여문 앞

여여문은 불교 경전인 금강경  여여부동(如如不動)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같을 여(如) 차별없이 평등한 그대로의 사물 모습 , 나 여(予)는 주다. 같다는 의미인데

여여(如予)는 고요하고 평온한 세계, 여여(如如)는 변함이 없음

그래서 여여문(如予門)은 삶과 죽음을 초월한 세계로 , 고요하고 평온한 세상으로 가는 문이라는 뜻이라고 하며

여여문의 현판 글씨는 경봉스님께서 쓰셨다고 한다.

 

이른 봄날의 정수보각 앞의 청매화 까지도 고즈넉해 보인다.

 

정수보각은 스님들의 수행공간으로서  출입제한이 된 곳이다.

1975년에 건립한 '정수보각'은 정면5칸 측면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단청을 하지 않은채

세월의 흔적이 나무에 배여 있는데, 과거에는 선원이었지만 지금은 요사채 역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극락암의 그 많던 홍매화가 어디로 갔는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홍매화도 극락암에서는 꽤나 쓸쓸하게 보여졌다.

 

극락암의 주 법당인 무량수각 앞의 동백꽃

독성각(단하각)은 나반존자를 모신 전각으로 극락암에서 가장 작은 전각이라고 한다.

조사각 뒷곁 장독대를 지나서 ,동백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서 가면 된다.

 

삼소굴 담장 너머의 산수유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이다.

삼소굴은 정면4칸 측면2칸의 맞배지붕으로 경봉스님께서 36세 부터 91세로 입적하기 까지

50여년 간을 생활하던 공간으로 현재는 불교화가 김범수님이 그린 경봉스님의 영정그림이 모셔져 있다.

 

극락암 삼소굴 입구에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할미꽃'이다.

 

                                       할미꽃

 

삼소굴 대문 안의 노란 산수유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지만, 날씨탓에 색깔이 우중충 했지만

그나름의 멋스러움이 있다.

 

                               삼소굴

 

     극락암의 봄날 풍경은 단연 삼소굴의 노란 산수유꽃이다.

 

원광제 뜰앞

원광제의 원광은 경봉스님의 호이며, 원광제는 정면4칸 측면3칸의 맞배지붕이며

현재는 경봉스님의 유물을 보관하고, 극락선원장의 거처로 사용중이라고 하며

원광제라는 편액의 글씨는 석재 서병오가 썼다고 한다.

 

삼소굴의 편액에 쓰인 삼소굴(三笑窟)의 삼소는 깨달음의 웃음을 뜻하고

글은 석재 서병오의 글이라고 하는데

그 옆의 '방장'이라는 현판은 경봉스님의 글씨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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