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비내리는 날의 '감자전'

nami2 2020. 7. 13. 22:01

   며칠째 맑은 날을 구경할 수 없을 만큼 날씨는 계속해서 우중충이더니, 이틀동안은 쉼없이 비가 내렸다.

   남쪽지방의 본격적인 장마비가 물폭탄을 만들어낸듯, 잠시 우체국에 다녀오면서

   물살이 센 빗물에 휘청거림을 체험하고 돌아왔다.

   아파트가 산밑이고, 지대가 높아서 침수될 염려는 없지만, 저지대에는 침수되었다는 소식이 자꾸 전해져온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니까 텃밭에 갈일도 없고, 비내리는 날은 너무 따분해서 일거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아주 못생긴 감자들을 골라내어서 감자전을 부쳐볼까 생각하면서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이렇게 못생긴 감자들이라도 소중한 감자였음에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서라도 감자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함께 주말농장을 하는 텃밭지기들이 농사지은 감자들이다.

   감자를 심는 것은 모두 초보였기에, 무조건 거름을 많이 하고, 물 주고, 풀뽑아주고....

   정성을 들였지만, 초보들의 감자농사는 이러했다.

   그래도 감자를 캤다고 이집 저집에서 나눔을 한 것이라서 무엇보다 소중한 감자였다.

 

   아주 맛있는 타박감자도 있었고, 자주색 감자도 있었으며

   물을 많이 주어서 키운 질척거리는 감자도 있었지만, 모두가 맛이 있을것 같아서 전을 부쳐 보기로 했다.

 

    우선 못생긴 감자 몇개를 믹서기에 갈은후, 부침가루와 계란 1개로 반죽을 했다. 

    감자전분을 넣는 것 보다는

    생감자를 믹서에 갈아서 부침가루로 반죽하는것이 더 맛있을것 같다는 생각이었기에 실행에 옮겼다.

 

    텃밭에서 농사 지은 양파, 땡초, 당근을 채썰고, 감자도 채를 썰었다.

    부침가루 반죽에 감자와 야채를 채썰어서 하는 것도 괜찮지만

    몇개의 감자를 믹서기나 강판에 갈아서

    생감자즙을 섞는 것이 훨씬 맛이 있었음을... 지인집에서 먹어보았다.

 

   감자와 호박을 섞어서 부쳐보았던 전 보다는

   감자전이 훨씬 고소하고 담백해서 간식으로 먹거나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한 것 같았다.

 

     감자전을 부쳐서 우선 시식부터....

 

   손이 작아서 그런지, 늘 전을 부치게 되면 다섯장을 부치게 된다.

   즉석에서 부치면서 1장을 먹고, 그리고 부치고나서 또 1장을 먹으면, 3장이 남게 되는데

   남겨진 감자전 3장은, 밥하기 귀찮을때 식사대용으로 요긴하게 먹게된다.

 

       우중충하게 비내리는 날의 '싸리꽃'이 참으로 예뻐 보였다.

       요즘 숲길에서 눈에 띄는 꽃은 오직 싸리꽃 뿐인 것 같다.

       비를 맞아서 후줄근하긴 했지만, 빗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모습이 싱그러워 보였다.

 

  이제는 지겹다는 생각 까지 드는 장마비가 오늘도 하루종일 내렸다.
  하늘이 뚫어졌는가 할 정도로 내리는 많은 비는

  이곳 저곳에서 침수되었다는 소식이 들릴 만큼, 어이없게도 쏟아지는 물폭탄 그 자체였다.
  예측할 수 없는 비는 언제까지 계속 내릴것인지
  질척하게 물이 고인 텃밭으로 들어가지 못한채, 며칠째 밭언저리에서

  쳐다만보고 돌아서야 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들판에는 연분홍 참깨꽃이 제법 예쁘게 피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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