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를 찾아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레임이 있고,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하다.
산사로 가는 길의 겨울 숲은 삭막하고 쓸쓸하며, 숲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머리가 띵~할만큼 차겁지만
앙상한 나무가지에 부딪히는 바람소리는 오히려 가슴 속의 응어리를 맑게 씻어 주는 청량제 같은 역활을 해준다.
그래서 추운줄도 모르고 텅 빈 겨울 숲의 멋스러움을 느껴보기 위해 겨울산사를 찾아 가는가보다.
계곡물은 차거운 얼음을 피해서 계속 흐르고 있지만, 얼음은 한발국씩 계곡을 점령해나간다.
나무의 색깔이 있었을 때보다 더 여유로움을 뽐내고 있는 앙상한 나무 위로 하늘 색은 푸르기만 하다.
계곡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절 집 마당에 어스름 산그림자가 내려 앉기 시작한다.
텅 빈 들판을 지나서 산길로 접어들면, 암자로 들어가는 작은 오솔길이 나온다.
호젓한 작은 오솔길에는 무언가의 그리움이 있고, 무언가의 기다림이 있다.
울창한 숲이 아름다웠던 통도사 돌담 옆의 겨울나무 사이로
산바람과 동행한 겨울 텃새들의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왔다.
찬서리,무서리,된서리가 내려도 싱싱했던 배추가 한순간에 흙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영하의 날씨를 좋아하는 겨울바람은 매서운 추위로 배추 마져도 한방에 날려버린 것 같다.
스님의 저녁밥상 만큼은 쓸쓸하지 않게 하려고 쌈배추로 다시 태어나는듯~싱싱함이 아름답기만 하다.
어느 암자의 텃밭에 남겨진 배추의 강인함이 겨울을 이겨보려고 한다.
아직은 얼음장 옆으로 물이 흐르고 있지만, 영하의 날씨는 알 수가 없다.
경남 고성 옥천사로 들어가는 길목의 저수지는 썰매를 타도 될 만큼 꽁꽁 얼어 있었다.
이것이 진짜 겨울의 모습인 것이라고, 실감 할 만큼 추운 산사로 가는 길목이다.
이곳을 자동차로 지나다니며 늘 건너고 싶은 다리라고 생각했기에
큰 맘 먹고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보려고 했지만, 철조망이 가로 막혀 바라만 보고 말았다.
어린시절, 외갓집으로 가려면 냇물에 다리가 없어서 추운 겨울에도 양말을 벗고 건너야 했던 것이
가슴속에 한으로 남아 있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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