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곤파스가 다녀 간 자리

nami2 2010. 9. 5. 00:09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가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가슴에 혹독한  시련의 아픔을 전해주기위해서 

           초대하지 않는 손님 태풍 '곤파스'라는 무법자가 나타났다. 

           해마다 9월이면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늘 그랬듯이 긴장을 한다. 

           바다는 미치광이가 되고,성난파도와  폭풍우는 한바탕 광란의 세계로 탈바꿈한다. 

           곤파스가 온다고, 어부들은 며칠전부터  고기잡는 도구와 배를 육지로 안전하게 끌어 올려 놓고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긴장된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동해 남부 바닷가는 '곤파스'는 방향을 바꿔 서해안으로 여행중이란다.

       얼마나 못되었는지, 여행을 하며 지나가는 길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간다는  소식이전해진다.

       이곳의 바다는 안개비만 내리다가 소나기와 가랑비사이를 왔다갔다 하다가 가버렸다.  

       육지로 올려진 배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어부들은 조업을 나가기위한 준비중인데,곤파스의 여운은 이곳에도 있다.

       확실하게 방해하는 그무엇은 안개였다.    

       산도, 마을도, 먼 바다도,  등대 지붕에 앉은 갈매기도 보이지 않는 희뿌연 세상은

       다시 발이 묶여버린 고깃배와 어부들과 포구는 '곤파스'라는 불필요한 존재가 사라질 때까지 무기한 휴업이다.

                       하루저녁 잠을 자고 나니 곤파스는 싱겁게 떠났다.

                       푸른 잎사귀위에서 낮잠을 주무시는 사마귀가 태풍이 지나갔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태풍이 떠나가고 세상은 평온해지고, 천사 나팔이라는 꽃이 하늘 맑음을 노래한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숨을 죽였던 새한마리도 마음 편히 땅으로 내려와  식사를 하고 있다.

            산길에서 만난 암꿩 까투리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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