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시원한 이른 새벽, 걷기운동

nami2 2023. 8. 3. 22:36

한 줄기 소나기라도 내려줬으면 하는 것은 그냥 바램일뿐...
야속한 하늘은 빗방울은 커녕
오늘 아침에는 이슬도 내려주지 않았고, 바람도 불지않았다.

사방팔방 막혀버린, 후끈 달아오른 골방속에 갇혀있는듯
더워도 너무 더운 하루는 여전히 숨이 막힐 만큼 불볕이었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곳은 이른 아침의 들판이었고, 텃밭이었다.

오전 5시30분의 모닝콜!
그다지 텃밭에 할 일도 없었으나 애호박 한개 딸 것이 있어서
눈 뜨자마자 습관처럼  밭으로 갔다.
무더위가 지속되는 요즘의 탈출구는 오직 이른새벽의 텃밭일 뿐...

일단 텃밭에 들려서 수확을 하고나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고 무작정 길을 따라 걸어가봤다.
오전 8시가 지나면 또다시 숨이 막힐, 불볕은 시작될 것이기에
뜨거운 해가 중천에 떠오르기 전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른 아침의 걷기는 걸을만 했고, 시원하다는 느낌도 반가웠다.
그래서인지 당분간은
이른 아침에 걷기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나  그 생각도 작심3일이 되지않을까  염려스럽기는 했다.

오늘 아침의 수확량이다.
애호박 한개 따러 갔는데, 또 이것저것...
하루라도 밭에 가는 것을 건너띄면  않되는이유이다.

 

오이는 이제 끝물이고
빨간고추는 보이는대로 따야 했고
애호박은 더 커지면 맛이 없어서 안되고
가지는 적당한 크기일 때가 맛있다고 한다.

날씨는 더워도 텃밭에는 어느새 가을이 찾아들고 있다.
가을꽃이 피고 있었고, 고추잠자리도 많아졌다.

돌틈 사이로 어린 귀뚜라미가 자꾸만 보였으며

풀숲에서 커다란 방아개비도 보였고, 어린 메뚜기도 보였다.

 

예쁘게 꽃이  피던 해바라기의 씨가

튼실하게 여물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긴 장마 때는 우중충하기만 했던 하늘인데
요즘은 너무 예쁜 하늘을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지'도 제법 잘 크고 있다.

가지는 비가 많이 왔을때는 열리지 않더니

요즘에는 제법 가지가 주렁주렁이다.

 

누런  노각오이가 여섯개 정도 눈에 띄였다.
여름 끝자락이라는 것이 오이를 보면 알 것 같았다.

곤드레 나물꽃은 잎에 가시가 많아서
꽃은 예쁘지만 그다지 환영받는 식물은 아니다.

모두 뽑아버리고, 한 포기가 해마다 꽃을 보여준다.

 

하루에 몇개씩 그동안
꾸준히 따냈던 옥수수 수확이 완전히 끝났다.

몇개 남은 것은 까치 몫으로 남겨놨다.

잘 여물면 따먹으렴" 중얼거림으로 전달했다.

 

날씨는 더워도 텃밭 풍경은 예뻤다.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만났던
봉숭아꽃의 키가  옥수수와 비슷했다.

어디를 가나 만나게 되는
부용화 꽃은 참 매력적으로 예쁘기만 했다.

어느집 울타리 밖에
장미꽃이 예쁘게 피었지만
5월에 피는 꽃이라서인지
폭염에 힘들어 보이는 것 같았다.

더덕꽃은 더위와 상관없는 듯
주렁주렁 꽃을 피우는 모습이 신기했다.

지난번 이 길을 지나갈 때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오랫만에 지나가면서  들려봤더니
요즘 처럼 무더운 폭염에도 너무 예쁜 모습이었다.

날씨가 덥거나 말거나 화사한 모습의 '삼잎국화'는
요즘 처럼 꽃이 별로  없는 계절에는
정말 귀한 존재라는 것이 혼자 보기 아깝기만 했다.

 

노란색깔의 꽃과 눈이 시릴 만큼의 파란 하늘이

어쩜 저리도 아름다운 것인지?
더위에 지친  모든이들에게 사진으로나마 꽃 선물을 하고 싶었다.

삼잎국화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이며
꽃이 예뻐서 꽃나물이라고 하고
키가 커서 키다리나물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텃밭에서 4월 부터 6월 까지 뜯어먹었던  삼잎국화나물은
향기도 진하지 않고 나물 자체가 고소한 맛이라서
봄철에 맛있게 먹었던 나물이다.

향기가 있는 나물은 뭐든지 싫어하는 내 입맛에는

삼잎국화 나물은 먹을만 했었다.

삼잎국화꽃의 꽃말은
충실한 기다림, 영원한 행복, 평화로운 공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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