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양북면 호암리 함월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천년고찰 기림사는
20여년 전에 주변에 있는 골굴사에 다녀오면서 '기림사 3km'라는 이정표를 따라 잠시 들른적이 있었는데
웬지 전생에 인연이 닿았던 절 집 처럼, 첫인상이 너무 좋았던 그런 멋진 고찰이었다.
그래서 몇년 전 까지만해도 일년에 한번 정도는 꼭 들렸던 곳인데
살다보니 이런 저런 우여곡절한 일들 때문에, 혼자서는 갈 수 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 처럼 발길이 멈춰졌다가
지인의 도움으로 오랫만에 다녀오게 되었음을 메모해본다.
기림사 천왕문 앞
기림사 경내에 핀 꽃들을 대량 꼽아보니까
매발톱, 클레마티스, 모란, 불두화....등등 인데
그중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매발톱 꽃이었다.
물론 매발톱이 피기 전에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은 당연 '모란'이었지만
내가 찾아갔을 때는 모란꽃은 거의 사라지고 있었고, 매발톱이 우선이었다.
매발톱꽃이 사라지고나면, 과연 어떤 여름꽃들이 경내를 장식 할 것인가 궁금해서 살펴보니
원추리꽃과 나리꽃이 준비되고 있는듯, 여름꽃으로 거듭날 식물들이 이곳저곳에서 눈에 띄였다.
장미 매발톱
또다른 색깔의 매발톱꽃이 참 매력적으로 예쁘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전각으로 가는 길모퉁이에는 어김없이 매발톱꽃이 아는체를 했다.
인디언앵초
클레마티스
하얀 영가등이 매달려 있는 명부전 앞에는
순백의 하얀 으아리꽃이 조화를 이룬듯 참 예쁘게 피고 있었다.
언제쯤 부터 피고 있었는지, 해당화도 거의 꽃이 지고 있었다.
기림사의 특징은 부처님을 봉안한 전각들도 그렇고
스님들이 기거 하시는 요사채도 모두 단청을 하지 않은 무채색이라는 것이 시선을 끌었다.
그래서 더욱 고즈넉한 분위기에 '불두화'꽃도 한몫을 했다.
나를 만나기위해서 인고의 시간들을 기다린듯.....
곧 꽃이 질 것만 같은 커다란 모란꽃이 숙연한 마음을 갖게 했다.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는 뻐꾸기 소리와 산꿩의 소리뿐인 고즈넉한 기림사 경내에
세찬 바람이 불면 꽃잎이 흩어질것만 같은 위태로운 모란꽃이
그래도 여전히 고고한 자태로 반겨주는 것 같았다.
삼천불전 앞을 지키고 있는 마지막 남은 모란꽃!
그리고 하얀 모란꽃도 역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것 같은 숙연한 모습이다.
두손모아 간절한 염원이 곧 이루워지길.... _()()()_
기림사 경내를 벗어나서 뒷쪽 숲길은 왕이 행차 했던 길이라고해서 둘레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신문왕이 아버지(문무대왕) 제사를 지내러 가면서 기림사를 지나게 되었다는....
그래서 둘레길이 조성 되었고
그 길을 따라 가다보니 거대한 등나무들이 기림사쪽으로 향해서 멋지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등나무꽃 향기가 기림사 경내에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음이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고즈넉한 기림사 경내의 나무 밑에서 휴식을 하며 느껴졌던, 등나무꽃 향기는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겨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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