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음력 5월 초하루, 산사풍경

nami2 2022. 5. 30. 21:32

음력으로 5월 초하루(양력5월30일) 월요일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그것도 일요일과 월요일 이틀에 걸쳐서 내린다는, 비 예보는 비내릴 확률 60%였다.

그러나 일요일에는 단 한방울도 비가 내리지 않았기에, 월요일(초하루)에 비가 많이 내린다면

걷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산속의 절집으로 가는 것은  내일(초이튿)로 미뤄야겠다는 생각 까지 했었다.

 

그런데  월요일 이른 아침에 잠시잠깐 10여분 동안 내린 비는 그냥 끝이었다.

우산과 비옷을 준비한채 절집으로 갔었지만, 하루종일 기다려봐도 끝내 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았다.

 

맑고 깨끗한 물이 시원스럽게 흘러 내리던, 절집 앞의 개울물도 거의 바닥이 나있었다. 

그래도 비가 오든말든 아랑곳 하지 않는 것 처럼 보여지는, 빨간꽃은 바라볼수록 예쁘기만 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앞의 '우단동자'꽃이다.

  

초하루~초삼일 까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의 사리탑 문을 열어놓기에

항상 초하룻날에는 사리탑 참배를 하면서 탑돌이를 한다.

 

탑돌이를 하면서 사리탑 한켠의 '보리자나무'에 꽃이 핀 것을 발견했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곳에서 사진 찍는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만

신성시 하는 사리탑을 찍는 것이 아니고, 나무에 핀 꽃을 찍는 것 쯤은 허용될 것 같아서 살짝....

그러나 무서운 사감선생님 같은, 사리탑 관리하는 보살님들께 적발당했다.

그래서 어렵게 찍은 사진이 엉망이 되지 않았을까 염려했더니 다행이 꽃사진은 멀쩡했다.

 

보리자나무는  사찰에서는 보리수 나무라고 하며, 열매로는 염주를 만든다.

그래서 보리자나무를  염주나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보리자 나무에 예쁜 꽃이 피었다.

 

신성한 곳의 사리탑 잔디밭에

보리자나무가 있다는 것도 중요한데, 그 나무에 꽃이 피었다는 것도 엄청 귀중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더욱 사진을 찍고싶어 했는지도 모른다.

 

                 보리자나무(염주나무)꽃

 

보리자나무는 중국이 원산인 낙엽교목이며, 6월에 꽃이 핀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심어 기르는 낙엽큰키나무이다.

보통은 보리수나무라고 하지만, 자생하는 보리수나무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보리자나무라고 한다.

열매는 건과로 둥근 모양이며, 보리자라고 하는데 염주의 재료가 된다고 한다.

 

통도사 창건 설화가 담긴, 통도사 구룡지에 수련이 피었다.

구룡지(九龍地)는

구룡신지라고도 불리는 통도사 창건설화를 담고 있는 조그만 연못으로

그 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다리의 돌기둥에는 '천장비계자장득시역문수부촉래'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거의 보이지 않던 금붕어들도 수련이 피기 시작하니까 제철을 만난듯 분주했다.

 

              구룡지에 핀 수련

 

올해 들어서 처음 만나는 수련꽃을

음력 5월 초하룻날에 통도사 구룡지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의미있는 곳에서 첫 수련꽃을 만나게 되어서인지, 더욱 예뻐보였다.

 

 

그 많은 수련 중에 유일한 홍일점 예쁜이!!

 

수련보다 더 시선을 끌게 하는 연못속의  보살님들

 

통도사 불이문 옆의 앵두나무에 앵두가 빨갛게 익었다.

어느 누구도 따먹는 사람 없이  이것은 순전히 날개 달린 보살님들이 몫

땅바닥에는 빨간 앵두가 꽃잎 흩어지듯 떨어졌다.

 

절집의 단청과도 잘 어울리는  먹음직스런 빨간 앵두....!

 

통도사 300년된 오향매(五香梅) 나무에서 싱그런 매실이 점점 커져만 가고 있었다.

곧 6월쯤에는 매실액을 담기 위해서 수확을 하지 않을까?

 

오향매는 추운 겨울을 이겨낸 그윽한 매화 향이, 부처님께 향 사르며 예배하는 수행자의

지계의 향, 선정의 향, 지혜의 향, 해탈의 향, 해탈지견의 향과 닮았다고 해서 '오향매(五香梅)라 했다고 한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의 보리자나무는  사진찍는 것도 제지당했는데

경내의 전각마다 참배 끝내고 나오는데

범종각옆, 담장 가에 또 한그루의 보리자나무가 있었다.

그냥 반갑기만 했다.

 

그런데 사리탑의 보리자나무 만큼 꽃이 활짝 피지 않았다.

거의 꽃봉오리 수준이다.

 

꽃모양이 모두들 고개를 숙였기에

활짝 핀 꽃사진을 찍어보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얼굴만 쳐들어서 어렵게 사진을 찍어야 했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쳐들고 힘들게 찍은 보리자나무꽃인데

그다지 많이 개화되지 않았음이 유감스러웠다.

 

통도사 요사채, 뜰앞 텃밭에 핀 당귀꽃

당귀는 수명이 2년이다.

당귀 모종을 심은후

한 해는 열심히 잎을 따먹지만, 그 이듬해 꽃이 피면 스스로 자멸한다는 것에 마음이 시리다.

 

요즘은 노란 금계국의 세상이 된듯

어디를 가더라도 노란꽃의 세상은 예뻤고, 그 예쁨이 산사마당 까지 파고들었다.

 

금계국은 꽃잎을 차로 우려내어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차로 마실때는  꽃잎을 충분히 말린 뒤, 덖어내어 사용한다는데,

그래서 금계국꽃이 전국적으로 피고지고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금계국의 꽃말은 '상쾌한 기분'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