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 작은 어촌마을들이 즐비한, 갈맷길 1-1구간을 걷다보면 혼자 걸어도 심심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죽을만큼 큰 외로움이 마음속에 찾아들때는
무작정 해안선을 따라서 달려가는 버스를 탄후, 언제나 그렇듯이 임랑해수욕장을 찾아간다.
부산 근교의 동해남부 해수욕장 중에서 임랑해수욕장은
가장 한적하고, 개발이 전혀 되지않는 옛모습 그대로의 아주 조용한 곳이라서
해변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따끈한 커피와 함께 멍때리기를 해도 주변의 시선이 전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도 없는 빈 모래밭을 걷기에도 좋고, 파도소리의 쓸쓸함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입맛에는 안성맞춤의 조용한 겨울해변, 그리고 겨울바다 라는 것인데
임랑해수욕장에서 걸어나와 무작정 해안을 따라 걷다보니, 작은 어촌마을들을 지나가게 되었다.
작은 어촌 마을을 지날때 마다, 곳곳에서 빨간등대가 유혹을 했고, 갈매기가 유혹을 했으며
겨울 바닷가의 비린내가 발길을 자꾸만 멈추게 했다.
사진에 보여지는 작은 포구는 동해남부 작은 어촌 마을인 '칠암마을'이다.
여러가지 생선들이 겨울 찬바람에 잘 건조되고 있는 칠암마을에 들어서니
고깃배가 들어온 작은 포구에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기웃거리면서 들여다보는 것도
혼자만의 하루 여행에서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라서 꼽사리를 껴보았다.
배에서 갓 잡아 온 생선들은 진짜 많았다.
대충 눈에 익숙한 생선들의 이름을 나열해보면
삼치, 가자미, 대구, 물메기, 아구, 청어, 고등어....등등
이곳은 '아구와 삼치'를 별도로 골라놓은 곳이다.
어쩌다가 요즘 제철인 '방어'도 보였다.
입을 딱 벌린 못생긴 아구 한마리가 아주머니 손에 의해서 땅에 던져졌다.
얼마나 무거웠으면...
힘겹게 들어올려서 땅에 던져졌을때의 아구는 철퍼덕 하는 소리가 요란했다.
아구수육, 아구찜, 아구지리.... 어떤 요리로 선택받을지 궁금했다.
싱싱한 대구들이 상자 가득 가득이다.
엄청 크다는 생각뿐인데, 주변에는 흥정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어느 누군가에 낙찰된 아구와 대구!!
혼자서는 들어낼 수 없을 만큼 큰 녀석들인데, 대구 눈망울이 슬퍼보였다.
칠암마을 포구 주변에는 먹음직스런 오징어도 한몫했다.
반건조 오징어는 먹기에도 좋은데...
오징어가 널려있는 것을 보니
이곳이 동해바다라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곳 어부들이 잡아오는 생선중에서는 가자미도 제법 많이 눈에 띄었다.
가자미는 서울 여동생 집에도 택배 품목의 단골 메뉴일 만큼 비린내가 적은 생선이라서
누구에게도 각광을 받는 말린 생선이다.
가자미를 말리는 풍경도 괜찮았다.
무슨 생선인지는 모르나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포구 주변에는 겨울 해풍 덕분에 생선들이 잘 말려지고 있었다.
꾸덕꾸덕 말려진 생선을 간장조림하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는 것을 잘알기에
머릿속에 입력을 해놨다.
조만간에 이곳으로 말린 생선을 사러 오겠다고....
요즘에는 대구도 제철인듯 했다.
생대구보다 말린 대구를 더 좋아하기에 관심있게 바라보았다.
다른곳의 포구에도 고깃배가 들어왔는지 열심히 작업중이다.
대구, 물메기, 아구....
대구 삼형제가 어느 곳으로 이사를 갈 모양이다.
지난해에 가덕도에서 말린 대구를 사다가 맛있게 먹은 적이 있었기에, 자꾸 시선이 멈춰졌다.
생대구가 트럭 가득 실려지고 있다.
이곳 칠암 항구에서 도심으로 팔려나갈 생대구를 보니까, 대구탕이 생각났다.
요즘 제 철 생선이라고 하는 대구가 해안가 에서 제법 먹음직스럽게 건조되고 있었다.
이곳 칠암항에서도 이렇게 많은 대구가 쏟아져 나오는데
집 주변의 대변항에서도 그렇고, 일광해수욕장 주변의 학리 항구에도 대구는 엄청 잡혀오는데
지난해에는 멀리 가덕도 주변의 용원항 까지 찾아가서 대구를 사왔다는 것이 시간낭비였음을 알게 되었다.
늘 12월에서 1월 까지는 대구가 제 철이라서
음식점에서 대구회도 먹어봤고, 생대구전도 먹어봤으며, 생대구탕도 먹어봤지만
내 입맛에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든 '말린 대구찜'이 가장 맛있었음을 메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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