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이 하얗게 일렁이는 '진하 해수욕장' 방파제에 서있어도 춥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동해남부지방은
이대로 봄이 찾아오는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 날씨가 포근했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고 자꾸만 중얼거려보지만, 야속한 날씨는 겨울인지 이른봄인지 자꾸만 헷갈리게 한다.
온전하게 겨울옷 한번 제대로 입어보지 못하고, 봄을 맞이해야 하는 것에 그냥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공원 주변의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홍매화 꽃망울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도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에는 1월 중순쯤에 홍매화가 필 것 같은 조짐이 보여진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함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참 재미없는 겨울을 보낸다는 것이 유감스럽기만 하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에 있는 해수욕장은
약 3km의 완만한 경사를 가진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주변은 암석해안으로 이루어져 있어 절경을 이룬다고 하며
북쪽으로는 회야강이 흐르고
해변에서 500m 떨어진 곳에는 거북이 등 모양의 바위섬인 명선도가 솟아 있다.
오후의 해수욕장에는 그늘까지 만들어져 있어서 더욱 쓸쓸한 바닷가를 만들어놨다.
어느 곳이라 하더라도 인적이 드문 겨울바다는 그냥 황량하게 보여졌다.
그래도 울산에서 가까운 진하해수욕장은 그다지 한적한 곳은 아니었는데....
겨울 해수욕장의 모래밭에 찍힌 발자국이, 하얀 눈밭에 찍힌 발자국 처럼 무척 외로워 보였다.
겨울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풍경이라서 낯설기만 했다.
진하해수욕장은 울산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인지 수평선 주변에 큰배들이 많이 보여졌다.
진하해수욕장 주변에는 암석해안으로 이루워졌다는 것을 실감하는듯
바다에 펼쳐진,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을 제법 볼 수 있었다.
진하해수욕장 주변의 바위섬 입구
진하해수욕장의 명선교는 다른사람들은 모두 올라다녀도, 내게는 그저 바라보는 다리일뿐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건너지 못하는 무서운 다리였기에, 늘 씁쓸한 마음으로 사진만 찍게된다.
명선도 주변에서 바라본 명선교
진하 해수욕장에서 명선도로 들어가는 길이 열려 있었다.
명선도는 거북이 등 모양의 바위섬이다.
예전에는 바닷물 때문에 명선도에 들어가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몇년 사이에 바다 한가운데 바닷길이 생긴듯 했다.
명선도의 유래
명선도는 진하 앞바다에 있는 섬인데
당초 이 섬은 여름이 되면 매미들이 많이 운다고 하여 '명선도(名蟬島)'라 불렀으나
지금은 옛날에 신선이 내려와 놀았던 섬이라고 해서 '명선도(名仙島)라 부르고 있다.
섬의 둘레는 330m이고 면적은 6,744제곱미터 이다.
이 섬에는 진귀한 수종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한때는 동백이 자생한다고 하여 '동백도'라고 불린적도 있다.
이 섬은 특히 서생포 왜성에서 보면 경치가 아름다워 화가들이 화폭에 많이 담는다.
누군가에 의해 세워지는 작은 돌탑들이 점점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명선도 산책로 주변의 암석해안
산비탈에서는 마냥 예뻐보였던 '노박덩굴'의 열매도 ,해안가 숲속에서는 그다지 예뻐보지 않았다.
겨울 바닷 바람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하다.
명선도에서 바라본 수평선, 그곳에 많은 배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명선도 소나무 숲 사이로 보여지는, 항구 주변의 명선교 풍경이 제법 멋져보였다.
진하해수욕장은 제법 자주 갔었던 것 같은데, 멋진 다리에는 한번도 올라가보지 못한채
겁쟁이라는 이름으로 늘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본다.
아마도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저 다리 위에는 올라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또 한번 웃어본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도소리와 함께 했던 해안길 (0) | 2022.01.14 |
---|---|
봄날같은 포근한 겨울바다 (0) | 2022.01.10 |
임인년 새해 첫날의 일출 (0) | 2022.01.01 |
비린내가 있는 해안가에서 (0) | 2021.12.30 |
해안선을 따라 걷는 겨울바다 (0) | 2021.12.29 |